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조계종 승려들의 끝없는 진흙탕 폭로전 전말

2012.05.21 15:18:55 호수 0호

이러다간 오시려던 부처님도 안 오시겠네~

[일요시사=한종해 기자] 부처님 오신 날을 불과 일주일 앞둔 상황에서 스님들의 도박 동영상으로 시작된 폭로전이 멈출 줄 모르고 이어지고 있다. 조계종에서 제적당한 성호스님이 승려들의 억대 도박사건에 이어 명진스님과 자승스님 등 조계종 고위층의 '룸살롱 성매매'까지 추가 폭로하자 조계종도 성호스님을 명혜훼손으로 고소한데 이어, 성호스님이 '성폭행 사건'에 연루됐음을 주장하고 나섰다. 이에 자승스님은 지난 15일부터 참회의 뜻으로 100일 동안 108배에 들어가고 조계종 종정 진제스님도 도박스님들을 대신해 용서를 구했지만 한국 불교계의 이번 볼썽사나운 진흙탕 싸움은 쉽게 잦아들지 않을 전망이다.

'스님 억대 밤샘 도박'을 최초로 폭로한 성호스님은 지난 15일 한 라디오 방송에 나와 조계종 고위직 스님들의 룸살롱 출입과 성매수 의혹을 추가로 제기했다.



성호스님은 이날 방송에서 "명진스님하고 자승스님은 과거 강남 신밧드, 소위 풀코스 룸살롱에 가서성 매수한 사실이 있다. 그 일로 조계사 앞에서 석 달 넘게 1인 시위를 했다"며 "명진스님은 자기만큼은 (성매수를) 한 적이 없다. 좀 빼달라고 해서 빼드렸다. 총무원장 스님은 한마디가 없다"고 주장했다.

'스님 억대 밤샘 도박'
조계종의 이상한 변명

'신밧드 룸살롱 사건'은 지난 2001년 2월 조계종의 국회 격인 중앙종회의 당시 부의장이던 명진스님, 종회의원이었던 자승 현 총무원장 등이 봉은사 주지였던 A스님 등과 함께 강남 신사동 룸살롱인 신밧드에서 같은 숫자의 여종업원을 앉혀놓고 외국산 양주를 마신 사건이다.

그는 또 "자승스님이 (2009년) 총무원장 출마 전에 처자식을 숨겨둔 은처승이고 승랍(승려로 살아온 햇수)을 3년 도둑질한 도둑놈이라는 괴문건이 나돈 적이 있는데 (총무원에서) 내가 뒤에서 만들고 시켰다고 집단폭행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현직 조계종을 대표하는 원로원 중에 숨겨둔 부인이 아니라 현재까지도 결혼한 호적을 가진 분도 있다"며 "호적에도 그런데 현실적으로 숨겨놓은 마누라가 있는 게 어는 정도 되겠느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계종 스님들과 신도들은 (결혼한 스님이 있다는 것을) 다 알고 있다"면서 "(그래서) 도박은 그냥 별거 아닌 것으로 생각한다. '다반사인데 뭘 저걸 가지고 성호스님이 추잡스럽게 저러느냐' 이렇게 종단에서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승려 도박에 대해서는 "일반인은 충격적이겠지만 종회의원이나 계파별 모임이 있으면 액수도 더 크다. 언론에 나오지 않았을 뿐 외국에 나가서 필리핀, 마카오, 라스베이거스 등지에서 몇 백억 잃은 스님도 있다"며 도박이 이미 일부 승려들 사이에 퍼져 있다는 주장을 했다.

