롱퍼터 논쟁 톱랭커들 첨예한 대립

2012.12.24 12:00:40 호수 0호

“규제는 불공평” VS “골프도 아니다”

샤프트 길이가 일반 퍼터보다 긴 롱퍼터 사용에 대한 찬반 논란이 연말이 가까워질수록 거세지고 있다.
세계 골프 양대 기구인 영국왕실골프협회와 미국골프협회가 롱퍼터 사용 규제 여부를 논의 중인 가운데 세계 정상급 선수들 사이에서도 찬반이 엇갈리고 있다.



롱퍼터는 그립의 한쪽 끝을 몸에 붙일 수 있기 때문에 시계추 원리를 이용해 공을 똑바로 보내는 장점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5차례 메이저 대회 가운데 세 번이나 롱퍼터를 쓰는 선수가 우승을 차지하면서 규제 여부를 놓고 찬반 의견이 극명하게 엇갈리는 상황이다.

메이저대회에서 8승을 거둔 베테랑 톰 왓슨이 지난 1일 호주 시드니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해 “롱퍼터를 쓰는 것은 골프도 아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고 호주 AAP통신이 보도했다. 왓슨은 “롱퍼터를 쓰면 확실히 유리하다”며 “상식적으로 볼 때 미국골프협회나 영국왕실골프협회가 그립을 몸에 닿게 해서 닻과 같은 구실을 하도록 하는 것은 최소한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해 9월 국내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시니어투어 대회에 출전해서도 롱퍼터에 반대한다는 뜻을 명확히 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롱퍼터를 쓰면서 최초로 메이저 대회 우승을 차지한 키건 브래들리는 강력한 반대 의사를 나타냈다. 지난해 PGA 챔피언십에서 정상에 오른 브래들리는 <골프위크>와의 인터뷰에서 “만일 롱퍼터에 대한 규제가 이뤄진다면 소송도 불사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나 자신은 물론 투어에서 롱퍼터를 쓰는 다른 선수들의 권익을 지키고자 어떤 일이라도 할 것”이라며 비단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 롱퍼터의 사용을 고집하는 것은 아니라는 주장을 펼쳤다.

올해 US오픈에서 우승한 웨브 심프슨 역시 지난달 인터뷰에서 “퍼터보다는 드라이버의 규격이 경기력에 미치는 영향력이 더 크다”며 퍼터 규제 움직임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반면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는 올해 2월 “퍼터 길이에 대해서는 전통적인 입장을 고수하는 쪽”이라며 롱퍼터에 반대하는 뜻을 은연 중에 내비치기도 했다.

‘왼손 지존’ 필 미켈슨은 “30년간 경기하도록 허락한 것을 빼앗을 수는 없다”면서 “롱퍼터 사용을 규제하는 것을 불공평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잠시 롱퍼터를 시도하기도 했던 미켈슨은 “내가 관련된 문제는 아니지만 양쪽 입장을 다 이해한다”며 규제에는 반대한다는 의사를 밝혔다.


미국 골프협회와 함께 전 세계 골프 규칙을 제정하는 영국왕실골프협회는 7월 “여러 의견을 취합해 곧 롱퍼터 규제 여부에 대한 결론을 낼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일간지 <USA투데이>는 “연내에 이에 대한 결정이 내려질 것”이라고 전망하며 “투어 선수들 사이에서는 그립을 몸에 대고 시계추 원리를 이용하는 행위는 규제해야 한다는 쪽에 의견이 모이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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