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사람들, 상폐 앞둔 ‘주병진 속옷’ 신화

2021.04.30 11:36:40 호수 1320호

패션속옷 열풍의 주인공이 어쩌다…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코스닥 상장사인 좋은사람들이 상장폐지 위기에 직면했다. 패션속옷 열풍을 주도했던 과거의 발자취는 빛바랜 지 이미 오래다.
 

▲ ⓒ좋은사람들

좋은사람들은 희극인 출신 사업가 주병진씨가 1993년 5월 설립한 내의제조 업체다. 백물 위주의 내의시장에서 패션내의라는 새로운 카테고리를 창출했으며, 창업주인 주씨가 직접 속옷차림으로 광고에 출연에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답 없는 현실

좋은사람들은 이후 도·소매 종합판매 유통시장을 프랜차이즈 전문점 형태로 변환시켜 국내 내의시장의 유통 시스템에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1997년 11월 코스닥시장에 상장했으며, 개성공단에 공장을 보유했다는 이유로 ‘남북 경제협력주’로 분류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좋은사람들은 심각한 위기에 직면한 상황이다. 최고경영진이 계속해서 바뀌는 과정에서 갈지자 행보를 보였고, 이로 인해 사세가 급격히 기울어진 양상이다.

좋은사람들은 창업주였던 주씨가 경영권을 매각한 이후 미래에셋 출신인 선경래 지앤지인베스트 회장의 손을 거쳤다. 현재 경영권은 이기태 전 삼성전자 부회장의 차남인 이종현 대표가 보유하고 있다. 이 대표는 2018년 10월 제이에이치W투자조합을 통해 사실상 회사의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다만 이 대표가 경영권을 확보하는 과정에서는 심각한 잡음이 뒤따랐다. 앞서 기존 경영진은 제이에이치W투자조합을 우호세력으로 끌어들였다. 이 무렵 좋은사람들은 선 회장 측으로부터 경영권을 인수한 컨텐츠제이케이가 지분을 장내 처분하면서 경영권 분쟁이 불거진 상황이었다.

하지만 선 회장 측 기대와 달리, 제이에이치W투자조합은 대주주 지위를 얻게 된 직후 선 회장 측과 불협화음을 연출했다. 이 과정에서 창업주인 주씨는 2019년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선 회장 측 사외이사 후보로 오르는 등 기존 경영진의 ‘백기사’로 나서기도 했다.

심각한 적자…증시 퇴출 초읽기
빛바랜 과거의 영광…뒷걸음질

이 대표는 노조와의 재협상 절차를 통해 2019년 3월이 돼서야 정기주주총회를 거쳐 경영권을 확보했다.

이 대표는 이후에도 구설에 휘말렸다. 특히 이 대표가 무자본 M&A 방식으로 상장사를 인수하고, 회삿돈을 유용했다는 의혹이 대두됐다. 라임 펀드 자금이 좋은사람들 인수자금에 활용됐다는 얘기가 나오기도 했다. 

이 대표 체제에서 좋은사람들은 수익성이 심각할 정도로 악화되는 추세다. 좋은사람들은 2018년 영업이익 25억원을 냈지만, 2019년 영업손실 87억원으로 적자 전환이 이뤄졌다. 지난해에는 손실이 233억원으로 급증했다.
 

▲ 좋은사람들 본사 ⓒ카카오맵

이런 가운데 좋은사람들은 상장폐지라는 최악의 상황을 눈앞에 두고 있다. 좋은사람들은 지난달 22일 2020년도 사업보고서에 대해 감사의견 거절을 통보받았다고 공시했다. 코스닥시장 상장 규정에 따르면 감사의견 거절은 상장폐지 대상에 해당한다. 

감사를 맡았던 한올회계법인은 “회사의 자산 취득 및 처분, 매출채권과 미수금, 수수료 등 회사의 다수 거래와 관련해 충분하고 적합한 감사증거를 확보하지 못했다”며 “일부 자금 거래와 관련해 자금 출처와 인감 사용, 이사회 개최 등 적절한 내부통제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의견거절 근거를 설명했다. 

수명 다했나

한국거래소는 23일 좋은사람들의 주식 거래를 정지했다. 오는 12일까지 이의신청이 없는 경우 상장폐지 절차가 진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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