이날 성호스님은 검찰조사에서 "조계종 총무원장인 자승스님이 서울 강남의 신밧드 룸살롱에서 300만 원을 주고 술을 마시고 성매수까지 했다"며 "신밧드는 접대부만 150명으로 술 먹고 2차까지 다 한 세트로 한다. 자승스님은 술을 잘 못 마시는데 왜 이곳에 단골로 갔겠느냐. 이 술집은 2차 안 나가는 사람은 받아주지도 않는다. 오직 '오입'이 목적인 사람만 가는 곳에 승복을 입고 갔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성호스님 '룸살롱 성매수' '숨겨둔 부인' 추가 폭로
조계종 전격 대응 "성호스님, 비구니 성폭행하려 했다"

그는 또 "당시 같은 자리에 있던 원혜스님과 명진스님은 먼저 나가고 자승스님과 지흥스님은 성매매를 한 뒤 나중에 나갔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어 "성매수는 바아리죄(승단을 떠나야 하는 무거운 죄) 중 첫째인 대음계를 범한 것으로 이들은 승단에서 퇴출시켜야 한다"며 "나는 송월주 스님의 법제자로서 종단 개혁의 필요성을 말하고 있는 것"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밧드는 당시 강남권에서 전문적으로 성매매를 하는 이른바 '풀살롱'이었지만 단속 등으로 수년 전 폐업하고 현재는 다른 사람이 인수해 다른 이름으로 영업하고 있다.

조계종에서도 즉각 사태진화에 나섰다. 조계종 호법부장 정념스님은 성호스님이 출연한 라디오에 지난 16일 출연해 성호스님의 폭로에 대해 입을 열었다.

"스님들 갔다는 룸살롱
2차 반드시 나가야 했다"

정념스님은 승려들의 도박과 관련 "국민들께 머리 숙여 참회 드린다"며 "있어선 안 될 일들이 일어나 국민들에게 실망을 드려 종단 전체가 참회하고 자숙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스님들의 은처 의혹에 대해서도 "전혀 사실 무근"이라고 반박했다.

"도박이 다반사로 이뤄진다는 지적이 있다"는 사회자의 질문에는 "스님들이 5000~6000명인데 놀이문화라는 게 여러 가지 형태가 있다"며 "사회에서 말하는 도박이 있고 내기문화가 있고 또 어른들이 나이 드시면 치매에 걸리지 않도록 그걸 하면 좋다고 하더라. 화투 이런 것을. 이런 문화를 한두 사람이 얘기하는 것을 함부로 전체를 매도하는 건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전체 판돈이 4~500만원인데 마지막에 나눠 주더라"며 "내기문화 겸 또 어떤 심심풀이로 이런 것을 한 것은 있지만…. 사실은 잘못됐지만"이라고 말을 잇지 못했다.

이에 사회자가 "예를 들어 판돈이 500만원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열 차례 스무 차례 돌면 곱하기로 되기 때문에 억대로 가게 된다"고 말하자 "그건 도박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고, 내기하는데 무슨 그걸 도박판에 비교를 하냐"고 불편해 했다.

조계종, 성호스님
명예훼손 고소

'룸살롱 성매매' 폭로에 대해서는 "방송 출연에 앞서 사실관계를 확인해봤다"며 "명진스님 말씀이 자승스님은 당시 다른 곳에 있다가 중요한 얘기를 하자고 해서 왔는데, 올 때 운전했던 스님이 있고 또 장소가 적절치 않아서 오랜 시간 머물지 않고 장소를 나가셨다더라"고 전했다.

또 "어제 성매수 얘기가 나왔는데 명진스님 말씀을 빌리자면 그런 일이 전혀 없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조계종은 정념스님의 라디오 출연 이외에도 성호스님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고 성호스님이 '성폭행 사건'에 연루됐음을 주장해 조계종 승려들의 폭로전이 벼랑 끝으로 치닫고 있다.

조계종 총무원은 지난 15일부터 성호스님을 '스님' 호칭 대신 속명을 사용 '종단 제적자 정한영'으로 지칭하면서 "종단 음해 및 각종 파렴치 행위로 물의를 빚고 있는 정한영의 발언에 대해 그동안 직접 대응을 자제해 왔으나 각종 허위사실을 언론에 남발해 종단을 음해하고 있기에 더 이상 묵과할 수 없어 대응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총무원은 "(성호스님이) 2004년 12월 밤 11시쯤 사찰 내에서 비구니스님을 강제로 성폭행 하려다 비구니스님과 스님의 모친이 저항하자 스님과 모친을 밀어 넘어뜨리고 폭행했다"며 "이 폭행사건 때문에 모친은 6년간 장애를 겪고 투병하다 사망했고 비구니스님은 소장파열로 소장 제거 수술을 받고 극심한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사찰 돈으로 '링컨 LS'와 '포드 이스케이프' 등 고급 외제차를 구입해 타고 다녔다"며 차량번호를 공개했다.

