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요시사 취재2팀] 김준혁 기자 = 울산의 한 차주가 차량에 큰 흠집이 났음에도 “아이라면 괜찮다”며 아무 일 없는 듯 흔쾌히 넘어갔다는 따뜻한 사연이 울림을 주고 있다.
30일 온라인 자동차 커뮤니티 보배드림엔 ‘아이 문콕 사고 용서한 울산 차주의 감동 선행’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는 “직접 겪은 일을 제보하고 싶다”며 운을 뗐다.
A씨에 따르면 지난 일요일(28일) 밤, 아들이 문을 열던 도중 옆 차량의 슬라이딩 도어에 흠집을 냈다. 단순 문콕이 아닌, 도장이 벗겨지고 겉면이 움푹 들어가는 등 손상이 컸다.
그는 “평소 저와 아내는 아이들의 승·하차를 챙기지만, 그날은 아들이 급히 내리다 보니 미처 잡아주지 못했다”며 “차량에 연락처가 없어, 메모에 사정을 적고 제 번호를 남겼다”고 설명했다.
이후 도착한 문자 답신을 확인했던 A씨는 놀랄 수밖에 없었다. 피해 차주가 수리비를 요구하지 않은 데다 되레 따뜻한 위로의 내용이 담겨있었기 때문이다. 차주는 “아이가 그랬다면 다 용서된다. 좋은 하루 보내시라”며 문콕 피해를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A씨는 “너무 감사한 마음에 전화 통화도 시도했지만 받지 않았고, 문자로만 답을 줬다”며 “요즘 같은 세상에 이런 분이 계시다는 사실에 감동받았다”고 고마워했다.
해당 사연을 접한 다수의 회원들은 “차주분이 대인배시다. 복 많이 받으시길” “전 흉내도 못 내겠다. 차를 으깨놓은 수준인데 그냥 넘어가 주시다니” “이런 사연을 보니 세상 살 만하다. 저도 선행의 마음 깊이 간직하며 살아가겠다” “아이에게도 차주의 따뜻한 마음이 충분히 닿을 듯하다” “이런 분들이 진짜 어른” 등 차주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비슷한 경험을 떠올린 한 회원은 “몇 해 전 눈이 많이 내리던 밤, 가족과 집에서 식사 중에 ‘눈길에 미끄러져 차를 긁었다’는 전화를 받았다”며 “뒷범퍼가 긁힌 걸 보고 짜증이 올라오던 순간, 창문 너머 ‘우리 엄마 좀 봐달라’는 아이의 말에 마음이 누그러져 용서한 적이 있다”고 회상했다.
일부 회원들은 “아 큰일났네, 일단 아이가 실수했다고 하자” “(성인인) 저도 ‘우리 엄마의 아이’입니다” 등 위트 넘치는 댓글을 남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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