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요시사 정치팀] 박 일 기자 = 최근 한 시민단체의 활쏘기 퍼포먼스가 논란이 되고 있다. 앞서 지난 11일, 촛불승리전환행동(촛불행동)은 윤석열정부 퇴진 ‘26차 촛불대행진’ 집회서 활쏘기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문제는 과녁에 윤석열 대통령, 김건희 여사,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그림을 그려 넣었다는 점이다. 특히 이날 퍼포먼스 행사장엔 초등학생으로 추정되는 아이가 활을 쏜 후 두 팔 벌려 환호하는 모습까지 포착돼 입길에 오르는 모양새다.
이날 열렸던 활쏘기 퍼포먼스 이벤트가 비록 실제 활과 화살이 아닌 장난감 활이 동원되긴 했지만 집회 참가자뿐만이 아닌 어린이 등 일반 시민도 대상이 됐던 만큼 너무 과격했다는 비난은 불가피해 보인다.
13일,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대중의 분노’를 국정동력으로 삼았던 문재인정부의 저열한 정치선동의 후유증”이라며 ‘윤석열에 활쏘기’ 사진 두 장을 게재했다.
윤 의원이 공개한 사진에는 윤 대통령, 김 여사, 한 장관이 책상 위에 놓여 있다. 과녁 옆으로는 ‘난방비 폭탄’ ‘강패 정치’ ‘한일 매국’ ‘윤석열에 활쏘기’ 등의 문구가 적혀 있고 중앙에는 윤 대통령, 상단에는 국민의힘 로고, 좌측에는 무속인 천공, 우측에는 김 여사, 하단에는 한 장관의 얼굴 사진이 들어가 있다.
윤 의원은 “여전히 내 편이 아니면 적이라는 정치적 잣대를 들이대는 식의 진영논리가 횡행하고 있는 탓”이라며 “많은 국민들의 집단지성이 심각하게 오염돼버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치적 입장이 다르다는 이유로 반감을 표현할 수 있는 수위가 도를 넘어선 지 오래다. 게다가 아이들까지 폭력을 시연하고 찬동하는 모습을 보이는 건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이어 “폭력과 투쟁이 아닌 타협과 설득이 민주주의의 정도라는 것을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가르쳐야 한다. 내편이 아니므로 적으로 취급하며 폭력을 구사하는 걸 정당화하는 나라는 오직 독재국가인 북한 뿐”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여긴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이다. 어떤 폭력도 정당화되거나 학습돼서도 안 된다”며 “특히 자라나는 아이들에게는 더더욱 그렇다”고 덧붙였다.
야권 일각에서도 “감정풀이에 불과한 저런 이벤트는 오히려 역공의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며 우려 목소리가 제기됐다.

익명을 요구한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는 “의도하는 바는 충분히 알겠지만 방법이 조금은 과격한 것 같다”며 “정치적으로 어수선한 시기에 이런 정치적 이벤트는 자제하는 게 좋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 이상민 행안부 장관 탄핵소추안부터 시작해 김건희 여사 특검까지 정국이 어지러운 만큼 정도를 지키는 게 좋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자신을 야권 성향이라고 밝힌 한 누리꾼은 “아이들에게도 시켰다던데 진짜 한심할 따름이다. 아이들에게 올바른 정치문화에 대해 가르치지 못할망정, 저런 정서적으로도 좋지 않은 이벤트는 좀 아닌 것 같다”며 “얼마든지 제대로 비판할 방법이 넘쳐난다”고 지적했다.
다른 누리꾼은 “아이들에게 이런 짓은 좀…좀 더 세련된 방법이었더라면 좋았을 것”이라고 했다.
반면 “차라리 혁명을 해야 한다. 저런 저급한 이벤트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저런 이벤트도 못하면 중국 공산당 가야 한다” 등 해당 이벤트를 옹호하는 댓글들도 포착됐다.
진보성향의 시민단체인 촛불행동은 페이스북을 중심으로 활동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