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어가는 현대인 ‘뇌’ 회춘법

2009.01.20 10:18:24 호수 0호

독서 ‘스스로 생각하는’ 전두엽 자극
게임·TV 후두엽·측두엽만 영향

자기개발의 효과를 넘어서 한가한 시간을 보내기에 책만큼 좋은 도구는 없었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책보다 훨씬 속도감 있고 머릿 속 상상이 아닌 당장 눈으로 볼 수 있는 영상을 보여주는 TV와 게임이 등장하면서 책의 설 자리는 좁아졌다.
TV는 이미 대중의 ‘오락기’로 자리 잡았고 게임의 경우 중독이라는 단어가 많이 등장할 정도로 심각한 양상까지 보이고 있다. 실제로 얼마 전 만9세부터 49세까지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조사결과, 조사 대상자 10명 중 7명 가량이 현재 게임을 이용하고 있으며 하루 평균 72.4분 정도 게임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독서의 자리를 좁히고 있는 TV나 게임이 뇌에 미치는 영향이다. 언뜻 보기에는 집중을 해야 하기에 뇌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으나 전문의들은 진정한 뇌 발달을 위해서라면 게임보다는 ‘독서’를 선택하라고 충고한다. 특히 과도한 업무, 스트레스로 더 빨리 늙어버리는 현대인의 ‘뇌’에게 독서야말로 꼭 필요한 영양분이라고 강조한다.



독서 vs게임 vs TV
뇌에 미치는 영향은?

독서와 게임 그리고 TV가 뇌에 미치는 영향은 한 번에 쉽게 설명되기 어렵다. 하지만 전문의들은 공통적으로 뇌 발달에 독서를 꼽는다.
서울브레인신경과 이일근 원장은 “독서는 단순한 운동과 단순한 직선적인 단위사고보다 복합적이고 추상적인 사고 과정을 필요로 한다”며 “간접 경험과 사고를 통한 대뇌 활동이 훨씬 더 많은 뇌 부위를 동원하므로 뇌 전체적인 기능 강화와 뇌 운동을 위해서는 사고 과정이 동반된 독서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뇌 발달에 도움이 된다는 일부 게임기의 경우 손의 사용으로 이에 해당하는 뇌의 기능이 강화될 수는 있으나 이는 기능 강화나 기능 훈련에서 해석할 수 있을 뿐이며 ‘뇌를 젊게 한다’는 의미와는 다르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일반적 게임의 경우 뇌 발달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될지는 아직 연구돼 있지 않으나 게임할 때 나오는 뇌파는 20㎐(초당 주파수) 이상의 하이-베타파로 학습능력 증진과는 거의 무관하고 뇌에 피로를 가중시킬 뿐이라고 알려져 있다. 

무엇보다 이 주파수 외에도 현재 가장 강력하게 대두되는 이론은 ‘전두엽’과 관련된 사항이다.
TV와 동영상, 게임 등 3가지와 독서를 비교했을 때 앞의 3가지는 즉각적인 자극과 반응을 필요로 하는 시청각 자극을 주지만 독서는 곁에서 누가 읽어주지 않는 한 청각은 없고 아주 단조로운 시각자극뿐이다. 그리고 바로 이 점이 뇌에 미치는 영향에 큰 차이를 부르게 된다.
행동은 후두엽과 측두엽에서 뇌 중앙 부위인 변연계를 통해 감정을 유발하고 여기에서 이뤄진 감정과 인식이 전두엽으로 전달되는 과정을 거친다.

그런데 동영상이나 TV, 게임은 후두엽의 시각중추와 측두엽의 청각중추를 강하게 자극하지만 인간의 가장 고위 정신기능이 일어나는 전두엽의 기능에는 거의 자극을 주지 않는다. 즉 일차적 감각과 감정에는 영향을 미치지만 ‘인지’와 ‘스스로 생각’하는 것과는 거리가 먼 것.
그렇지만 독서는 단순한 만큼 상상하고 연상하는 기능이 필수적이다. 결국 능동적 프로세스를 하지 않을래야 않을 수 없어 전두엽 발달에 많은 도움을 주면서 두뇌 발달에 좋은 영향을 주게 된다.

인간은 출생시 1000억 개의 뇌세포를 가지게 되며, 영-유아-청소년기를 적절하게 발달된 뇌는 20대 전후로 가장 활발한 기능을 발휘한다고 알려져 있다.
뇌 신경세포는 출생 이후 정상적으로도 일정량이 점차 없어지게 되는데 뇌세포의 수가 많기 때문에 대다수의 사람들은 사망에 이를 때까지 정상적인 사회 활동 및 뇌기능을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스트레스가 뇌에 가장 좋지 않은 요인 중 하나로 작용하고 있다. 정확한 기전을 알려지지 않았으나 스트레스나 과도한 업무는 뇌의 과부하를 초래하고 당연히 과부하는 해당 장기(뇌, 심장 등등)의 노화, 고장(질병)을 일으키게 된다고 추정되고 있다.

분당차병원 신경과 김현숙 교수는 “아직 스트레스를 받을 때 뇌세포가 어떤 반응을 일으키는지 정확한 기전은 알려져 있지 않으나 ‘글루타메이트’가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추측된다”고 말했다.
글루타메이트는 뇌의 신경세포를 활성화하는 정상 신경전달물질로 세포로 칼슘과 나트륨 이온을 유입시켜서 뇌신경 세포의 기능을 촉진한다.

늙어가는 현대인의 뇌
운동하고 책 읽어라

스트레스를 받을 때에도 글루타메이트가 분비되는데 오랜 기간 스트레스를 받으면 글루타메이트가 비정상적으로 장시간 분비되고 분비된 양도 많아져서(과잉작용) 세포 속으로 계속해서 칼슘과 나트륨 이온이 유입된다. 이때 뇌세포가 칼슘과 나트륨 이온의 농도를 정상 상태로 조절하지 못하면 세포 사멸이 일어나게 된다.

김현숙 교수는 “결국 스트레스 및 과도한 업무에 의해 뇌 세포가 지속적인 흥분상태에 시달리다가 한계를 넘어서게 되면서 뇌세포가 소실돼 뇌의 기능저하가 유발될 수 있다”고 정리했다.
그렇다면 과도한 스트레스로 인한 ‘뇌’의 기능저하를 막으려면 어떤 방법을 쓸 수 있을까. 가장 대표적 방법은 독서와 운동이다.
옳고 그름을 판단하거나 충동을 억제하는 기능 등의 고위 기능을 담당하는 전두엽의 발달을 위해서는 앞서 설명한 대로 독서가 큰 도움이 된다.

팔이나 다리 등 인체를 움직이는 운동도 단순히 동작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뇌를 움직여야 하기 때문에 뇌의 활성화에 좋으며 특히 운동을 하면 운동연합피질, 전두엽의 추상적 공간지각 부위 등에도 좋은 영향을 미쳐 뇌 발달에 자극을 준다.
알코올은 신경독소가 되므로, 술을 많이 먹는 것은 뇌 노화를 유발해 좋지 않고 우울증이 있는 경우 기억력 감퇴가 나타나기 쉬우므로 즐거운 생활로 우울증을 예방하고 적절한 치료로 증상을 관리하는 것이 좋다.

한편 이웃나라 일본에서는 독서열풍이 한창이다. 요미우리 신문은 최근 여론조사 결과 ‘한 달에 책 한 권 이상을 읽었다’고 대답한 사람이 지난해 조사 때(48%)에 비해 6% 늘어난 54%였다고 보도했으며, 일본 청소년 사이에는 편리함 등의 장점으로 휴대전화 소설이 일반화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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