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아 3세의 상속세 딜레마

2019.08.26 10:29:49 호수 1233호

털 건 털고 지킬 건 지킨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정수 기자 = 이주성 세아제강 부사장이 세아제강지주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3세 경영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이 부사장의 지분 상속이 거론된다. 동시에 상속세 마련 여부에도 눈길이 쏠린다. 일각에선 사촌형 이태성 세아홀딩스 대표의 전력에 주목한다. 이 부사장은 회사 지분을 털어내면서 상속세를 완납했다.
 

▲ (사진 왼쪽부터)이순형 세아그룹 회장, 이주성 세아제강 부사장, 이태성 세아홀딩스 대표


이주성 세아제강 부사장은 올해 세아제강지주 지분을 꾸준히 매입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 부사장은 지난 3월 1만6961주, 6월 1000주, 7월 2만164주를 사들였다. 이번 달에는 22일까지 8282주를 추가 매입했다. 이 부사장은 총 4만6407주를 사들여 세아제강지주 최대주주(19.54%)가 됐다.

계속 매입

이 부사장이 최대주주로 등극하면서 에이팩인베스터스(19.43%)는 2대주주로 물러섰다. 에이팩인베스터스는 이 부사장의 가족회사다. 에이팩인베스터스는 부동산임대업 등을 영위한다. 수입원은 임대수익이다.

에이팩인베스터스의 주요 주주는 이순형 회장(78.02%)과 이 부사장(20.12%)이다. 이 회장의 부인 김혜영씨(0.90%)와 장녀 이주현씨(0.96%)도 약간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이 회장과 이 부사장, 그리고 김씨는 이사회 임원으로도 등기돼있다.

에이팩인베스터스의 주주 구성을 미뤄봤을 때, 세아제강지주의 지배구조는 바뀌지 않았다. 이 회장 일가의 영향력은 여전히 공고하다. 다만 이 부사장의 이름이 가장 위에 올랐다. 이 부사장의 존재감이 한층 두터워진 것이다.

이 부사장의 승격으로 3세 경영에 이목이 쏠렸다. 이 회장이 고령(1949년생)인 점도 언급됐다. 이 부사장은 이 회장의 세아제강지주 지분을 물려받을 경우, 상속세가 발생한다. 일각에선 이 부사장이 이태성 세아홀딩스 대표와 비슷하게 상속세를 준비할 것으로 본다.

이 대표는 부친 이운형 전 회장의 타계로 세아홀딩스와 세아제강의 최대주주가 됐다. 동시에 1700억원의 상속세를 부과받았다. 이 대표는 조치에 나섰다. 이 대표는 경영에 직접 참여하지 않는 세아제강의 지분을 팔았다. 이 대표의 지분은 19.12%서 한 자리 수까지 떨어졌다.


이후 세아제강은 세아제강지주와 사업회사로 분할했다. 이 부사장은 세아제강지주를 맡았고, 이 회장은 이 전 회장의 빈자리를 채웠다.

굳이 승계 순번을 따지자면 이 전 회장, 이 회장 그리고 이 대표 순이다. 그러나 이 부사장과 이 대표는 1979년생 동갑내기로 그룹의 핵심 축을 이끌고 있다. 그 이유로 이 부사장과 이 대표의 계열분리 가능성이 여러 차례 등장했다. 그룹 측은 계열분리에 대해 선을 긋고 있는 상황이다.

빨라지는 승계 시계…세금 부담 주목
사촌형 이태성 계열사 지분으로 완납

한편 이 대표는 세아제강 지분 매각으로 자금을 마련했다. 에이팩인베스터스의 지분도 적극 활용했다. 이 대표는 보유 지분 37.06%(74만1225주)를 전량 소각했다. 이 대표는 5년에 걸친 납부 끝에 지난해 상속세 완납에 성공했다.

이 대표는 세아제강과 에이팩인베스터스를 통해 상속세를 완납했다. 이 부사장의 경우, 세아홀딩스와 에이팩인베스터스에 초점이 맞춰진다.

이 전 회장 별세 이후 이 회장과 이 부사장은 세아제강지주와 세아제강을, 이 대표는 세아홀딩스를 맡았다. 시간이 지날수록 두 사촌 간 경영 분리는 굳어졌다. 그룹이 2지주사 체제로 걸음을 맞추고 있어 특별한 변화가 감지되기 어렵다.

입지는 확고하다. 이 부사장은 개인과 가족 회사 지분을 통해 확실히 자리를 잡았다. 이 대표는 상속세를 이유로 세아제강의 지분을 깎아냈지만, 세아홀딩스의 지분을 꾸준히 확보했다. 현재 이 대표는 35.12%로 세아홀딩스 최대주주다. 이 대표의 모친 박의숙 세아홀딩스 부회장은 10.65%, 이 대표의 개인회사 에이치피피는 5.38%를 보유 중이다. 모두 더하면 절반이 넘는 지분이다.
 

이 대표는 경영에 직접 참여하지 않는 세아제강 지분을 매각했다. 이미 세아홀딩스는 이 대표 체제로 굳어졌다. 이 부사장이 해당 지분을 정리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이 부사장은 세아홀딩스서 17.95%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이 회장은 12.66%로 그 뒤를 잇는다.

이 부사장은 세아홀딩스에 이어 에이팩인베스터스서도 상속세 자금을 마련할 것으로 점쳐진다. 에이팩인베스터스는 최근까지 세아제강지주 지분을 사들였다. 지난 1월 에이팩인베스터스스의 세아제강지주 지분은 19.36%서 19.37%로 0.01%포인트 소폭 늘었다. 당시 에이팩인베스터스는 세아제강지주의 최대주주였다. 이미 꼭대기에 위치하면서도 지분을 추가로 사들였다.

지분 이용


에이팩인베스터스의 세아제강지주 지분은 19.43%가 됐다. 에이팩인베스터스의 지속적 지분 매입은 이 회장 일가의 세아제강지주 지분 추가 확보 의지를 암시한다. 결국 이 부사장이 승계 과정의 일환으로 에이팩인베스터스를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세아그룹은  에이팩인베스터스를 통한 상속세 준비에 대해 선을 긋는 입장이다.


<kjs0814@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이태성 대표의 개인회사

이태성 세아홀딩스 대표 역시 가족회사를 보유하고 있다. 회사명은 에이치피피. 에이치피피는 증권투자를 비롯해 스테인레스관의 제조와 판매, 부동산 매매 및 임대업 등을 수행한다.

주요 주주는 이 대표(93.24%), 부인 채문선씨(6.76%) 등으로 완전한 가족회사다. 에이치피피는 세아홀딩스 지분을 매입했다. 에이치피피의 세아홀딩스 지분은 5.13%서 5.38%로 늘었다.

이 대표는 공고한 경영권 구축에 힘쓰는 모양새다. 이주성 부사장 역시 에이팩인베스터스를 통해 세아제강지주의 지분을 사들이고, 향후 지배력을 확장하겠다는 의중을 보였다.

한편 에이치피피의 지난해 매출액은 276억원이었다. 직전년도 매출액 264억에 비해 규모는 증가했다.

다만 1억원의 영업손실과 5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봤다. 직전년도 25억원의 영업이익과 2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비교했을 때 대조되는 수치다.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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