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는 말의 싸움처럼 보이지만, 실은 숫자와의 전쟁이다. 표, 의석, 연합, 거부권, 개헌선까지 모든 것은 계산으로 움직인다. 지금 한국 정치가 극단적으로 격렬해 보이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이 싸움은 윤리도, 명분도, 이념도 아니라 사칙연산의 충돌이다. 더하느냐, 빼느냐, 곱하느냐, 나누느냐가 곧 권력의 방향을 결정한다.
지금 한국 정치는 162석 여당과 107석 야당이 서로 다른 계산기를 들고 마주 선 상태다. 더불어민주당은 덧셈으로 세력을 모으고 있고, 국민의힘은 뺄셈으로 내부를 깎아내고 있다. 그리고 이 두 수식은 6·3 지방선거를 거쳐 2028년 총선에서 곱셈과 나눗셈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크다.
이 전환이 일어나는 순간, 한국 정치의 헌법 지형까지 뒤집힌다.
지금은 덧셈·뺄셈의 정치
지금 민주당의 정치 방식은 분명한 덧셈이다. 의석을 더하고, 세력을 더하고, 이슈를 더하고, 중도를 더 끌어안는다. 162석이라는 숫자는 이미 단순한 과반이 아니라 구조적 주도권을 의미한다. 여기에 무소속과 군소 정당, 일부 중도 세력까지 더하면 180선을 넘볼 수 있다. 이것이 민주당의 계산이다.
반면 국민의힘의 정치는 뺄셈이다. 내부 인사를 제거하고, 계파를 정리하고, 과거를 지우고, 책임을 서로에게 넘긴다. 윤석열에서 한동훈으로, 한동훈에서 장동혁으로 이어지는 연쇄 배신은 개인 문제가 아니다. 이것은 정치적 자기 소거의 과정이다. 보수는 스스로의 숫자를 깎아 먹고 있다.
덧셈과 뺄셈은 정치의 기본 연산이다. 그러나 이 둘은 결코 같은 결과를 낳지 않는다. 덧셈은 혼란을 만들지만 총합을 키우고, 뺄셈은 질서를 만들지만 총량을 줄인다. 지금 민주당은 소란 속에서 커지고 있고, 국민의힘은 정리 속에서 작아지고 있다. 이것이 현재 국회의 실제 모습이다.
민주당은 덧셈 중
민주당의 전략은 단순하다. 더 많은 사람을 자기 편으로 만드는 것이다. 강성 지지층을 결집시키는 동시에 중도층을 흡수하려 한다. 때로는 과격해 보이고, 때로는 무리해 보이지만 그 모든 행동은 숫자를 늘리는 방향으로 움직인다. 여기에 조국혁신당과의 전략적 연대나 합당까지 더해지면 덧셈의 폭은 더욱 커진다. 선거는 논쟁이 아니라 합산이기 때문이다.
162석은 출발점일 뿐이다. 민주당은 이 숫자를 최대한 확장해 개헌선 근처까지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래서 모든 갈등과 모든 법안, 모든 정치적 충돌이 이 방향을 향해 배치된다. 조국혁신당을 흡수하거나 블록화하는 시나리오 역시 이 계산의 일부다.
지금의 혼란은 전략 없는 난투가 아니라 계산된 소음이다. 덧셈은 언제나 시끄럽다.
지금 민주당이 여론의 비판을 감수하면서도 밀어붙이는 이유는 단기 지지율이 아니라 장기 수식 때문이다. 지금 1을 더하는 것이 2년 뒤에는 2가 아니라 4, 5, 6으로 불어나기 때문이다. 조국혁신당의 고정 지지층이 민주당의 곱셈 안으로 들어오면, 6·3 지방선거에 이어 2028년 총선 방정식까지 더욱 가파르게 기울어진다.
이것이 곱셈을 준비하는 덧셈 정치다. 민주당은 이미 다음 단계를 보고 있다.
