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측근 한화갑의 '박 캠프행'…야권 "통탄할 일" 맹비난

2012.12.06 15:30:19 호수 0호

[일요시사=온라인팀] 새누리당은 6일 "한화갑 전 새천년민주당 대표의 이날 오후 예정된 박근혜 대선후보에 대한 지지선언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뜻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안형환 선대위 대변인은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한 전 대표 지지선언 관련브리핑을 갖고 “한국사회의 가장 큰 병폐 가운데 하나였던 지역감정이 조금씩 무너지고 있다. 우리는 이러한 동교동계 인사들의 움직임이 김대중 전 대통령의 뜻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안 대변인은 “박근혜 후보와 함께 국민대통합의 큰 목표가 이뤄지고 있다. 한 전 대표가 박 후보 지지선언을 하신다고 한다. 진심으로 환영한다. 과거 김대중 전 대통령을 모셨던 분들이 속속 박 후보를 지지하고 있다. 정말 반가운 일”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그는 “김대중 전 대통령께서는 지난 2004년 8월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대표와 만났을 때 ‘나는 동서화합을 위해 노력했지만 성공하지 못 했다. 내가 못다 한 일을 박근혜 대표가 해 달라. 박근혜 대표가 적임자다’라고 말하셨다. 박 후보는 이 같은 뜻에 따라 국민대통합을 추진해 왔고 이제 결실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일부 동교동계 정치인들은 아직도 박근혜 후보 지지에 대해 망설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이 분들도 친노세력 후보인 문재인 후보를 진심으로 지지하고 있다고 보지 않는다. 또 민주당이 과거의 민주당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다. 다만 민주당이라는 이름에 대한 의리 때문에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안 대변인은 “그러나 민주당이라는 간판은 소의다. 대의는 대한민국이고 국민대통합이다. 이제 ‘대한민국을 위한 애국의 길’이라는 역사의 대의에 동참해 달라”고 말했다.


한 전 대표는 고(故)김대중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분류되어 '리틀DJ'로 불리는 인물로 지금까지도 야권을 움직이는 핵심 인물 중 한 사람으로 꼽힌다.

하지만 한 전 대표의 이 같은 '노선 변경'을 바라보는 정치권의 시각은 그리 호의적이지 못하다. 특히, DK(동교동)·SD(상도동)으로 양분되는 구 민주계 인사들 사이에서는 '역적', '배반자'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김 전 대통령의 비서 출신인 김옥두 전 의원도 전날, 한 전 대표에게 ‘동지이자 친구 화갑이, 도대체 어디갔나’라는 제목의 공개서한을 통해 “현충원에 있는 DJ가 통곡하고 광주 5·18 묘역의 민주 영령들이 통탄할 것”이라며 착잡한 심경을 쏟아냈다.

김 전 의원은 “우리는 1965년 박정희 정권의 서슬이 퍼렇던 시절에 동교동에 들어와 45년간 한솥밥을 먹어온 사이가 아니냐. 민주당을 중심으로 뭉쳐 행동하는 양심으로 정권교체를 이루라는 DJ의 유언을 벌써 잊었느냐”고 말했다.

동교동계 좌장격인 민주당 권노갑 상임고문도 전날 DJ의 노벨평화상 수상 12주년 기념행사에서 “DJ의 뜻에 반하는 길로, DJ가 살아 있으면 얼마나 마음 아파했겠느냐. 이희호 여사도 통탄을 금치 못하고 분통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민주통합당 중진을 지낸 모 의원은 "한화갑 전 대표의 박근혜 후보 지지 선언은 김 전 대통령의 유지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행동이다. 정치적 성향을 지키지 못하고 이리저리 기웃거리는 것은 정치적 도리상으로나 상식적으로나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이번 대선에서 어느 후보가 승리할 지 모르겠지만 문 후보가 당선될 경우, 한 전 대표는 정치인으로서 씻을 수 없는 상처가 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정치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한 전 대표의 새누리당행(行)에 대해 "정치공학적으로 볼 때 바람직하지 않은 구태정치로 비쳐질 수 있다"며 혹독한 평가를 내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한 전 대표가 현 실세의 권력을 좇는 정치인으로 낙인 찍혀 여차할 경우 기사회생할 수 없지 않겠느냐는 말도 심심치 않게 들린다.

 

강주모 기자 <kangjoomo@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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