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을 키우는 즐거움, 땀 흘리는 노동의 즐거움, 내가 키운 채소로 음식을 만들어 먹는 즐거움,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을 만나는 즐거움. 정화와 신범은 농사를 ‘한번 해 보고’ 싶었다. 여행하며 관련 책을 읽고, 농사 선배들을 만나며 이들은 “자연에 해를 끼치지 않는 농사, 자연의 흐름에 맞추어 최대한 인위적인 영향을 배제한 농사, 돈이나 화석에너지가 적게 들고 우리 둘의 손으로 해낼 수 있는 농사, 내 밭에서 자라는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있는 규모의 농사”를 꿈꾸었다. 이런 농사가 곧 삶과 일상이길 바랐다. 우여곡절 끝에 두 사람은 2017년 3월1일, 두렵지만 설레는 마음으로 서울 생활을 접고 300평짜리 밭이 딸린 경기도 양평 전셋집으로 이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