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속기획]‘일감 몰빵’ 기업 내부거래 실태 (32)GS그룹-GS네오텍-GS아이티엠-STS로지스틱스-켐텍인터내셔날

2011.12.23 17:00:00 호수 0호

‘금수저 문 허씨’에 밥까지 퍼준다

[일요시사=김성수 기자] 기업의 자회사 퍼주기. 오너일가가 소유한 회사에 일감을 몰아주는 ‘반칙’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시민단체들이 귀에 딱지가 앉도록 지적해 왔지만 변칙적인 ‘오너 곳간 채우기’는 멈추지 않고 있다. 보다 못한 정부가 드디어 칼을 빼 들었다. 내부거래를 통한 ‘일감 몰아주기’관행을 손 볼 태세다. 어디 어디가 문제일까. <일요시사>는 연속 기획으로 정부의 타깃이 될 만한 ‘얌체사’들을 짚어봤다.

오너회사 매출 절반 계열사서 충당 ‘배당 돈잔치’
주주명부에 미성년자 수두룩…100% 의존 자회사도


재계 순위 8위(공기업 제외)인 GS그룹은 지난달 말 기준 총 74개의 계열사를 두고 있다. 이중 오너일가 지분이 있으면서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회사는 ‘GS네오텍’과 ‘GS아이티엠’, ‘STS로지스틱스’, ‘켐텍인터내셔날’등 4개사에 달한다. 이들 회사는 계열사들이 일감을 몰아줘 실적이 거의 ‘안방’에서 나왔다.
1974년 7월 설립된 GS네오텍은 전기공사 업체로, 허창수 GS그룹 회장의 동생 허정수 GS네오텍 회장이 지분 100%(400만주)를 소유하고 있다. 사실상 오너 개인회사인 셈이다.

30개사 떼거리 지원

문제는 자생 능력이다. 매출의 절반가량이 계열사에서 나왔다. GS네오텍은 지난해 매출 4325억원 가운데 51%인 2224억원을 계열사와의 거래로 올렸다. GS네오텍에 일거리를 넘겨준 곳은 GS건설(1789억원), 이지빌(169억원), GS칼텍스(138억원), GS리테일(75억원), GS파워(30억원), GS아이티엠(12억원) 등 16개사에 이른다.

2009년에도 GS건설(1667억원), GS칼텍스(147억원), 이지빌(123억원), GS리테일(76억원), GS파워(31억원), GS홈쇼핑(18억원) 등 16개사가 달라붙어 총매출 4343억원 중 2078억원(48%)에 달하는 ‘일감’을 퍼줬다.

그전에도 마찬가지였다. GS네오텍이 계열사와 거래한 매출 비중은 ▲2005년 43%(총매출 3232억원-내부거래 1390억원) ▲2006년 45%(3181억원-1441억원) ▲2007년 56%(4002억원-2256억원) ▲2008년 52%(4262억원-2228억원)로 나타났다.

허정수 회장은 그룹을 등에 업고 거둔 실적을 바탕으로 거액의 ‘배당 돈잔치’를 벌이고 있다. GS네오텍은 지난해 1주당 2500원씩 총 100억원을 배당금으로 지급했다. 2008년과 2009년에도 각각 100억원, 80억원을 배당했다. 2005∼2007년 역시 21억∼36억원씩의 배당을 실시했다. 물론 이 돈은 모두 지분 100%를 갖고 있는 허정수 회장이 혼자 챙겼다.

2006년 5월 설립된 GS아이티엠은 시스템 소프트웨어 개발 및 공급업체로, 지분 93.34%(56만60주)를 소유한 GS 3∼4세들이 장악하고 있다. 허창수 회장의 외아들 윤홍씨(8.35%·5만70주)와 허광수 삼양인터내셔날 회장의 장남 서홍씨(22.74%·13만6460주) 등 18명의 ‘허씨’일가가 주주명부에 올라있다. 이들 중엔 미성년자도 있다.

GS아이티엠은 그룹 차원에서 ‘힘’을 실어주지 않으면 사실상 지속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지난해 관계사 매출이 81%나 됐다. 총매출 1012억원에서 내부거래로 거둔 금액이 817억원에 달했다. GS아이티엠과 거래한 곳은 GS칼텍스(423억원), GS리테일(99억원), GS홈쇼핑(78억원), GS텔레서비스(50억원), GS넥스테이션(36억원), GS글로벌(34억원), GS건설(22억원) 등 무려 31개사다.

GS아이티엠의 내부거래율은 ▲2006년 76%(292억원-223억원) ▲2007년 88%(501억원-441억원) ▲2008년 91%(751억원-685억원) ▲2009년 83%(679억원-563억원)로 드러났다. 이 또한 수십개의 계열사들이 꼬박꼬박 밀어준 결과다.

STS로지스틱스는 더 심하다. 지분 100%를 오너가 쥐고 있고, 매출이 100% ‘집안’에서 발생했다. 2000년 6월 설립된 STS로지스틱스는 화물차 운송업과 물류보관 서비스를 하고 있다. 허창수 회장과 사촌지간인 허용수 ㈜GS 전무의 두 아들 석홍(30%·1만8000주)·정홍(70%·4만2000주) 형제가 지분 100%를 들고 있다. 석홍·정홍군은 올해 각각 10세, 7세로 아직 초등학생이다. 둘의 고모인 허인영씨가 STS로지스틱스 대표이사로 있다.

그러나 이 회사는 내부 물량이 없으면 문을 닫아야 할 처지다. GS칼텍스와의 석유류제품 운송거래가 매출의 전부다. 지난해 58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는데, GS칼텍스로부터 57억원을 올렸다. 나머지 1억원은 삼일폴리머에서 나왔다. 2007∼2009년엔 각각 39억원, 46억원, 49억원의 매출 전액을 GS칼텍스에서 채웠다.



수십∼수천억씩 거래

내부거래 비중이 꽤 높은 계열사는 또 있다. 바로 켐텍인터내셔날이다. 2000년 5월 설립된 켐텍인터내셔날은 정유·석유· 펄프·제지 공정약품 등 화학제품 제조업체로, 지난해 매출 94억원 가운데 28%인 26억원을 계열사와의 거래로 올렸다. GS칼텍스(20억원), 삼양통상(3억원), 코스모화학(3억원) 등이 일거리를 발주했다. 2009년의 경우 내부거래율이 35%(102억원-36억원) 수준이었다.

켐텍인터내셔날도 오너일가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이는 내부거래가 도마에 오를 수밖에 없는 이유다. 켐텍인터내셔날은 서홍씨가 지분 50%(50만주)를 소유한 최대주주. 허동수 GS칼텍스 회장의 차남 자홍씨와 허남각 삼양통상 회장의 장남 준홍씨도 각각 25%(25만주), 10%(10만주)의 지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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