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죽, 꿀꿀이죽 사태 후폭풍 집중 점검

2012.01.02 10:55:37 호수 0호

죽 쑨 매상에 “장사 접어야 할 판”

[일요시사=송응철 기자] “본죽이 맛있고 몸에 좋은 것은 기본입니다. 하지만 아무리 정성을 들여도 재료에서 웰빙을 추구하지 않으면 나올 수 없는 결과죠. 재료 선택부터 관리까지 철저하게 하는 이유입니다. 웰빙의 첫 걸음은 ‘음식을 상품으로 보지 않는 정직함’에서 출발합니다.” 김철호 본아이에프 대표의 소신에 찬 이 발언이 한순간 거짓으로 전락한 일이 있었다. 지난해 11월 벌어진 꿀꿀이죽 사태가 바로 그것이다. 방송에는 식재료를 재탕하거나 먹다 남긴 반찬이 재사용 되는 모습이 여과 없이 공개됐다. 이 일로 본죽은 이미지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게 됐다. 매출을 죽 쑨건 두말 할 것 없다. 그로부터 약 50여일이 지난 지금, 본죽의 상황은 어떨까.

본죽은 “회복 중”…가맹업주들은 “죽을 판” 
김철호 대표 무리한 사업 확장이 화근 지적


지난해 11월16일 MBC <불만제로>에서는 죽 전문점이 식재료를 재탕하는 모습을 비롯해 허위 원산지 표기 등이 방송됐다. 문제의 가맹점은 손님이 먹다 남긴 반찬과 삼계죽에 들어가는 인삼·대추 같은 식재료를 재사용 하는가하면 1인분에 들어가는 송이버섯 정량을 2인분으로 나눠넣기도 했다.

식재로 재탕, 삼탕

특히 3일이 지난 죽을 재탕하는 모습이 방송되면서 시청자들의 분노는 극에 달했다. 원산지 표시도 제대로 돼 있지 않은 식재료를 사용했고 원산지 표기법을 어기고 있는 중국산 식재료를 사용하는 가맹점도 있었다.

방송이 나간 이후 해당 죽전문점이 ‘본죽’이라는 사실이 알려졌다. 사태수습을 위해 본죽을 운영하고 있는 본아이에프는 ‘정면돌파’를 택했다. 공식적으로 홈페이지를 통해 사과문을 게시했고 <불만제로>에서 보도된 가맹점 소공동점, 동여의도점의 영업을 정지했다. 또 전수조사를 통해 운영지침을 지키지 않은 3곳에 대해 추가로 적발해 영업정지 조치했다.

이외에도 가맹점 불시점검 횟수를 월 1회에서 월 2회로 늘리는 한편 연중 상시 매장 감독이 가능한 ‘특별위생점검팀’을 신설, 주방 내 CCTV 도입 확대 등 가맹점 관리 시스템을 강화했다.

이 같은 대응에도 세간의 시선은 얼음장처럼 차가웠다. 그도 그럴 것이 국내최고의 건강식 전문업체로 자리 잡은 본죽은 그동안 언론매체 등을 통해 엄선된 재료와 철저한 위생, 고급죽을 강조해 왔다. 당연히 소비자들이 느끼는 배신감은 클 수밖에 없다. 특히 죽은 병을 앓고 있는 노인이나 소화기능이 약한 어린이들의 건강식으로 주로 이용되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이 같은 세간의 평가는 매출 저하로 이어졌다. 본아이에프에 따르면 방송보도가 나간 11월 매출이 전년 대비 큰 폭 하락했다. 그러나 본아이에프는 현재 본죽의 매출은 회복되고 있는 단계라고 주장했다. 본아이에프 측 관계자는 “아직 12월 매출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매출이 회복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동지 특수에는 오히려 지난해에 비해 매출이 상승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본아이에프의 이 같은 주장은 가맹업주들의 입장과 상반된다. 복수의 가맹업주들은 매출이 예전만 하지 못하다고 입을 모았다. 가맹업주들의 한숨소리가 끊이지 않는 이유다. 실제, 한 본죽 가맹업주는 “방송이 나간 뒤 눈에 띄게 매출이 줄었다”며 “그로부터 한달이 지났지만 사정은 크게 좋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가맹업주는 “방송 후 매출이 반토막 나다시피 했다”며 “장사를 접는 것까지 진지하게 고려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일련의 사태를 두고 프렌차이즈업계 일각에선 김철호 본아이에프 대표의 책임론도 거론되고 있다. 한 프렌차이즈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한 브랜드에서 어느 정도 이익을 올렸으면, 새로운 변화를 통한 추가 이익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한 연구와 노력은 필수다.



업주들 한숨 이어져

그러나 김 대표는 내실을 다지는 대신 본비빔밥과 본국수대청, 본도시락 등 유사한 업종으로 외형을 확장하는 데 눈을 돌렸다. CEO의 관심이 다른 곳으로 향하게 되면 기존 브랜드는 자연스레 소외되기 마련. 본죽이 가맹본부의 가장 기본적인 의무이며 권리인 가맹점 관리에 허점을 내보인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이와 관련, 본아이에프 측 관계자는 “그 동안 가맹업주들에 대한 교육과 감시를 해왔음에도 이런 일이 벌어져 송구스럽다”며 “본사에서는 보다 강도 높은 가맹점 관리 시스템을 도입하여 고객들의 신뢰에 부응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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