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여자골프 선수 최초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 자신의 이름을 내건 대회를 개최하는 ‘한국 여자골프 전설’ 박세리(47)가 지난달 19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서 열린 LPGA 투어 ‘퍼힐스 박세리 챔피언십’ 설명회서 “대회에 출전하는 모든 선수에게 꿈과 희망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LPGA 투어 ‘퍼힐스 박세리 챔피언십’ 대회는 지난 22일(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팔로스 베르데스 골프클럽서 세계 최정상급 144명이 참가한 가운데 총상금 200만달러(26억7000만원) 규모로 펼쳐졌다. 2018년 창설된 이 대회는 최근 2년간 디오 임플란트 로스앤젤레스오픈이라는 명칭으로 열린 바 있다. 올해는 글로벌 투자기업 퍼힐스가 타이틀 스폰서를 맡으면서 대회 이름을 박세리 챔피언십으로 변경했다.
또 다른 역사
LPGA 투어 33개 대회 중 선수 이름이 들어간 것은 퍼힐스 박세리 챔피언십과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의 이름을 딴 ‘안니카 드리븐’ 뿐이다. LPGA 투어 대회에 선수 이름이 붙는 것 자체가 이례적이고, 특히 한국은 물론 아시아 출신 선수의 이름이 대회 명칭에 들어간 것은 박세리 챔피언십이 최초다.
박세리는 “이름을 건 대회를 미국서 열게 돼 기대가 크고, 부담감도 있다”며 “이 영광을 LPGA 투어와 선수들에게 꿈과 희망이 되는 대회로 커 나가도록 노력하는 것으로 갚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포츠 이상 문화 행사 도모
대회 중 미래 산업 포럼 열려
박세리가 대회 호스트를 맡은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4년부터 2022년까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박세리 인비테이셔널’을 개최했으며, 한국과 미국서 주니어대회를 열기도 했다.
박세리는 “호스트 역할은 한국이나 미국이나 다를 게 없을 것”이라며 “선수 생활을 했으므로 선수 입장서 생각한다는 게 강점이라면 강점이다. 선수들이 출전하고 싶은 대회로,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는 무대로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이어 “대회를 지속하면서 역사에 남는 대회가 됐으면 한다”며 “일반 투어와 차별화한, 박세리 챔피언십만의 특색을 만들어가는 게 중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퍼힐스 박세리 챔피언십에는 김효주, 전인지, 최혜진, 신지애, 넬리 코다(미국), 리디아 고(뉴질랜드), 브룩 헨더슨(캐나다), 아타야 티띠꾼(태국) 등 세계적인 선수들이 참가했다.
선수 이름 새긴 이례적 대회
탑 랭커들 줄줄이 출전
박세리는 “참가자격에 제한을 두고 싶지는 않았다”며 “위대한 꿈에 도전하겠다는 목표를 가진 많은 후배에게 고르게 기회를 주고 싶은 게 욕심”이라고 밝혔다.
대회를 후원하는 퍼힐스는 고 구자홍 전 LG전자 회장의 아들 구본웅씨가 의장을 맡고 있는 회사다.
구 의장은 온라인으로 참석해 “박세리 대표가 골프서 다음 세대 선수 양성에 힘쓰고, 골프의 대중화에 기여하는 일들이 골프 산업의 성장에 선순환 역할을 한다는 것에 공감했다”며 “스포츠 이상의 문화 행사를 만들고자 하는 노력의 시작점이 될 것이라는 기대와 확신으로 이 대회에 동참하게 됐다”고 밝혔다.
새 이정표
이어 “대회 기간 첨단 산업의 글로벌 리더를 초청해 미래 산업에 대해 토의하는 포럼”이 열린다며 “한국 여자골프가 박세리 대표의 성공을 시작으로 세계적인 위상을 갖게 된 것처럼 퍼힐스도 한국 기업들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보탬이 되겠다”고 말했다.
퍼힐스 측은 “박세리가 싫다고 말하기 전까지 대회를 계속 이어갈 것”이라며 “골프를 통해 K-컬쳐를 세계에 알리는 하나의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 대회를 창설한 이유”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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