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동 조절 못하는 나, ‘설마…도박중독 환자?’

2008.12.16 10:24:51 호수 0호

우리나라에는 강병규, 황기순 등 연예인뿐만 아니라 병적인 수준의 고스톱, 포커, 경마 등이 유행하고 있으며 도박중독에 빠진 사람의 수 또한 증가했다.
심지어 외국의 도박장까지 원정 가거나, 인터넷 도박 등에 빠져 패가망신하는 사람이 많이 발견되고 있다.
병적 도박은 충동을 조절하지 못하는 소위 ‘충동장애’의 하나이다.

충동장애에는 병적도박 이외에도 방화광, 절도광, 갑자기 불같이 화를 내고 참지 못하며 폭력을 휘두르나 곧 후회하는 행동을 하는 간헐적 폭발성 장애 등이 있다.
이와 같이 병적 도박 또는 도박광이란 도박하고 싶은 욕망을 억제하지 못해 반복적, 만성적 그리고 점진적으로 도박을 하게 되는 병이다.
그 결과 개인 자신이나 가정 또는 직업생활에 손해를 끼치고 결국 인생에서 파탄을 가져온다. 도박행위는 파멸을 무릅쓸 만큼 쾌감을 야기하는 강력한 유혹이다.

부모의 이혼, 별거 등 성장배경이 큰 영향 미쳐

한편 사교적 도박은 병적도박과 구별되는 것으로 이는 특별한 경우에 친지들과 모여 자신이 감당할 만큼의 금전손실을 예상하면서 그 한도 내에서 도박을 즐기는 경우이다.



병적도박 환자 국내 1~6%

병적도박 환자가 얼마나 많은가 하는 것은 정확히 알 수 없으나, 우리나라에서는 연구에 따라 약 1~6% 정도로 보고되고 있고, 미국에서는 성인의 1~3%라 한다.
남성이 여성보다 많으며 흔히 시작되는 연령은 사춘기이다.

병적도박은 가족 중에서 많이 나타난다고 알려져 있으며 남성은 아버지의 병적 도박과, 여성은 어머니의 병적 도박과 연관성이 많다.
또 도박자의 부모 중에는 알코올 중독자가 많은데 이를 통해 병적도박이 가족적임을 알 수 있다.

부모 이혼 등 성장배경 큰 영향

병적도박 환자가 되는 원인으로 여러 가지 이론이 있다.
환자의 성장 배경을 보면 15세 이전에 부모가 사망, 별거, 이혼했던 수가 많고, 부모로부터의 훈육을 못 받았거나 가혹한 훈육을 했을 때, 부모가 변덕스러울때, 그리고 돈이나 물질에만 높은 가치관을 두거나 저축·계획된 지출 등을 무시하는 낭비적 가정분위기에서 자란 경우 등이 알려져 있다.
사춘기에 도박행위를 해 볼 기회가 있었을 경우 병적도박에 빠져들 가능성이 높아진다.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적 해석은 도스토예프스키에 대한 연구를 토대로 도박행위는 자위행위를 대신한 행동이라고 했다.
즉 도박에서의 쾌감은 성적쾌감과 유사하다는 것이다. 한편 도박이나 성은 그 충동을 억제하지 못하면 파멸한다는 점에서 매우 공통적이다.

 불안·우울증에서 자살까지


병적 도박자들은 만성적이고 점진적인 도박에 대한 충동을 참지 못해 자신들의 도박에 대해 지나치게 자신만만해 하고 열정적이며 스트레스, 불안 또는 우울이 있을 때 도박에 더욱 열중한다. 그들은 평소에도 돈을 멋대로 낭비하는 경향이 있다.
그들에게는 돈이 그들의 모든 문제의 원인이고 또 해결이기도 하다. 도박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문서위조, 사기, 공금횡령, 거짓말을 하기도 하고, 반사회적 행동을 저질러 범법자가 되기도 한다.
결국 빚을 지거나 재정적 곤란에 직면해 가족이나 친지, 사회로부터 신용을 잃고, 소외당하게 되고 실직하게 되며 심지어 자살을 하기도 한다.

남자=사춘기 , 여자=중년기 시작

남자는 사춘기 때, 여자는 중년기 때 흔히 시작된다.
도박에서 일단 손을 떼지만 돈을 땄던 재미에 다시금 도박에 말려들게 되고 점차 돈을 잃는 단계로 모든 일상생활을 도박 중심으로 꾸려나가 가산을 탕진하고 직장이나 직업을 잃게 된다.
또 절망적 단계로 좀 더 많은 돈을 걸고 도박에 미친 듯이 빠지게 되며 빚도 갚지 못하고 고리대금업자에 말려들게 되고 횡령도 하게 돼 결국 범법행위로 교도소 생활을 자주 하게 된다.
대개 이렇게 되기까지 15년이 걸리나, 1~2년 만에 그렇게 되는 수도 있다.

자조집단이 예방에 큰 효과

이들은 스스로 치료를 받고자 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상담 등의 정신치료가 현실을 평가하는 능력을 키우는 데 얼마간 도움은 되지만 특수한 치료법은 아니다.
어떤 경우 약 3개월의 입원으로 격리하면 자기가 병적이라는 병식이 생기는데 이때부터 통찰적 정신치료를 시행해 볼 수 있다.
선진국의 경우 서로서로 돕는 사람들의 자조집단이 예방에 가장 효과적이라 한다.
자조집단이란 과거에는 도박환자였으나 지금은 도박에서 벗어나 정상생활을 하고 있는 사람들끼리의 모임인데 예를 들어 미국의 Gamblers Anonymous (G.A.) 같은 것이다.
이 모임에서 자신이 도박환자였다는 공개적으로 고백하고, 동료들이 도박을 더 이상 못하게 압력을 가하고, 회복된 도박자들끼리 서로 지지해 주는 것 등이 재발의 예방 효과를 나타낸다.
연세대학교 의료원 세브란스병원 정신과 이은 교수는 “도박이 우울장애, 조증, 불안, 기타 정신질환과 연관되어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는 정신과적 전문치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병적도박 환자 진단 테스트]

다음 중 다섯 가지 혹은 그 이상으로 나타나면 병적도박 환자라 진단한다.

1. 도박에 집착한다. 예를 들어 이전 도박경험을 재경험하려고 하고 다음의 모험을 건 도박에서도 불이익을 당할 수도 있음을 알면서도 하거나 계획을 세우며, 혹은 도박으로 돈을 구하는 데도 빈번한 집착을 보인다.
2. 흥분감을 맛보기 위하여 내기에 거는 돈의 액수를 늘린다.
3. 도박을 조절하거나 중지하려고 반복적으로 노력하나 성공하지 못한다.
4. 도박을 하지 않으려고 시도하면 안절부절하지 못하거나 과민해진다.
5. 당면한 문제나 불쾌감(예: 절망감, 죄책감, 불안감, 우울감)에서 벗어나려고 한다.
6. 도박으로 돈을 잃고 난 후 다음 날 잃은 것을 만회하기 위해 다시 도박하러 간다. 잃는다는 가능성의 이유로는 포기하지 못한다.
7. 도박을 하는 행위를 감추기 위해 가족이나 치료자나 다른 사람들에게 거짓말을 한다.
8. 도박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위조지폐, 사기, 절도, 횡령 등의 탈법적 행위를 한다.
9. 도박을 하기 위해 중요한 인간관계나 직업, 출세 또는 교육의 기회를 위험에 빠뜨리거나 상실한다.
10.도박으로 인한 절망적인 자금사정을 완화시키기 위해 다른 사람에게 의존한다.

 

저작권자 ©일요시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Copyright ©일요시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