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부친상 한국당 총출동 속사정

2019.01.14 10:19:43 호수 1201호

대세가 맞긴 맞는데…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주가가 천정부지로 뛰고 있다. 이미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 내에서는 그에 대한 재평가가 활발히 진행되는 중이다. 이는 미풍이 아니다. 복수의 한국당 관계자들은 오는 전당대회(이하 전대)서 ‘오세훈발 광풍’을 예고했다.
 



“최근 오 전 시장을 언급하는 사람이 부쩍 늘었다. 지난 총선 때 어떻게 선거운동을 펼쳤는지까지 회자된다.”

한 초선 의원실 보좌진이 최근 당내 오 전 시장의 상승세를 언급하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오 전 시장 측근이 말하길 서글서글한 인상이라 사람이 무르다고 보일 수 있지만, 실상은 자기 신념에 대한 고집이 굉장하다고 한다”며 오는 2월27일에 열리는 한국당 전대서의 선전을 기대했다.

인산인해

한국당 인사들은 지난 7일, 오 전 시장의 부친상 장례식장에 총출동했다. 이날 빈소가 차려진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는 김병준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 위원장과 나경원 원내대표, 정양석 원내수석부대표 등 현 지도부는 물론 홍준표 전 대표, 김성태 전 원내대표, 배현진 전 비대위 대변인 등 이전 지도부도 자리했다.

김영우, 김선동, 김재원, 김현아, 윤영석, 윤종필, 원유철, 송석준, 정유섭, 전희경, 주광덕, 황영철 의원 등 현역들의 조문행렬도 이어졌다. 이들뿐 아니라 권영세 전 의원, 이재오 상임고문, 정두언 전 의원, 황우여 전 원내대표 등 적진 의원들도 빈소를 찾았다.


그 외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와 정병국 의원, 박수현 국회의장 비서실장,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장동현 SK주식회사 사장 등이 빈소를 찾아 오 전 시장을 위로했다.

현재 오 전 시장은 한국당 국가비전미래특별위원회 위원장직을 맡고 있는 만큼 한국당 소속 의원들이 조문을 오는 것은 당연하다. 인연이 있는 전직 의원들과 타당 인사들의 조문도 마찬가지다. 그럼에도 한국당 관계자들은 이번 부친상을 통해 오 전 시장의 달라진 당 내 위상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입을 모은다.

재선 의원실 보좌진은 “일요일(지난 6일) 오전에 상을 당하셨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의원에게서 바로 연락이 와 언제 (빈소로) 갈지 물어보더라”라고 말했다.

대부분의 의원들이 빈소를 찾은 지난 7일 국회는 썰렁함마저 느껴졌다. 다른 초선 의원실 관계자는 “모두 장례식장으로 갔다. 아마 한국당 의원은 전부 다 갔을 것이다. 우리 의원도 일찍 출발했다”고 귀띔했다.

오 전 시장이 밝힌 보수단일대오 형성에 지지를 보내는 사람이 당내서 늘어나고 있다. 그는 지난해 11월29일 자신의 복당 환영식에 참가해 “야당이 단일대오를 형성하지 못하고 지리멸렬해 있기 때문에, 실정을 거듭함에도 불구하고 (여당이)20년 장기집권 가능하다는 이야기를 국민 앞에서 겸손치 않게 반복하는 것 아닌가”라며 “미력하나마 보수의 단일대오를 형성하는 데 기여하고자 (한국당에)다시 입당하게 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오 전 시장은 강력한 당권주자다. 한국당은 오는 전대를 통해 차기 당 대표를 선출한다. 지난 2일 한국당 대구시당 당사서 열린 간담회서 “(당 대표 출마를)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오 전 시장은 전대 출마를 고심 중이다. 지도체제가 아직 결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는 출마 가능성을 내비친 자리서 “한국당 내부적으로 지도체제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는 상황서 당 대표 출마 여부를 결정짓는 것은 이르다”며 “당 지도체제의 결정 방식에 따라 전대 투표 방법도 달라지기 때문에 진행사항을 계속 지켜보고 판단할 예정”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주가 폭등, 재평가 활발
이대로 2월까지 직행?

현재 한국당은 단일지도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단일지도체제는 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분리해 선출하는 방식이다. 한국당 내에서는 현 체제를 유지할지, 아니면 집단지도체제로 전환할지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집단지도체제는 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득표순으로 정한다. 한국당은 지난 20대 총선서 패한 뒤 12년 동안 유지하던 집단지도체제를 단일지도체제로 전환한 바 있다.


당권주자 입장에선 현 단일지도체제가 부담스러울 수 있다. 만약 당권 도전에 실패하면 최고위원도 될 수 없기 때문이다. 최고위원의 길이 열려 있는 집단지도체제에 비해 정치적 부담감도 크다. 결과적으로 단일지도체제는 후보들의 도전을 소극적으로 만드는 경향이 있다.

단일지도체제가 당 대표의 권한을 너무 막강하게 만든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단일지도체제에선 당 대표와 최고위원이 따로 선출되기 때문에 관계가 수직적이다. 이 때문에 최고위원이 당 대표의 폭주를 막을 방법이 없다. 반면 집단지도체제에선 당 대표 후보들이 서로 경쟁하며 선거를 치른다. 최고위원에 머문다고 해도 당 대표와 경쟁하던 관계였기 때문에 단일지도체제보다 관계가 수평적이다.
 

▲ 김용태 자유한국당 사무총장

이번에 선출되는 당 대표는 21대 총선서 공천권을 가진다. 앞서 6·13지방선거서 패하자 한국당 내부에선 단일지도체제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단일지도체제로 선출된 홍준표 당시 대표의 폭주를 막지 못해 패배했다는 지적이 나온 것.

그렇다고 집단지도체제가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니다. 당 대표와 최고위원의 관계가 수평적이고 다양한 계파가 선거에 참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당 대표의 발언권이 약해져 당이 산으로 가는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

오 전 시장의 출마 여부는 한국당 비대위가 지도체제를 결정한 이후 확실해질 예정이다. 당헌·당규개정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용태 사무총장은 지난 6일 “현재까지 지도체제와 관련해서는 어떤 방향으로 의견을 모은 바 없다”며 “앞으로 있을 의원총회서 나온 결론을 비대위서 최대한 참작해 의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비대위는 오는 17일로 예정된 전국위원회서 지도체제를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최종 결정은?

한국당 대표 출마가 유력한 이들은 대략 10여명이다. 원내에선 심재철·정우택·주호영·김진태 의원 등이 꼽히고, 원외에서는 김문수 전 경기지사, 김태호 전 경남지사 등이 거론된다. 그 외 황교안 전 국무총리, 홍준표 전 대표,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의 출마 여부가 관심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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