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2팀] 박정원 기자 = 국민의힘 6·3 지방선거 충북도지사 본경선을 앞두고 윤갑근 예비후보가 스스로를 ‘윤 어게인 후보’로 규정하고 나서면서, 그 정치적 셈법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윤 예비후보는 지난 28일 유튜브 채널 ‘고성국TV’에 출연해 “윤 어게인이 주장하는 것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 경제 질서를 지키고 법치주의를 바탕으로 제대로 된 나라를 만들려는 것”이라며 “그런 측면에서 보면 저는 그것(윤 어게인 후보) 맞다”고 인정했다.
나아가 그는 “내부에서 자꾸 윤 어게인을 공격하는 사람들은 위장 보수, 보수를 분열시키려는 세력”이라며 당내 비판론자들을 정면 겨냥했다.
국민의힘 현 상황에 대해선 “너무 프레임에 갇혀서 스스로가 자기를 보호하지 못하고 있다. 좀 더 적극적으로 주장하고 방어하고 대응해야 한다”고도 말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전 ) 대통령께서는 계엄에 대한 확고한 인식이 자유민주주의와 체제를 수호하고 한미일 동맹을 기반으로 한 대한민국의 발전에만 오로지 관심이 있던 분”이라며 “나라가 제대로 돌아가게 해달라는 기도를 매일 하시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고씨는 시청자들에게 “윤갑근을 선택하느냐 마느냐는 것은 어떤 면에서는 윤 전 대통령을 선택하느냐 마느냐의 문제”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사실 윤 예비후보의 이 같은 행보는 선거사무소 개소식 때부터 예고돼있었다. 지난 14일 개소식에는 유튜버 전한길씨, 황교안 자유와혁신 대표, 12·3 비상계엄에 연루돼 파면된 김현태 전 707특수임무단장 등이 참석했다. 이들은 모두 윤 어게인에 동조하는 ‘극우 인사’라는 평가를 받는 인물들이다.
정치권에선 그가 윤 어게인을 자처하는 이면에 뚜렷한 경선 셈법이 깔려 있다고 본다. 현재 충북도지사 본경선은 김영환 현 지사 컷오프와 조길형 전 충주시장, 윤희근 전 경찰청장의 연이은 사퇴로 파행을 겪은 끝에 윤 예비후보와 김수민 예비후보의 1대 1 구도로 좁혀졌다.
당의 공천 과정에 대해 “원칙이 무너졌다”며 불만을 표했던 윤 예비후보로서는 확실한 ‘내 편’을 결집해야만 경선 티켓을 쥘 수 있다는 계산이 섰을 가능성이 크다.
무엇보다 경쟁자인 김 예비후보를 둘러싼 ‘후보 내정설’ 논란은 윤 예비후보에게 최적의 무기가 됐다.
앞서 윤 예비후보는 지난 27일 페이스북을 통해 “닫힌 문이 다시 열리는 결정으로 원칙은 무너졌고, 공정은 설 자리를 잃었다”며 맹폭한 바 있다. 즉, 불공정 공천에 홀로 맞서는 ‘투사’ 이미지에 윤 어게인의 기치를 결합해, 현 당 지도부에 실망하고 분노한 강성 집토끼들을 확실하게 쓸어 담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이 전략이 안고 있는 리스크는 결코 가볍지 않다. 가장 치명적인 문제는 당의 공식 노선인 ‘절윤’ 기조와 정면으로 충돌한다는 점이다.
앞서 국민의힘은 지난 9일 의원총회를 통해 ▲12·3 비상계엄 사과 ▲윤 전 대통령 정치 복귀 반대 ▲당내 갈등 유발 발언 중단 등을 천명한 결의문을 채택했다.
당 지도부가 지선 승리를 위해 사활을 걸고 전직 대통령과의 선 긋기에 나선 마당에, 도지사 후보가 앞장서서 윤 어게인을 자처하고 나선 셈이다. 이는 당의 쇄신 의지를 무색하게 만드는 노골적인 엇박자라는 지적이 나온다.
설령 윤 예비후보가 강성 보수 결집으로 본경선을 통과하더라도, 본선에서의 전망은 또 다른 문제다.
충북은 전통적으로 보수와 진보가 엎치락뒤치락하는 ‘캐스팅 보터’ 지역이다. 12·3 비상계엄 이후 달라진 민심 지형 속에서, 윤 어게인이라는 꼬리표를 단 후보가 중도층과 이탈 보수층까지 품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특히 본선에서 상대 진영이 ‘계엄 심판론’을 내세우며 집중공격에 나설 빌미를 제공한 꼴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자충수로 돌아올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한편, 국민의힘은 충북도지사 후보 선정을 위해 오는 29일과 내달 9일 두 차례 토론회를 열고, 같은 달 15~16일 본경선을 치를 예정이다. 본선 후보 최종 확정은 하루 뒤인 17일 이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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