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속기획]'일감 몰빵' 기업 내부거래 실태(67)아주그룹-아주프론티어-아주글로벌-아주아이티

2012.09.07 14:48:40 호수 0호

기대야 사는 '아주 삼총사'

[일요시사=김성수 기자] 기업의 자회사 퍼주기. 오너일가가 소유한 회사에 일감을 몰아주는 '반칙'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시민단체들이 귀에 딱지가 앉도록 지적해 왔지만 변칙적인 '오너 곳간 채우기'는 멈추지 않고 있다. 보다 못한 정부가 드디어 칼을 빼 들었다. 내부거래를 통한 '일감 몰아주기'관행을 손 볼 태세다. 어디 어디가 문제일까. <일요시사>는 연속 기획으로 정부의 타깃이 될 만한 '얌체사'들을 짚어봤다.



레미콘에서 금융, 관광레저, 부동산개발 등으로 사세를 확장하고 있는 아주그룹은 지난달 말 기준 총 23개(해외법인 제외)의 계열사를 두고 있다. 이중 오너일가 지분이 있으면서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회사는 '아주프론티어'와 '아주글로벌' '아주아이티'등이다. 이들 회사는 계열사들이 일감을 몰아줘 적지 않은 실적이 '안방'에서 나왔다.

자생력 제로

아주프론티어는 부동산 개발 및 관리, 부동산컨설팅, 부동산금융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부동산 전문업체다. 아주그룹은 국내외 부동산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하기 위해 2007년 아주프론티어를 설립했다.

문제는 아주프론티어의 자생력이다. 계열사들이 '힘'을 실어주지 않으면 사실상 지속이 불가능한 형편.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분석 결과 매출 전부를 내부거래로 채우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를 통해 매년 40억∼60억원대 고정 매출을 올리고 있다.

아주프론티어는 지난해 매출 49억원을 모두 계열사와의 거래로 올렸다. 일거리를 준 곳은 아주산업(44억원), 호텔서교(5억원) 등이다. 아주프론티어의 주거래처는 이 두 계열사다.


아주프론티어는 아주산업과 호텔서교를 등에 업고 ▲2008년 45억원(아주산업 42억원-호텔서교 2억원) ▲2009년 63억원(59억원-4억원) ▲2010년 43억원(38억원-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총매출 56억원(내부거래율 77%)을 기록한 2010년만 제외하고 100%를 '집안'에서 해결했다.

내부거래 비중이 심상찮은 아주그룹 계열사는 또 있다. 바로 아주글로벌이다.

1960년 설립된 아주글로벌은 아주그룹의 모태다. 당초 호텔, 레미콘, 아스콘, 골재 등 주요 사업들을 갖고 있다가 2000년 들어 호텔서교, 아주산업 등 다른 계열사로 넘겨주면서 수익과 몸집이 확 줄었다. 그전까지 연매출 700억∼1200억원에 달했던 아주글로벌은 알짜 사업을 모두 띠어내고 2005년부터 영업 활동이 전혀 없다가 2010년 주사업 목적을 국내외 자원개발 등 경영컨설팅으로 변경, 지난해 처음 매출이 발생했다. 당시 사명도 아주파이프공업에서 현 상호로 변경했다.

아주글로벌은 지난해 10억원의 매출을 냈다. 그런데 이 금액은 모두 아주산업에서 나왔다. 내부거래율이 100%인 셈이다.

아주그룹 내부거래와 관련해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는 회사도 있다. IT 계열인 아주아이티다.

매출 100% 계열사서 올려 "매년 수십억 거래"
오너일가 지분 소유…경영수업 황태자도 포진

1999년 설립된 아주아이티는 시스템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주로 그룹 계열사들에 공급하고 관리한다. 그동안 아주그룹 전사적자원관리와 지식통합, 화상회의 등 각종 시스템을 비롯해 아주산업·호텔서교 홈페이지, 아주로지스틱스 택배시스템, 아주렌탈 렌탈정보시스템 등도 구축했다.

매출에서 차지하는 내부거래액이 많을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그러나 아주아이티는 공시를 하지 않아 정확한 금액을 확인할 수 없다. 다만 역으로 계열사들이 공개한 특수관계자와의 매입거래 내역을 통해 어느 정도 파악이 가능하다.

아주아이티는 지난해 아주산업(28억원), 호텔서교(7억원), 아주아이비투자(7억원), 아주모터스(3억원), 아주프론티어(1억원), 브이샘(1억원), 아주아스콘(1억원) 등으로부터 48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아주산업(37억원), 호텔서교(2억원), 아주아이비투자(1억원), 아주모터스(1억원), 아주프론티어(1억원), 브이샘(1억원), 아주아스콘(1억원) 등은 2010년에도 44억원에 달하는 '일감'을 아주아이티에 넘겼다.

여기에 공시하지 않은 다른 계열사들과의 거래액을 더하면 금액은 더 커진다. 아주아이티의 2001∼2006년 매출이 20억∼70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내부거래율은 높은 수준일 것으로 추정된다.


아주프론티어와 아주글로벌, 아주아이티의 내부거래가 도마에 오를 수밖에 없는 이유는 오너일가와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금감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아주프론티어는 '오너 부자'가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문규영 아주그룹 회장과 그의 장남 윤회씨는 각각 4.1%(3만주)를 갖고 있다.

문태식 창업주의 장남 문 회장은 1978년 ㈜대우에서 직장생활을 시작, 충분히 경험을 쌓은 뒤 1983년 아주산업 영업담당 이사로 입사해 이듬해 대표이사가 됐다. 문 창업주가 명예회장으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2004년부터 회장직을 맡고 있다.

문 회장의 장남 윤회씨는 군 제대 후 현재 아주그룹에서 근무 중이다. 한국능률협회(KMA)의 '2세 경영자 교육 프로그램(FCA)'을 이수하는 등 경영수업이 한창인 윤회씨는 윤상구 동서코포레이션 대표의 딸 영란씨와 결혼했다. 윤 대표는 윤보선 전 대통령의 장남이다.

'아주 황태자' 윤회씨는 아주글로벌 지분 69.1%(36만429주)를 보유한 최대주주이기도 하다. 문 회장의 첫째동생 문재영 신아주그룹 회장(23.75%·12만3904주)과 문 창업주(0.01%·37주)도 지분이 있다.

3세 경영 채비

아주아이티는 문 회장의 둘째동생 문덕영 아주LNF그룹 회장이 지분(1%·2000주)를 쥐고 있다. 아주그룹은 2세 체제가 출범하면서 문 창업주의 장남 문규영 회장의 아주그룹, 차남 문재영 회장의 신아주그룹, 3남 문덕영 회장의 아주LNF그룹으로 분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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