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기자수첩>"그래도 설은 대목"...코로나 이후 세 번째 설, 떡 뽑기에 분주한 떡집

2022.01.21 15:19:10 호수 0호

"코로나 이후 매출 1/3 수준으로 줄어"
"그래도 차례상 올라가는 음식인데 정성으로 빚어야죠"

수증기를 뿜어내는 찜통에서 잘 쪄낸 쌀 반죽을 가래떡 뽑는 기계 위에 올린다. 반죽을 먹은 기계는 색이 뽀얀 가래떡을 뽑아낸다. 낙원동에서 시작해 창전동까지 23년째 떡을 빚고 있는 김시호 씨는 말한다. “조상님께 올리는 차례 음식인데, 정성으로 빚어야죠.”



동이 트지 않은 아침 7시. 누군가에게는 한밤중 일수도, 누군가에게는 출근을 준비하는 시간. 김시호 씨는 매일 같은 시간 출근해 떡을 빚고 있다. 이번 설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최초 국내 확진자 발생 이후 세 번째 맞는 설이다.

“코로나19 영향 엄청 많이 받았죠. 떡집 매출은 주문 장사가 대부분인데, 요즘에는 사람들이 통 모일 수가 없으니...” 그는 한숨을 내쉬며 말한다. “요즘 잔치나 여행 아무것도 할 수가 없어 주문이 들어오지 않아요. 차라리 일 없는 백수가 낫겠다는 생각도 들었죠.”

김 씨는 코로나19 이후 매출이 1/3 수준으로 줄었다고 전했다. 코로나19 이전까지는 다섯 명이 일해야 주문량을 맞출 수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코로나19가 터진 이후 부인과 두 명이 떡집을 운영해도 일손이 부족하지 않은 것이 현실이라고 전한다.

“음식에 가장 중요한 건 간이 아니에요. 정성이에요. 음식에서는 간을 뛰어넘는 게 정성이거든요. 떡이 차례상에 올라가는 음식인 만큼 정성이 가장 중요하죠. 정성이 있으면 손맛이 나잖아요.”

갑작스레 코로나19가 닥친 어려운 상황이지만 김 씨는 힘든 상황 속에서 떡에 대한 자신만의 철학과 희망을 잃지 않고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걷고 있었다.


“그래도 설이 대목은 대목이죠. 떡국 떡은 신선도가 중요해서 설 일주일 전부터 본격 대목이 시작돼요. 설 대목에는 밤새워 일하고, 일손도 많이 필요하니 사람도 불러야죠. 빨리 코로나19가 물러나 모두가 그만 힘들고 행복한 명절을 보냈으면 좋겠네요.”

 

 

 

 

 

 

 

 

 

 

 

일요시사=고성준 기자(joonko1@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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