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명소노 신참 회장님의 숙제

2023.03.30 11:11:35 호수 1420호

로열로드 밟고 대관식까지 일사천리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대명소노그룹의 경영권 승계 절차가 사실상 완료됐다. 착실히 영역을 넓혀온 오너 2세가 대관식을 마치고 전권을 쥐게 된 양상이다. 다만 신임 회장에게는 확실한 능력 입증이라는 숙제가 놓여 있다. 언제쯤 확실한 성과를 내느냐가 관건이다.



대명소노그룹 오너 2세 경영인인 서준혁 부회장은 지난 1월1일 자로 소노인터내셔널 회장으로 승진했다. 이는 2018년 부회장에 선임된 지 4년여 만에 서 회장을 축으로 하는 승계 작업이 사실상 완료됐음을 의미했다.

정해진 수순

서 회장은 대명주택(대명소노그룹 모태)을 설립한 고 서홍송 회장의 외아들이다. 미국 미네소타대 경제학과를 졸업했고 ▲대명스테이션 ▲소노펫앤컴퍼니 ▲소노호텔앤리조트 ▲대명소노 등을 거치며 경영 수업을 받았다.

서 회장은 2019년부터 대명소노그룹 경영 일선에 모습을 드러냈고 사명 변경 작업을 진두지휘하며 존재감을 부각시켰다. 이 무렵 그룹은 30여년간 유지해온 ‘대명’이라는 명칭 대신 이탈리아어로 이상향을 뜻하는 ‘소노(SONO)’라는 이름을 내세웠다. 그룹명도 기존 대명그룹에서 대명소노그룹으로 교체됐다.

재계에서는 지주회사(소노인터내셔널) 회장 선임을 계기로 서 회장이 확고부동한 그룹의 차기 수장으로 올라섰다고 평가하는 분위기다. 소노인터내셔널은 2021년 기존 지주회사를 역합병하는 방식으로 새로운 지주회사로 탈바꿈한 바 있다. 현재는 소노인터내셔널이 지배구조의 정점에 선 가운데 20여개 계열사가 포진한 구조다.


혹시 모를 남매 간 분쟁의 가능성도 잠재운 양상이다. 지난달 1일 소노인터내셔널은 2021년 흡수합병했던 건설 부문을 인적 분할해 대명건설을 떼어냈다. 건설 대표직은 서 회장의 누나인 서경선 대표가 맡았다.

10년 전 상속 지분을 두고 동생과 불거진 잡음은 그룹이 한 발 빠른 승계 교통정리에 나선 배경으로 작용했다. 2010년 5월 창업주의 막내딸인 서지영씨는 박 명예회장과 서 회장을 상대로 상속 지분반환소송을 제기했다.

표면상 단순한 상속지분 반환 청구 소송쯤으로 비춰졌지만, 일각에서는 오빠의 경영권 승계 수순에 대한 동생의 도전 의도가 들어있다고 판단했다. 결과적으로 동생이 하루 만에 소송을 취하했음에도 지분승계를 두고 오너 일가에서 불거진 갈등이라는 점에서 주목도가 남달랐다.

모친인 박춘희 명예회장이 힘을 실어줬다는 게 서 회장에게는 긍정적인 요소다. 창업주 타계 후 회사 경영을 이끌어왔던 박 명예회장은 서 회장이 존재감을 발휘하기 시작한 2019년 무렵, 경영 일선에서 본인의 존재감을 대폭 축소시켰다.

오너 2세 승계 작업 사실상 완료
경영 전면 나섰지만…여전한 물음표

지주회사 지분 구조를 감안하면 박 명예회장이 서 회장에게 힘을 실어주는 것만으로도 남매 간 경영권 갈등 가능성은 극도로 낮아진다. 소노인터내셔널은 2021년 말 기준 특수관계인이 지분 77.03%를 갖고 있는데, 박 명예회장과 서 회장의 지분율은 각각 30% 중반쯤으로 추산된다.   

다만 서 회장에게는 경영 능력에 대한 물음표를 지워야 하는 숙제가 놓여 있다. 서 회장은 그룹의 신사업을 진두지휘했지만, 특출 난 성과를 거두는 데 실패한 전례가 있다. 2009년 외식사업부를 출범시켜 대명코퍼레이션을 통해 오픈했던 ‘베거백’이 매출 부진으로 사업을 접었던 게 대표적이다.

그럼에도 그룹은 2013년 대명코퍼레이션이 운영하던 외식사업부와 항공투어몰 사업부를 서 회장이 최대주주인 대명스테이션에 매각하며 신사업에 대한 의지를 이어갔다. 그러나 가시적인 성과는 없었고, 결국 그룹은 2014년 외식사업부를 매각하는 결정을 내렸다.

기업공개(IPO) 작업 역시 서 회장의 능력 검증 시험대가 될 수 있다. 그룹은 2019년 당시 지주사였던 대명소노의 IPO를 위해 2019년 미래에셋증권을 대표 주관사로 선정한 바 있다. 상장이 이뤄지면 박 명예회장이 보유한 지분을 구주 매출 방식으로 처분하고, 서 회장이 최대주주로 올라서는 승계 퍼즐이 완성될 것으로 점쳐졌다. 

그러나 코로나19 여파로 사업이 위축되고 투자심리가 얼어붙으면서 상장 계획은 잠정 중단되기에 이르렀다. 무엇보다 대명소노의 주력사인 소노호텔앤리조트의 부진이 뼈아프게 작용했다.


IPO가 다시 추진될 시 기업가치 제고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단 코로나라는 터널을 빠져나온 이후 실적 반등에 성공했다는 게 긍정적이다. 2021년 말 기준 소노인터내셔널의 연결기준 매출은 9322억원으로 전년 대비 34%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약 14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지난해 연결 매출 역시 1조원대를 넘길 것으로 전망되며 영업이익률은 10%대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성과 언제쯤?

지배구조 단일화 작업 역시 상장을 위한 사전 준비 차원쯤으로 해석된다. 그룹은 2021년 소노인터내셔널을 중심으로 ▲대명소노 ▲대명건설 ▲대명피티피앤이 ▲대명호텔앤리조트제주 ▲소노펫앤컴피니 등을 흡수합병했다. 2021년 기준 부채비율 945%였던 건설 부문(대명건설)은 지난달 1일 다시 떼어내며 효율화 작업에 힘을 더했다.


<heatyang@ilyosisa.co.kr>

 

저작권자 ©일요시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Copyright ©일요시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