국민의힘은 뺄셈
국민의힘은 지금 사람을 빼고 있다. 자신을 키운 지도자를 버리고, 함께했던 동료를 끊고, 정치적 기억을 삭제한다. 한동훈 제명 사태는 그 상징적 장면이다. 이것은 쇄신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표를 깎아내는 과정이다. 정치는 도덕이 아니라 조직이다. 조직을 해체하면서 승리할 수는 없다. 표는 충성에서 나오지 않는다.
뺄셈 정치는 단기적으로는 결속을 만드는 것처럼 보인다. 반대자를 제거하면 내부는 조용해진다. 한동훈을 밀어내면 당은 잠시 조용해질 수 있지만, 그만큼 지지층의 한 축도 함께 사라진다. 그러나 조용해진 조직은 커지지 않는다.
남는 것은 더 작은 집단이다. 이 작은 집단으로 6·3 지방선거를 치르면 승부는 이미 정해진다. 정치는 소수가 아니라 다수를 만드는 게임이기 때문이다.
지금 국민의힘이 민주당보다 더 급하게 움직이는 이유는 불안 때문이다. 숫자가 줄고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그래서 더 세게 공격하고, 더 과격해지고, 더 배타적으로 변한다. 한동훈 제명 이후의 과잉 공격성은 이 불안이 조직 전체로 번졌다는 신호다.
그러나 이것은 뺄셈의 가속일 뿐이다. 불안은 조직을 단단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더 빨리 깎아내린다.
6·3 지방선거가 계산기 바꾼다
6·3 지방선거는 단순한 지방 권력 경쟁이 아니다. 이것은 정치 수식이 바뀌는 시점이다. 지방선거에서는 덧셈과 뺄셈이 직접적으로 작동한다. 어느 당이 단체장과 의회를 얼마나 더 얻고, 얼마나 잃느냐가 지도 위에 찍힌다. 이 숫자가 각 당의 체력을 증명한다. 그래서 이 선거는 여론조사보다 더 정확한 정치 체력 검사다.
민주당이 여기서 승리하면 덧셈이 성공했다는 신호가 된다. 그러면 정치의 단계는 곱셈으로 이동한다. 세력을 결집하고, 연합을 확대하고, 총선 프레임을 장악한다. 반대로 국민의힘이 패배하면 뺄셈이 구조적임이 확인된다. 그 순간부터 보수는 나눗셈의 길로 들어선다. 지방선거는 그 방향을 공식화하는 첫 시험대다.
지방선거는 총선과 대선을 향한 예선이지만, 이 예선에서 이긴 쪽이 수식을 결정한다. 이기면 곱셈, 지면 나눗셈이다. 그래서 6·3 지방선거는 단순한 지방의 날이 아니라 정치 계산기의 전환점이다. 여기서 한국 정치의 방향이 갈린다. 그날의 숫자가 이후 2년의 권력 지도를 미리 그려 놓는다. 이 하루가 다음 2년을 규정한다.
2028년은 곱셈의 해?
총선은 정치의 곱셈 무대다. 세력이 모이면 배로 커지고, 연합이 형성되면 폭발한다. 민주당은 지금까지 모아온 숫자를 이 무대에서 증폭시키려 할 것이다. 162석에 중도와 제3지대를 곱하면 개헌선은 현실이 된다. 이것이 민주당의 궁극적 목표다. 지금의 모든 정치적 소음은 이 한 줄의 방정식을 향해 정렬되고 있다.
곱셈 정치의 핵심은 분열을 막는 것이다. 그래서 민주당은 내부 갈등을 관리하면서도 큰 틀의 결속을 유지하려 한다. 작은 차이는 감수하고 큰 숫자를 지키는 전략이다. 지금의 갈등은 곱셈을 위한 마찰이다. 충돌은 있지만 분해는 허용하지 않는 계산이 작동하고 있다.
곱셈이 성공하면 정치의 규칙이 바뀐다. 법률이 아니라 헌법이 바뀐다. 이것이 2028년 총선의 진짜 의미다. 단순한 정권 경쟁이 아니라 체제의 재설계가 걸려 있다. 이 선거는 정부 하나를 바꾸는 투표가 아니라 국가의 운영 공식을 바꾸는 투표가 된다.
누가 집권하느냐가 아니라, 어떤 헌법 위에서 권력이 작동하느냐를 결정하는 순간이 바로 2028년이다.
