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러니스트

2021.05.03 09:40:27 호수 1321호

유영만 / EBS BOOKS / 1만8000원

내 삶의 절정을 향해 뚜벅뚜벅 걸어가는 아이러니스트로 사는 법
바뀌어야 살아남고 적응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강요가 암묵적으로 합의된 시대에, 나다움을 지키며 변화를 선도하는 리더가 되는 방법이 있을까? 유영만 교수는 철학자들이 생(生)에 대한 치열한 고민 끝에 착안해낸 개념들에 대한 통찰과 함께, 나다운 나, 그래서 어제와는 다른 나로 사는 구체적이고 매우 현실적인 방법을 제안한다. 바로 아이러니스트(ironist)가 되라는 것이다.
아이러니스트는 철학자 리처드 로티가 창안한 개념으로 기존의 문법을 파기하고 자기만의 언어 사용 방식으로 자신의 삶을 이전과 다르게 만들어가는 시인이나 소설가와 같은 사람을 지칭한다. 아이러니스트는 지식과 열정, 과학과 기술, 주체와 객체, 객관과 주관, 원인과 결과, 성공과 실패, 말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구분하며 편을 가르고, 한계를 설정하며, 벽을 세우는 통념과 상식에 의문을 제기한다. 지혜와 지식, 차이와 사이, 경계와 관계, 행위자와 비행위자 등 개념에 대한 재정의, 익숙한 것들의 재배치, 낯선 것들과의 우연한 마주침을 통해 나와 우리의 세계를 확장하고 어제와 다른 나로 거듭나는 노력을 멈추지 않는다.



모방하는 ‘~스러운’ 삶이 아닌, 유일무이한 ‘나다운’ 삶을 사는 지혜
정답 찾기보다는 질문하는 능력 키우기, 비정상적인 질문을 하고 비정상적인 답을 찾아오는 법, 생각하는 사람이 아니라 행동하는 사람 되기, 상식에 시비 걸기, 세상을 정의하는 나만의 언어를 갖는 방법, 부정적인 사고를 긍정적인 사고로 바꾸는 은유법의 비밀, 나 아닌 다른 행위자와 만나는 법, 공감 능력과 창의적 아이디어의 상관관계, 언어를 통해 나의 한계를 넘어서는 법, 새 시대를 선도하는 ‘사이 전문가(호모 디페랑스)’ 되는 법 등 누군가의 삶을 모방하는 ‘~스러운’ 이류의 삶이 아닌, ‘유일한 나’로 살아가기 위한 최소한의 덕목, 그것을 갖추는 실제적인 방법을 담고 있다.
이 책은 단순히 철학 개념을 통찰하고 해설하는 데 목적이 있지 않다. 저자는 “철학은 내 삶을 들여다보는 각성이고, 익숙한 것과 과감히 이별하는 결단이며, 누구도 가보지 않은 길을 향해 걸음을 내딛는 용기”라고 한다. 지혜를 얻기 위한 몸부림과 안간힘이 곧 철학하는 것이다.
삶의 철학자들은 우리에게 도전을 부추기고, 낯선 것들을 만나러 떠나라고 등을 떠밀며, 거짓말하는 머리가 아닌 정직한 신체의 말에 귀 기울이라고 한다. 그리고 지루한 삶을 나태하게 지속하는 이들에게 경고한다. 자기 체험이 없는, 세상의 비난과 조롱을 두려워하는 책상머리의 발상은 무의미하다. 사람은 생각한 대로 살지 않고 행동한 대로 사는 것이라고. 버리지 않고 바꾸지 않고 행동하지 않으면, 당신이 살고 싶은 그런 삶은 살 수 없을 것이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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