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푸스 vs 방일석 전 올림푸스한국 사장 공방전 가열 내막

2012.08.09 09:07:30 호수 0호

회사 키워놨더니 "나가라, 그리고 콩밥 먹어라"

[일요시사=한종해 기자] 디지털카메라 회사로 유명한 올림푸스가 또 시끄러워졌다. 13년간 가장 우수한 성적을 낸 방일석 전 사장을 해임하더니 이번에는 위법한 직무를 한 혐의로 형사 고소했다. 현재 올림푸스한국은 타케우치 야스오 대표의 지휘 아래 분위기 쇄신에 힘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방 전 사장과 회사 측 입장이 팽팽해 논란은 쉽게 수그러들지 않을 전망이다.



방일석 전 올림푸스한국 사장은 2000년 올림푸스한국지사가 설립되던 때부터 한국 대표를 맡은 이후 지사 설립 3년 만에 파격적 마케팅을 통해 올림푸스카메라를 국내 디지털카메라 시장점유율 1위에 올려놓았다.
지난해에는 일본인을 제외한 아시아계 인물로는 처음으로 올림푸스 본사의 집행임원(등기이사 격)에 선임되는 등 대표적인 성공한 최고경영자로 꼽힌다. 올림푸스한국의 지난해 매출은 1770억원이며 영업이익은 275억원이다.

CEO 해임으로 한일 공방

이런 방 전 사장을 올림푸스가 내쳤다. 그것도 모자라 형사 고소까지 했다. 올림푸스 일본본사는 지난 1일 홈페이지를 통해 "지난 6월 초 해임한 방 전 사장을 지난 7월27일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형사 고소했다"고 밝혔다.
올림푸스는 "사내 감사를 한 결과 나타난 사실 및 의혹을 바탕으로 방 전 사장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형사 고소했다"며 "구체적인 사항은 앞으로 조사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공표하지 않겠다"고 전했다.

또 "현재도 조사를 계속하고 있다"며 "현 단계에서 나타난 피해액은 경미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올림푸스한국의 회계감사인을 바꾸고 본사 차원에서 정기적으로 감사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올림푸스 측은 지난 6월4일 방 전 사장을 만나 급여와 퇴직금을 포기하는 것은 물론, 올림푸스 본사에 대해 어떠한 소송도 제기하지 않는다는 각서에 서명할 것을 요구했고 방 전 사장이 이에 불복하자 즉각 해임절차에 착수, 다음날인 5일 방 전 사장을 전격 해임했다.

방 전 사장의 친동생인 방인호 의료사업본부장(상무)도 같은 달 7일자로 대기발령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올림푸스한국은 타케우치 야스오 신임 대표의 명의로 보도자료를 내고 "방 전 사장의 해임에 따라 한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고객과 거래처, 주주 등 이해관계자에게 심려를 끼친 점을 사과한다"며 방 전 사장의 해임에 대해 설명했다.


올림푸스는 "방 전 사장이 올림푸스한국을 경영하는 과정에서 위법한 직무행위가 있었던 점이 조사를 통해 드러났다"며 "위법행위를 한 사람에게 사장의 직책을 맡기는 것이 준법경영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지난 4일 올림푸스한국의 주주총회 결의를 통해 방 전 사장을 해임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위법행위를 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올림푸스, 방 전 사장 위법 직무 혐의로 형사 고소
위법행위 VS 명예훼손 "중대비위사실 밝혀라"

당시 올림푸스 측은 "현재 추가적인 위법행위 여부 확인과 준법경영 실태를 조사하기 위해 사내 감사를 실시하고 있다"며 "감사가 끝나고 공개해야 할 사실이 있다면 신속하게 발표하겠다"고 전했다.

방 전 사장 측은 즉각 반박에 나섰다. 현재 올림푸스 한국은 이익잉여금 800억원과 1100억원 상당의 사옥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올림푸스한국의 주식을 올림푸스가 100% 소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방 전 사장은 "한국 법인의 장악을 노린 본사의 일방적인 조치"라고 주장하고 있다.

방 전 사장의 법무 대리를 맡은 법무법인 바른의 한 관계자도 "해임을 통보할 당시에는 위법사실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이 독단경영이 이유라고 하더니 이제 와서 말을 바꾸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면서 "추이를 지켜보면서 명예훼손으로 제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올림푸스 측 법무대리인인 태평양 관계자는 "현시점에서 비위행위를 밝히긴 어려우나 그 내용을 방 전 사장에게 분명히 통보했다"면서 "비위의 경우 일반적인 주총 소집절차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 해임절차가 적법하다"고 주장했다.

양측의 주장이 극명하게 엇갈리는 상황이다. 사정이 이러자 일각에서는 그룹 내 경영진의 힘겨루기에 방 전 사장이 희생양이 된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라인 잘못 탔나?

지난해 올림푸스는 17억달러에 달하는 회계부정이 적발돼 기존 경영진이 교체됐다. 당시 회계부정 핵심 인물 중 하나인 기쿠가와 쓰요시 전 회장을 포함한 경영진 3명과 증권사 사장 4명이 체포됐다. 방 전 사장은 쓰요시 전 회장의 최측근이었다. 한마디로 라인을 잘못 탔다는 것.

이밖에도 일본 본사 상황과는 무관하게 방 전 사장이 대리점 개설 등의 과정에서 개인적인 지분을 확보하고 이익을 취했다는 말도 흘러나고 있으며 방 전 사장이 한 의료벤처업체 지분을 인수한 것이 문제가 됐다는 설도 나오고 있다.


아직까지 확실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방 전 사장이 정말 비위행위를 했는지, 했다면 비위행위가 무엇인지, 아니면 올림푸스가 일방적인 조치를 단행한 것인지에 대해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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