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대웅의 영사기] 영화 <도둑들> 기적을 훔치다

2012.07.23 15:41:35 호수 0호



[일요시사=박대웅 기자] 누구나 기적을 꿈꾼다. 하지만 '상식으로 생각할 수 없는 기이한 일' '신에 의해 행해졌다고 믿어지는 일'이라는 사전적 뜻을 가진 '기적'은 누구에게나 쉽게 일어나는 일은 아니다. 여기 불가능을 가능케하며 기적을 전공으로 삼는 이들의 이야기가 있다. 바로 영화 <도둑들> 속 '도둑'의 삶이 그렇다. 타인의 물건을 훔치고, 타인의 노력에 기생해서 사는 도둑들이 기적을 행한다는 말은 어찌 보면 '아이러니' 그 자체다. 



하지만 영화 <도둑들> 속 10인은 상식적으로 불가능한 것을 가능케하며 신도 놀랄만한 일들을 해낸다. 관객들은 이런 도둑들의 기적에 가까운 행보에 쾌감을 느낀다. 아울러 이들은 기적은 찾아오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노력해 쟁취하는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그 중심에는 작전 설계자 '마카오 박(김윤식 분)'이 있다. "기적이 우리의 전공이죠"라고 당당하게 말하는 마카오박은 10인의 도둑들을 이끌고 1개의 다이아몬드를 차지하기 위해 움직인다. 

기적을 꿈꾸는 마카오박은 미모를 겸비한 전설의 금고털이 '팹시(김혜수 분)', 크게 한 탕하고픈 한국팀 보스 '뽀빠이(이정재 분)'와 대척점을 이루며 극을 이끈다. 여기에 범죄가 있는 곳에 '예'하고 달려가는 줄타기 전문가 '예니콜(전지현 분)', 은퇴 말년의 생계형 연기파 도둑 '씹던껌(김해숙 분)', 소심한 총잡이 '앤드류(오달수 분)', 순정파 신참 도둑 '잠파노(김수현 분)'가 가세한다. 아울러 중국 도둑의 리더 '첸(임달화 분)'과 냉정한 금고털이 '쥴리(이신제 분)', 행동파 총잡이 '조니(증국상 분)'까지 더해지면서 마침내 10인 10색의 기적의 꿈은 시작된다. 

의리와 사랑보다는 배신이 더 익숙한 이들 10인의 도둑들은 각각의 방식으로 '태양의 눈물'이라는 기적에 도전한다. 이 과정에서 보여지는 10인의 캐릭터는 각자의 매력과 역사를 반영하며 스크린 속에서 살아 숨쉰다. 또한 홍콩과 마카오, 서울과 부산 등 아시아 대표도시들을 오가며 펼쳐지는 화려한 와이어 액션과 총격전 그리고 이국적 풍경은 이 영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관전 포인트다. 

누군가는 크게 한방을 꿈꾸고, 누군가는 전설을 꿈꾸고, 또 누군가는 복수를 꿈꾸는 등 영화 <도둑들>은 10인의 도둑들을 통해 인간 군상의 다양한 이면을 다룬다. 속고 속이고, 믿고 의심하고 그리고 사랑하는 사이 영화는 '살아 남는 놈이 강하다'라는 말을 곱씹게 한다. 그리고 살아남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도둑들 역시 일반인들과 별반 다를 것 없다고 말한다. 결국 기적이란 노력의 산물이며 의리와 사랑을 지키는 것의 숭고함을 역설한다. 덧붙여 도둑들 역시 사랑-의리-배신 등 우리와 똑같은 고민 속에 살고 있다고 설명한다.

올 여름, 기적을 꿈꾸는 10인의 도둑들이 관객들의 마음을 훔치기 위해 나섰다. 


# 한 줄 정리

10인의 도둑이 일궈낸 기적의 앙상블

# 별점

★★★☆

# 개봉일

7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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