정념스님 "도박 아닌 내기문화 전체 판돈 4~500만원"
부처님 오신 날 앞두고 이게 무슨 낯부끄러운 짓


또 "2011년 1월 주지직에서 해임된 사찰을 되찾겠다며 직원의 손을 드라이버로 찌르고 사찰 기물을 파손해 폭력사건으로 전주지법에서 공판이 진행 중"이라며 "주지 재직 시절 금당사 문화재 관람료를 횡령해 탕진한 사건에 대해서도 전주지검에서 수사가 진행 중"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종무원을 상대로 한 100억원 손배소, 총무원장을 상대로 한 당선무효소, 직무정지가처분, 사문서위조 등 15건의 고소 고발을 벌인자"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성호스님은 "비구니 스님 성폭행 관련 건은 종단의 강요에 의한 조작된 것"이라고 반박하면서 "외제차는 은사 스님에게 할부로 사드렸고 폭력 건은 정당방위, 횡령은 사실무근"이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조계종 내부와 일부 언론에서는 성호스님 외에 현 조계종 지도부에 불만을 품고 이번 사건을 확대시키고 있는 또 다른 세력으로 명진스님이 거론되고 있다. 이에 따라 승려들의 도박사건 자체보다도 이들의 폭로 배경에 더욱 관심이 쏠리고 있다.

명진스님의 측근으로 도박 동영상을 유포했다고 지목받은 전 조계종 총무원장 특보 김영국씨는 모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스님이 스님답지 않았다는 점이 이번 사건의 핵심이고 문제가 커진 원인인데 그걸 바로 잡을 생각은 하지 않은 채 종권 다툼으로 몰고 가는 것은 위기를 벗어나려는 꼼수에 불과하다"며 "성호스님도 명진스님도 만난 적이 없다"고 말했다.

김씨는 제2, 3의 의혹이 제기되는 상황에 대해 "현 총무원장이 진행하는 자성과 쇄신이라는 것도 자성이 우선인데, 의혹과 소문의 당사자들은 침묵만 지키기보다 해명을 해야 한다"며 "도박 얘기가 나온 게 어제 오늘이 아닌데 증거가 없다고 말하기보다 성직자에게 그런 의혹이 나온 것 자체를 부끄럽게 여겨야 한다"고 밝혔다.

룸살롱 출입 건에 대해서는 "이미 사건 당시 명진스님도 출입 사실을 인정하고 모든 공직에서 사퇴했다"며 "함께 간 자승 총무원장은 일언반구도 없는데 해명은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사건을 조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형사4부는 성호스님을 상대로 동영상 입수 경위를 포함해 고발 내용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이 성호스님의 조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도박에 가담한 승려 8명도 차례로 소환할 방침이어서 이번 수사가 불교계 전반의 각종 의혹과 비리로 확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쇄신 노력 불구
파문 가라앉기 힘들 듯

이런 가운데 자승 총무원장을 비롯해 포교원장 등 집행부 50여 명은 이번 파문에 대한 참회의 뜻으로 108배 참회 정진을 시작했다. 자승스님은 또 기획실장에 법미스님, 사회부장에 법광스님, 호법부장 서리에 정념스님을 임명하는 등 후속인사도 단행하며 적극 쇄신에 나섰다.

하지만 이런 쇄신 노력에도 이번 사건은 잇따른 추가 폭로 및 추문으로 파문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조계종의 한 관계자는 "세속에서도 지탄받을 밤샘 도박과 음주도 부끄럽고 그걸 몰래카메라로 촬영해 폭로하고 하는 것도 비불교적 행위"라며 "출가자가 본분을 잊었기 때문에 이런 일이 생긴다. 부처님은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시작하셨지만 우리에겐 부처님 법이 있느니 불법의 근본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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