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삼기의 시사펀치> 이재명과 검정고시 파워

2025.05.31 13:42:28 호수 0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사전투표가 진행되던 5월30일 검정고시 동문들에게 투표 참여를 독려하는 편지를 자신의 SNS에 공개했다. 이 후보는 초등학교 졸업 후 공장에서 일하다 검정고시로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마친 후 대학에 들어간 검정고시 출신이다.



이 후보는 "검정고시는 단순한 학력 인정이 아니다. 우리 스스로를 증명한 자랑스러운 삶의 자격증이고, 강고한 학벌주의와 연고주의가 만연한 사회에서 오직 실력과 의지만으로 스스로의 길을 개척했다는 증명"이라며 "우리는 진짜 배움을 얻었고 마침내 기득권의 벽을 뛰어넘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에게 또 하나의 기회가 다가왔다. 바로 투표를 통해 세상을 바꾸는 것"이라며 "출신과 배경이 아닌, 공정한 기회가 주어지고 노력과 의지가 인정받는 사회, 공정과 상식이 통하는 대한민국을 만들어 가는 것이 우리의 사명"이라고 밝혔다.

앞서 19일엔 전국검정고시동지회가 검정고시 출신 300만 명을 대신해 “이 후보가 가난했던 소년공 시절, 공장의 프레스에 팔을 다치는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도 배움에 대한 뜨거운 열망과 불굴의 의지로 세상의 편견과 맞서며, 당당히 자신의 삶을 개척해 온 검정고시의 산 증인이다”며 이 후보 지지 선언을 했다.

27일에도 검정고시 출신을 대표하는 각계 인사 119명이 "이번 대선은 대한민국에 정말 중요한 선거"라며 "우리 국민께서는 틀림없이 반란 세력을 심판하고 척결해 주실 것이라 믿고, 정권교체가 이뤄질 것으로 확신한다"며 이 후보 지지 기자회견을 했다.

조용한 전국검정고시총동문회 전 사무총장도 31일 “총동문회가 선거법상 중립을 지켜야 하지만, 그래도 검정고시 동문인 이 후보가 대선에 출마한 만큼 검정고시인들이 꿈틀거림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며 ‘300만 검정고시인들의 이 후보에 대한 관심’ 분위기를 전했다.


필자는 전국검정고시동지회와 검정고시 출신 각계 대표 119명의 이 후보 지지, 조 전 사무총장의 검정고시인 꿈틀거림 분위기, 그리고 이 후보가 300만 검정고시 출신에게 보낸 메시지가 단순한 선거전략 차원을 넘어 선거를 코앞에 둔 시점서 검정고시 출신의 위상을 높인 메시지였다고 생각한다.

사실 작년 4년제 대학 검정고시 합격생 수가 1만 명에 육박하며 검정고시 역사상 최대치를 경신했고, 서울대·고려대·연세대 합격자도 189명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면서 검정고시가 ‘숨은 명문高’ 로 부상했다.

검정고시 출신은 한 분야를 집중적으로 파고드는 끈기가 있다. 그래선지 법조계, 전문직, 공직에 검정고시 출신이 많다. 현재 법조인 중 경기고, 경북고, 서울고, 전주고 다음으로 검정고시 출신이 많다고 한다.

필자는 통합의 가치를 우선 실현해야 하는 새 정부가 학연에 얽매이지 않고 차별 없는 능력자를 기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 사회가 학연, 특히 고교 인맥이 큰 힘을 발휘하면서 많은 부조리를 양산하고 있는데, 검정고시 출신은 학연에 얽매이지 않아 오히려 ‘통합의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검정고시 출신은 청소년기에 어려움 속에서 자신의 목표를 달성함으로써 목표의식이 뚜렷하고 인내와 끈기가 있어 사회 통합을 이뤄내는 데 적격자라는 생각이 든다.

현재 전국검정고시총동문회는 검정고시 제도가 시행된 이후 약 300만 명의 검정고시인을 배출한 우리나라 최대 동문조직으로 막강한 인맥과 파워를 가지고 있다. 전국 각 시도별로 지역동문회 23개, 기수동문회 18개, 동호회 8개 등의 조직으로 구성돼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이 후보의 메시지를 보면서 필자는 300만 검정고시 출신이 선거에 이용만 돼선 안 된다고 생각했다. 검정고시 동문회가 대선 전에 잠시 떴다 사라지는 조직으로 전락해선 안 된다.

이번 기회에 전국검정고시총동문회가 앞장서서 검정고시 출신이 인내와 끈기로 사회 통합 리더쉽을 발휘할 수 있도록 계획을 세우고 실천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아울러 검정고시 출신이 새 정부서 막강한 인맥과 조직을 바탕으로 새로운 핵심 파워로 부상해서도 안 된다. 우리나라 고등학교 동문회 중 가장 방대한 검정고시 동문회가 동문의 인맥을 잘못 사용하면 새 정부의 새로운 리스크가 돼 국민적 비난을 받을 것이다.

이번 대선서 이재명 후보나 김문수 후보 중 누가 대통령에 당선돼도 검정고시 출신의 위상이 올라가리라 생각된다. 두 후보 모두 학연주의를 타파해야 사회가 건전해진다는 걸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진 우리 사회가 검정고시 출신의 위상을 제대로 몰랐지만, 새 정부가 탄생하면서 검정고시 출신의 막강한 위상을 알게 되리라 믿는다. 학연주의를 타파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검정고시 출신이 사회 각 분야서 많은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닐까?

검정고시 파워가 새 정부를 더 견고하게 하는 역할을 하리라 기대해본다.
 


※본 칼럼은 <일요시사> 편집 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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