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재희의 패스미스] 진정한 무적함대로 우뚝 선 스페인

2012.07.02 12:49:31 호수 0호

 

[일요시사=심재희 칼럼니스트] 스페인은 장점들이 모두 살아났고, 이탈리아는 불안요소가 드러났다. 확실한 플랜B를 보유하고 있던 스페인이 여유 있는 승리와 함께 유로 2012 우승의 영광을 안았다.



스페인이 이탈리아를 결승전에서 물리치고 유로 2012 정상의 자리에 올랐다. 의심할 여지 없는 완벽한 우승이었다. 조별예선 1차전에서 이탈리아와 비긴 이후 쾌속행진을 거듭하면서 우승까지 내달렸다. 진정한 무적함대로 우뚝 선 스페인이다.

사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스페인에 대한 전망은 그리 밝은 편이 아니었다. 물론 특유의 '티키타카'가 살아 있었기에 우승후보로 거론됐지만, 주축 선수들이 빠져 있어 불안불안했다. 유로 2008과 2010남아공월드컵 우승의 주역이었던 카를레스 푸욜과 다비드 비야가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해 고전을 예상하는 전문가들도 적지 않았다.

차와 포를 뗀 스페인이었지만 그들은 더 강해진 모습이었다. 비센테 델 보스케 감독의 변화무쌍한 전술과 선수 기용과 함께 선수들의 능력은 극대화되었다. '가짜 9번'으로 불렸던 제로톱 전술은 상대의 허를 찔렀고, 후반부에 등장하는 정상적인 원톱 전술은 플랜B로서 가치를 더했다. 유로 2008과 2010남아공월드컵에서 우승했을 때보다 더 다양한 모습으로 여유 있는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스페인의 우승이 더 큰 의미가 있는 것은 '팀'으로서 더 강해졌다는 점이다. 비야와 푸욜이 없었고, 토레스도 선발로 좀처럼 나서지 못했다. 하지만 슈퍼스타들이 빠진 상황에서도 그들은 매우 강했다. 선수들이 하나의 팀으로서 뭉치면서 1+1을 3 이상으로 만들었다. 같이 공격작업을 진행하고, 함께 상대 공격을 막아내면서 한층 더 업그레이드 된 스페인의 모습을 보였다.

반면에 확 달라진 모습으로 결승까지 오른 이탈리아는 약점이 나타나면서 힘 없는 패배를 당했다. 부상으로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던 조르지오 키엘리니와 티아고 모따가 부상으로 쓰러지면서 팀의 중심축이 무너졌고, 안토니오 디 나탈레라는 플랜B도 예선과 같은 맹활약을 펼치지 못하면서 고개를 숙였다. '프란델리 매직'을 또 한 번 기대했지만, 마법에 대한 기대가 한계점을 드러나면서 우승의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스페인은 유로 연속 우승과 유로-월드컵-유로 3회 연속 우승을 달성했다. 자연히 2014브라질월드컵 우승에 대한 관심이 모아진다. 현재 페이스와 선수들의 기량이라면 가능성은 충분해 보인다. 아울러 어떤 팀이 스페인의 질주를 막아설 수 있을 지도 큰 관심거리다.

스페인의 우승으로 막을 내린 유로 2012. 더 빨라지고 더 세밀해진 유럽축구의 진수를 볼 수 있었던 멋진 대회였다. 스페인을 비롯해 부활을 알린 '아주리군단' 이탈리아, 더 강력해진 '전차군단' 독일, 세대교체에 성공한 '뢰블레' 프랑스, 예선탈락 했지만 인상적인 경기력을 보였던 크로아티아와 러시아 등이 새벽잠을 포기한 것을 후회하지 않게 만든다.

그러고 보면 정말, 유럽은 넓고 강팀은 많다.

OBS 축구해설위원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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