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특수 누리는 골프장

2021.06.07 09:48:53 호수 1326호

딴 데는 불황인데 나홀로 호황

코로나19의 여파로 인해 산업 전반에 불황이 드리워졌지만, 골프 산업만큼은 예외다. 골프장의 경우 예약하는 게 ‘하늘에 별따기’일 정도로 수요가 급증하면서 때 아닌 호황을 맞고 있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가 발표한 지난해 골프장 경영실적 분석(잠정) 자료에 따르면 257개 회원·대중제 골프장의 지난해 영업이익률(제주도 제외)은 31.6%였다. 이는 전년 대비 9.1% 오른 수치이며, 역대 최고치다.

가파른 성장

골프장 영업이익률은 2009년 24.1%를 찍은 이후 2018년까지 10%대를 유지해왔다. 지난해 유가증권시장 상장기업의 영업이익률이 5.5%에 불과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골프장이 얼마나 장사가 잘 되는지 알 수 있다.

특히 167개 대중제 골프장은 지난해 무려 40.4%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2019년 33.2%보다도 7.0%나 올랐고, 2009년 39.1% 이후 가장 높은 실적을 기록했다.

연도별로는 2005년 49.1%로 최고치를 기록한 후 2014년에는 27.5%까지 낮아졌다가 다시 상승세를 보였다. 기업이 영업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현금 창출 능력을 나타내는 수익성 지표인 EBITDA률은 지난해 50.0%로, 전년 대비 5.2% 포인트 상승했다.


대중제 골프장의 경우 정부의 세금 감면 혜택과 더불어 코로나19로 인한 호조로 막대한 영업 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분석된다. 세금 혜택 감면을 받고도 골퍼가 몰려들자 이용료까지 올린 것이 사상 최대 영업이익의 배경이다. 이로 인해 무늬만 대중제 골프장에 대한 규제가 시급하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해도 너무한 이용료 인상
이참에 한몫 잡겠다 술수?

지난해 90개 회원제 골프장의 영업이익률은 18.1%였다. 이는 전년(7.2%) 대비 10.9% 상승한 수치다. 2010년(11.8%) 이후 최고실적이기도 하다.

연도별로는 2014년 -4.7%로 최저치를 기록한 후 2017년에는 흑자 전환했고, 점차 상승세를 보여왔다. EBITDA률은 지난해 27.6%로 2019년보다 9.7% 상승했다.

적자를 기록한 골프장은 절반 이하로 줄었다. 회원제 골프장은 90개 중 13개가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대중제 골프장은 167개 중 영업손실을 기록한 곳은 단 2개에 불과했다.

레저산업연구소 관계자는 “최근 몇 년 전부터 20~30대 골퍼가 증가했고, 코로나19로 인해 해외여행을 못 하기에 국내 골프장으로 몰리고 있다”며 “골프장의 주된 수입원인 입장료·카트피도 크게 인상된 것이 국내 골프장의 막대한 영업이익의 배경”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현상은 제주특별자치도 내 골프장에서 어렵지 않게 목격할 수 있다. 지난해 제주도 내 골프장 이용객은 239만9511명으로 전년(209만1504명) 대비 14.7% 증가했다. 특히 하반기에는 29%나 증가하는 등 특수를 누렸다. 골프장의 경우 다른 스포츠와 달리 영업에 제한이 없다는 게 이점으로 작용했다.

제주도 내 골프장의 호황은 올해도 계속되고 있다. 지난 4월 도내 골프장 그린피는 지난해 9월과 비교해 적게는 10%에서 많게는 30%이상 올랐다.

A 골프장 주중 그린피는 지난해 9월 1인당 10만2000원에서 15만5000원으로, 주말에는 14만2000원에서 19만5000원으로 6개월 사이에 5만원이나 올렸다. B 골프장은 주중 8만원에서 12만원, 주말 11만원에서 16만원으로 인상했으며, C 골프장은 주중 15만원에서 18만1000원, 주말 20만4000원에서 24만4000원으로 대폭 인상했다.

한마디로 대다수의 도내 골프장들이 가격을 대폭 인상하며 코로나19 기간 동안 한몫 잡겠다는 의지가 뚜렷하다. 이에 제주를 찾는 이용객뿐 아니라 제주지역 도민 사회에서도 공분이 커지고 있다.


영업이익률 사상 최고치     
예약은 ‘하늘에 별 따기’

가격 인상뿐 만이 아니다. 골프장 예약 및 운영과정에서 횡포를 부리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일부 골프장은 3인 예약에도 4인 그린피를 부과하는가 하면, 2인 예약 시 패널티 형식으로 초과요금을 요구하기도 한다. 초과예약은 물론 티오프 간격 단축, 팀 끼워 넣기 등 운영상 문제가 야기될 정도로 무분별하게 운영하는 곳도 있다.

이런 호황임에도 불구하고 제주 골프장 30곳 중 5곳만 지방세를 체납하고 있다. 누적액만 235억원에 달한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기준 제주도 내 대중제 골프장의 그린피는 주중 평균 11만7000원, 주말 평균 15만5000원으로 그해 5월보다 9.3%와 8.3% 인상됐다. 회원제 골프장의 비회원 그린피도 주중 15만9000원, 주말 20만2000원으로 10.7%와 7.1% 올랐다.

잇속 채우기

일부 골프장은 올해 다시 요금을 3~5% 인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모 골프장은 지난해 초 평일 8만6000원과 주말 12만5000원이던 그린피를 현재 평일 18만원과 주말 20만원으로 2배가량 올리는 등 요금 인상이 이어지고 있다.

이렇게 되자 코로나19를 계기로 막대한 수익률을 기록하면서도 이용료를 계속 올리는 대중제 골프장에 대한 세금 감면 혜택을 철회해야 한다는 비판적인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대중제 골프장 설립 취지에 맞게 골프 대중화에 적극 나서지 않을 경우에는 ‘체육시설 설치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 비회원제를 신설해 세금 감면 혜택을 축소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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