나눗셈에 노출된 국민의힘
나눗셈은 정치에서 가장 위험한 연산이다. 한 집단이 둘로 쪼개지고, 둘이 넷으로 갈라진다. 표는 나뉘고, 의석은 조각난다. 지금 국민의힘은 뺄셈 정치에 이어 이 위험에 노출돼있다. 나눗셈 정치는 계파, 노선, 인물이 동시에 분해된다. 이 분해는 논쟁이 아니라 세력의 붕괴 과정이다. 정치적 체중이 빠져나가는 것이다.
만약 6·3 지방선거 이후 총선을 앞두고 보수가 통합하지 못하면 이 나눗셈은 현실이 될 가능성이 크다. 보수가 여러 갈래로 갈라지면 민주당은 적은 표로도 승리한다. 이것이 선거의 잔인한 수학이다. 나눗셈은 항상 패배로 끝난다. 분열된 보수는 싸우기도 전에 이미 결과를 내준 상태가 된다. 이것이 반복되어온 보수 패배의 공식이다.
지금 국민의힘이 해야 할 것은 더하기지만 실제로는 빼기만 하고 있다. 이 상태로 2028년을 맞으면 결과는 명확하다. 나눗셈 정치는 곧 붕괴 정치다. 당은 남아 있어도 세력은 남지 않는다. 그리고 정치에서 세력이 없는 당은 이미 패배한 조직이다. 이 계산은 누구의 희망과도 무관하게 작동한다.
국민의힘, 대연합만이 뺄셈·나눗셈 막는다
국민의힘이 지금의 뺄셈을 멈출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하나다. 친윤, 비윤, 탈윤, 중도보수, 개혁보수를 모두 묶는 대연합이다. 이것은 노선 타협이 아니라 생존 계산이다. 계파를 지워서 살아남는 길은 없고, 계파를 더해서만 총선의 문을 통과할 수 있다. 지금 보수에게 필요한 것은 정리가 아니라 합산이다.
대연합이 필요한 이유는 단순하다. 민주당이 덧셈을 끝내고 곱셈으로 가는 순간, 분열된 보수는 나눗셈의 함정에 빠지기 때문이다. 후보가 둘이면 표는 반으로 갈리고, 셋이면 조각난다. 이 구조에서는 아무리 좋은 이슈도, 아무리 센 공격도 의미가 없다. 선거는 명분이 아니라 합계로 이기기 때문이다.
만약 국민의힘이 대연합에 실패한다면, 개헌 저지선은 총선 전에 무너진다. 민주당의 곱셈을 막을 숫자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그 순간 국민의힘은 반대당이 아니라 방관자가 된다. 그래서 대연합은 선택이 아니라 마지막 기회다. 이것이 보수가 나눗셈을 멈출 수 있는 유일한 계산식이다.
개헌선이 열리나
민주당이 곱셈에 성공하면 개헌선은 더 이상 꿈이 아니다. 200석 안팎의 의석은 헌법을 바꿀 수 있는 힘이다. 그 순간부터 한국의 권력구조는 민주당의 시간표 위에서 움직인다. 대통령제, 권력 분산, 선거제도까지 모두 재설계 대상이 된다. 국가의 운영 규칙이 한 정당의 전략에 의해 다시 짜이게 된다.
이때 국민의힘은 저지선이 아니라 관객이 된다. 숫자가 없는 반대는 정치가 아니라 의견일 뿐이다. 개헌은 합의가 아니라 수의 결과다. 이것이 정치의 냉정한 현실이다. 헌법은 토론으로 바뀌는 것이 아니라 의석으로 바뀐다. 권력은 언제나 숫자가 가진 쪽의 언어로 말한다.
그래서 지금의 사칙연산 전쟁은 단순한 당파 싸움이 아니다. 이것은 헌법의 주인을 가르는 싸움이다. 민주당의 덧셈과 곱셈, 국민의힘의 뺄셈과 나눗셈이 어디로 향하느냐에 따라 한국의 국가 구조가 결정된다. 정치는 결국 숫자다. 그리고 숫자는 이미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