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보다는 '연기' 배우 이나영

2012.02.20 11:34:25 호수 0호

"대중이 궁금해 하는 배우 되고 싶어요"

[일요시사=한종해 기자] 툭 치면 부러질 것 같은 마른 몸매지만 어떤 이유인지 탄탄해 보이고 조곤조곤 말 하는 모습은 그 누구보다 여성스럽지만 털털함이 동시에 묻어나온다. 조막만한 얼굴에 큰 눈. 순정만화 여주인공을 연상시키는 배우 이나영이다. 각종 CF를 섭렵하며 대중들과 가깝게 호흡하기도 하지만 자신만의 연기욕심 때문에 흥행과 거리가 먼 영화에도 출연하며 '인기'보다는 '연기'를 모티브로 삼아온 이나영이 신작 영화 <하울링>(감독 유하·제작 오퍼스픽쳐스)으로 다시 대중 앞에 선다.



영화 <하울링>서 여형사 역 출연
'흥행' 때문에 내 연기 포기 못해

오는 16일 개봉을 앞두고 있는 영화 <하울링>에서 이나영은 지구대를 전전하다 강력반에 투입돼 살인사건을 수사하는 신참 여형사 '은영' 역을 맡았다. 배우 송강호(상길 분)와 호흡을 맞췄는데 영화 카메라는 이나영을 따라간다. 영화를 이끄는 건 베테랑 형사 상길이 아니라 신참 은영이다.

촬영 중 교통사고

<하울링>은 승진에 목말라 사건에 집착하는 형사 상길과 사건 뒤에 숨겨진 비밀을 밝히려는 새내기 형사 은영이 파트너가 돼 늑대개 연쇄살인 사건을 추적하는 범죄 수사 영화다. 두 파트너에게 분신자살 사건을 맡으라는 상부의 지시가 떨어지고 상길은 승진 욕심에 짐승의 이빨자국에 주목하는 은영의 의견을 무시한다. 그러던 중 짐승에 의한 살인사건이 발생하고 은영은 지난 사건과 서로 연관성이 있음을 직감한다. 하지만 사건의 심각성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단독수사를 감행하는 상길과 어쩔 수 없이 상길을 따라야하는 은영은 잇따라 생하는 연쇄살인사건의 이빨자국이 늑개개의 소행이라는 단서를 찾아낸다.

이번 영화에서 이나영은 액션연기를 한껏 펼쳤다. 맨 몸으로 치고 받고 구르는 등 남자들과 비교해서 절대 뒤지지 않는 리얼한 몸싸움은 기본이고 사격, 오토바이 운전까지 지금껏 보여준 적 없는 색다른 모습을 선보인다.


특히 경찰 순찰대 출신이라는 캐릭터 설정상 오토바이신이 유난히 많았던 그녀는 운전하는 장면을 대역 없이 소화하기 위해 촬영이 시작되기 전 오토바이 면허증을 취득하고 6개월간 꾸준히 오프로드에서 운전을 연마하는 집념도 보였다. 실제로 촬영 중 오토바이를 타다 차와 충돌해 몸이 날아간 적도 있다. '멋지게 날아가 잘 떨어져' 다치지는 않았지만 아찔한 순간이었다. 이나영의 고생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여형사를 비서 정도로 여기는 팀원들에게 뺨까지 맞아가며 갈등을 빚어야 했던 것. 또한 강력반 여형사를 연기하기 위해 넘어지고 던져지고 맞아가면서 남자들에게 지지 않는 리얼한 몸싸움을 펼치며 육체적인 고생을 했다.

하지만 정작 힘들었던 건 꼼꼼하기로 소문난 유하 감독의 내면연기 주문이었다. 은영은 이혼녀에 부모를 교통사고로 잃고 의지할 곳 하나 없는 처지인데다가 강력계의 홍일점으로 선배들의 성희롱을 거부하다가 '왕따'가 되고 파트너 상길과도 갈등을 빚는다. 감독으로부터 담담하고 조용한 카리스마를 주문받은 이나영은 처음에는 힘들었지만 캐릭터에 빠져들면서 몸에 흐르는 피가 은영이로 바뀐 것 같은 느낌을 받았을 정도로 영화 시작부터 끝까지 관객들의 가슴을 저미게 만든다.

영화와 CF가 아니면 좀처럼 만나보기 힘들었던 그녀는 최근 TV 예능프로그램도 찍었다. 바로 MBC 간판 예능프로 <무한도전>이다. 이나영은 지난해 8월 방송된 <무한도전>서 멤버들과의 전화 연결을 통해 출연을 약속한 바 있다. 이나영의 출연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이나영 의리 있네" "무한도전과 이나영이라니 뭔가 안 어울려"라며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액션연기 제대로

이나영은 지금까지 9편의 장편영화에 출연했다. 하지만 300만명에 근접했던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을 제외하고 흥행성적으로 주목을 받은 작품은 거의 없다. <아는 여자>는 74만 명, <비몽>은 9만 명을 동원하는 데 그쳤다.

하지만 이번 신작 <하울링>에서는 '인기'와 '흥행'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기세다.

어느덧 1998년 CF로 데뷔한지 10여 년이 흘렀다. 이제는 중견이라 부를만 하지만 이나영은 여전히 신선하다. 출연하는 영화나 CF 등 모든 작품에서 항상 새로운 모습이다.

이나영은 지난해 배용준이 대표로 있는 소속사를 떠나 원빈이 속한 소속사에 새로 둥지를 틀었다. 하지만 누구와 언제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하든 그녀는 그저 연기하는 사람일 뿐이다. "항상 대중이 궁금해 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그녀가 늑대개와 함께 꿈을 향해 질주하는 모습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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