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해보기의 기술

2021.12.13 09:43:13 호수 1353호

톰 밴더빌트 / 청림출판 / 1만7000원

스티브 잡스는 과거 애플에서 해고되었을 때 모든 것이 불확실한 초보자로 돌아와 자유롭다고 말하며 창의력 넘치는 시간을 만끽했다고 한다. 이처럼 위대한 전문가들도 때로는 초보자가 되어야 한다. 그렇다면 초보자가 되었을 때 우리는 어떻게 달라질 수 있을까?
먼저 스트레스를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으며, 자존감이 높아지고, 새로운 역량을 키울 수 있다. 직업과 직접적인 연관성이 없는 기술을 배우는 것도 해당하는데, 실제로 노벨상을 수상한 과학자 중에는 배우, 댄서, 마술사 등의 공연가로 활동한 사람이 많다.
새로운 기술을 배우면 뇌도 젊어진다. 우리 뇌는 마치 계속해서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기계와 같아서, 다양한 기술을 동시에 배운 사람들의 뇌는 30년 젊어지는 효과를 내기도 한다. 배움은 모든 분야에 좋은 영향을 미친다. 배움의 효과는 굳이 나열하지 않아도 우리 모두가 알고 있다.
새로운 것을 함께 배우는 것은 권태기인 커플의 사이도 다시 짜릿하게 만들고, 나이를 먹을수록 친구 사귀기가 쉽지 않은 우리에게 새 친구를 사귀는 기회를 선사하기도 한다. 특히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 새롭게 배우고 적응해야 할 것으로 넘쳐나는 뉴노멀의 시대를 살아가기 위해서는, 모든 게 낯설고 항상 두렵지만 두근거리는 가슴으로 내 앞에 제시된 가능성이 무궁무진하게 느껴지는 ‘초심자의 마음가짐’을 가져야 한다.
SNS를 조금만 살펴보면 세상엔 뭐든 잘하는 사람이 너무도 많다. 성과가 전부인 시대, 모든 사람이 최선을 다해 끊임없이 자신의 잠재력을 극대화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세상에서 우리는 점점 지쳐간다. 모든 기술이 경쟁이 되어버렸고, 모든 행동에는 목적이 필요해졌다. 잘할 가능성이 없는 새로운 일을 일단 시작해보는 사람은 바보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목적이 단지 재미가 되면 안 되는 걸까? 이 책의 저자는 인생의 버킷리스트인 서핑을 시작하며 그저 그런 서퍼가 되는 걸 목표로 삼았고, 주위 사람들의 비웃음에도 재미를 찾아 미대생이 되었다. 잘해야 하는 것 말고, 그냥 즐겁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취미가 필요하다면, 이 책에서 소개하는 즐거운 일 중에서 하나 골라보자.
퇴근하고 침대에 누워 유튜브를 보고 있으면 재미있게 사는 사람이 많다. 유행하는 레시피를 모두 따라 하는 쿡방 유튜버, 서툰 손재주로도 뜨개질과 펀칭니들에 도전하는 사람들, 소소한 취미로 하루를 부지런히 채우고 ‘갓생’을 살아내는 사람들을 보면 덩달아 기분이 좋아지고 힐링이 된다. 그러나 남이 즐기는 모습을 보며 대리만족을 느끼는 걸로 과연 충분할까? 먹방 시청보다 내가 직접 맛보는 게 즐겁고, 끝내 성공하지 못하더라도 직접 몸을 움직여 뭐든 배워보는 그 자체로 재미있다.
퇴근하면 할 게 없는 직장인, 하고 싶은 게 너무 많은 꿈 부자, 나만의 시간이 필요한 당신! 완벽하지 않아도 된다. 일단 시작하면 어제보다 조금 더 행복한 나를 만날 수 있다. 재미있게 살아가는 사람들을 부러워한 적이 단 한 번이라도 있다면, 당신에게는 오늘 ‘일단 해보기의 기술’이 꼭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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