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훈 인사청문회 불발론 현실화?

2026.01.21 14:56:09 호수 0호

장남 거주·증여세 등
핵심 의혹 자료 거부

[일요시사 취재2팀] 박정원 기자 =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각종 의혹을 규명할 자료 제출 문제를 둘러싼 여야의 대치 속에 간극을 좁히지 못해 끝내 불발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당초 청문회가 예정됐던 지난 19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는 회의조차 열지 못했고,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 시한을 하루 앞둔 20일에도 여야는 평행선을 달렸다.

국민의힘이 추가 자료 확인을 전제로 청문회 개최 가능성을 열어뒀지만, 검증의 핵심인 금융 내역 등에 대해 후보자 측이 ‘제출 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진통이 이어지는 모양새다.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야당 간사인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21일 오전, 기획예산처 인사청문 지원단과 면담 직후 기자들과 만나 “오늘 안으로 제출되는 자료들의 양과 질이 만족할 수준이 되는지 보고, 청문회 개최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자료 확인 후) 금요일인 23일 (청문회 개최도) 가능하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청문회 정상화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높다. 야당이 ‘스모킹 건’으로 지목한 핵심 자료들에 대해 이 후보자 측이 여전히 난색을 표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 의원은 “지원단이 가져온 91개 자료 목록 중 래미안원펜타스 장남 거주 여부, 증여세 관련 자료는 못 내겠다고 했다”며 “자녀 두 명의 해외 유학 중 송금 내역 역시 누가 얼마나 보냈는지 제출할 수 없다는 설명을 듣고 왔다”고 말했다.

사실상 알맹이 없는 자료만 제출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돼, 야당이 이를 수용할지는 미지수다.

현재 이 후보자를 둘러싼 ‘3대 핵심 의혹’은 ▲국회의원 시절 보좌진 갑질 및 폭언 논란 ▲장남의 ‘위장 미혼’을 통한 강남 아파트(래미안원펜타스) 부정 당첨 의혹 ▲배우자의 인천 영종도 토지 투기 의혹 등이다.

국민의힘은 “장남의 아파트 자금 출처와 유학 자금 흐름을 규명할 금융 자료가 빠진다면 ‘맹탕 청문회’에 불과하다”며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앞서 지난 19일로 예정됐던 청문회는 안건 상정조차 되지 못한 채 무산됐다. 당시 이 후보자는 국회에서 밤늦게까지 대기하다 발길을 돌려야 했고, 더불어민주당은 “의혹이 있다면 청문회장에서 따져 물으면 될 일을 야당이 거부하는 건 직무유기”라고 비판했다.

이 같은 ‘자료 제출 공방’에 따른 파행은 지난 2022년 윤석열정부 출범 초기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 청문회 때와 판박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당시엔 야당이었던 민주당과 정의당이 한 후보자의 김앤장 고문 활동 내역과 부동산 자료 미제출 등을 문제 삼아 보이콧을 선언했고, 청문회 개최가 연기된 바 있다.

이번에는 공수가 뒤바뀐 채 똑같은 ‘부실 자료’ 논란이 반복되고 있는 셈이다.

법정 시한인 이날까지 청문보고서 채택은 사실상 불발됐다. 국회가 기한 내 보고서를 송부하지 못할 경우 대통령은 10일 이내의 기간을 정해 재송부를 요청할 수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재송부를 요청하더라도, 야당이 요구하는 핵심 자료가 제출되지 않는다면 향후 청문회 개최 여부 또한 장담할 수 없다.

이런 가운데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6년 신년 기자회견’에서 이 후보자 거취와 관련해 “아직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며 지명 철회 여부에 대한 결론을 유보했다.


이 대통령은 “소위 탕평 인사로 시도한 이 지명자 문제는 정말 어려운 주제”라며 “이렇게 극렬한 저항에 부딪힐 줄은 몰랐다”고 털어놨다.

특히 청문 절차 자체가 무산된 데 대해 강한 아쉬움을 표했다. 이 대통령은 “청문 과정을 지켜본 국민들의 판단을 들어본 뒤 결정하고 싶었는데, 그 기회마저 봉쇄된 점이 참으로 아쉽다”며 “한쪽 이야기만 듣고 판단하는 것이 과연 공정한가. 본인의 설명도 들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청문회 개최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청와대 인사 검증 부실 지적에 대해선 “문제가 있다는 지적은 인정한다”면서도 “보좌진에 대한 갑질 여부 등은 사전에 모두 알기 어렵다. 상대 진영에서 3선 의원을 지내는 동안 제기되지 않았던 문제”라고 토로했다.

<jungwon933@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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