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지하철 요금 150원 인상⋯만성 적자 해소되나?

2025.06.23 14:56:12 호수 0호

기후동행카드는 가격 동결 예정
서울교통공사 “1600억 증수 예상”

[일요시사 취재2팀] 김준혁 기자 = 서울 등 수도권 지하철 요금이 이번 주말부터 150원 오를 예정이다.



23일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 및 수도권의 지하철 기본요금이 오는 28일 첫차부터 교통카드 기준 1400원에서 1550원으로 인상된다. 청소년 및 어린이는 기존 할인 비율(청소년 약 42% 어린이 약 65% 할인)을 유지하는 수준으로 각각 900원(+100원), 550원(+50원)으로 조정된다.

1회권(현금)의 경우 어린이는 교통카드와 동일하며, 일반 및 청소년은 150원 인상한 1650원이 된다. 다만 서울시 기후동행카드는 당분간 가격을 동결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서울 지하철 1~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이하 공사)는 이번 요금 인상으로 올해는 1300억원, 내년부터는 1600억원 가량의 증수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만성 적자로부터 한숨 돌릴 수 있을 전망이다.

그간 공사는 기존 역 이름 뒤에 기업이나 학교, 공공기관들의 이름을 함께 표기해 수익을 얻는 ‘역명 병기 사업’ 등 자구책을 추진해 왔으나 적자 문제를 해결하기엔 턱없이 부족했다. 공사의 당기 순손실액은 ▲2022년 6420억원 ▲2023년 5173억원 ▲2024년 7241억원이었고, 지난해엔 누적 적자 약 18조9000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일각에선 요금 인상만으론 적자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지 않겠느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적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무임승차 제도 등 근본적인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8일, 서울시의회 교통위원회 소속 이경숙 부위원장(국민의힘, 도봉1)은 올 한해 예상 운수 수입 손실 규모가 5328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밝혔다.

이 부위원장에 따르면 그중 무임승차로 인한 손실은 4385억원으로, 전체 적자의 82%를 차지한다. 무임승차 인원도 올해 1분기 기준 6648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46만명 늘었다. 연간 무임승차는 2억7777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또 서울시 기후동행카드도 공사의 적자에 기여하고 있는 원인으로 꼽았다. 월 6만5000원(만 39세 이하 5만8000원)으로 30일간 서울 대중교통(지하철·버스)과 따릉이를 무제한 이용할 수 있는 통합 정기권인 기후동행카드는 이용객이 많아질수록 손실액이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기후동행카드 도입 당시 서울시에서 투입한 예산은 1047억원이었으나 예상을 2배가량 웃돌아 지난해 손실액은 1035억원으로 집계됐다. 또 올해는 1분기까지 이미 523억원의 손실을 냈다.

이날 이 부위원장은 “시민의 교통 편의와 공공성 확대는 중요하지만, 공사의 재정 악화가 누적될 경우 그 부담은 결국 시민들에게 돌아갈 수 있다”며 “중앙 정부 차원의 근본적인 재정 지원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29일엔 6·3 대선을 앞두고 백호 공사 사장이 전국 6개 도시철도 운영 기관을 대표해 무임 손실 국비 보전을 촉구하는 공동 건의문을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대선캠프에 전달하기도 했다.

앞서 서울시는 공사의 재정난 해소를 위해 지난 2023년, 서울시의회 의견 청취, 물가대책위원회 심의 등을 거쳐 지하철 기본요금을 두 차례에 걸쳐 총 300원 올리기로 결정했고 그해 10월, 8년 만에 1250원에서 1400원으로 인상했다.

이후 2024년 하반기에 추가 인상하기로 예정돼있었으나 정부의 물가 억제 기조로 미뤄진 바 있다.

<kj4579@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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