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세태> ‘성인폰팅’ 피해 확산 경계주의보 내막

2011.11.25 17:35:00 호수 0호

끈끈한 유혹의 목소리 “오빠, 나 좀 만져줘~”

[헤이맨라이프=서  준 대표] 무차별로 들어오는 핸드폰 성인 광고 문자에 현혹되어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의 전화 요금을 떠안는 피해사례가 늘고 있다. 이런 광고들은 대부분 ‘오빠, 나 기억해? 오늘 우리 만날까?’ ‘갑자기 너무 보고 싶어요. 언제 시간되세요?’ 등의 친숙한 문구를 이용해 남성들을 유혹한다.



이런 유혹에 전화를 걸어 보면 젊은 여성이 전화를 받아 ‘여자랑 많이 해 봤어?’ ‘어떻게 할 때가 제일 좋아?’ ‘오빠가 내 가슴을 만져줬으면 좋겠어’ ‘긴 생머리에 피부는 흰 편이고 지금 검은색 망사 팬티를 입고 있어’ ‘32살의 미시예요. 남편이 일 때문에 지방에 있는데 지금 너무 하고 싶어요’ 등의 자극적 멘트를 쉴 새 없이 난사한다. 이렇게 끈끈한 유혹의 메시지는 자극적이다 못해 충격적이다. 실제로 10대 청소년에서 60대 할아버지에 이르기까지 많은 이들이 이런 유혹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낯선 여인과의 설레는 만남이 현실로 이뤄집니다. 한 번 믿어 보세요.’

박상수(42·가명) 씨는 근무 중 이런 문자를 받고 호기심이 발동했다. 애초 장난삼아 전화를 걸었던 박씨는 30초당 500원인 전화요금이 부담스러워 그만두려했으나 이왕에 아가씨와 전화통화만 간단하게 해 보자는 생각으로 자동음성 안내를 부지런히 쫓아 들어갔다.

강력한 중독성
앞에 무릎 꿇어

잠시 후 “여보세요. 오빠 나 너무 오래 기다렸어”라며 반기는 젊은 여성의 뇌쇄적인 목소리가 들려왔다. 순간 박씨는 설레는 가슴을 주체할 수 없었다. 금방 전화를 끊겠다던 생각은 순식간에 사라지고 시간가는 줄 모른 채 아가씨와 통화를 계속했다.


그것이 ‘폰팅 중독’의 시작이었다. 박씨는 하루 한 번씩 폰팅으로 여성과 질펀한 대화를 나누지 않으면 좀이 쑤실 지경까지 이르렀다.

박씨는 “처음 보름동안은 하루 한번 꼴로 폰팅을 했는데, 나중에 슬슬 전화비가 걱정되어 사흘에 한번 정도로 줄였다”고 했지만 때는 이미 늦었다. 한 달 후 박씨에게 날아든 것은 160여만원에 달하는 휴대폰요금 고지서. 그는 요금이 많이 나올 것이라 짐작은 했지만 160만원이 넘는 금액 앞에서는 그만 주저앉을 수밖에 없었다.

자극적이다 못해 충격적이기까지 한 유혹 메시지
폰팅 파트너의 기술적인 통화 솜씨에 ‘속수무책’

고액의 청구서를 받아든 박씨는 다시는 폰팅을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지만 강력한 중독성 앞에 무릎 꿇어야 했다. 이후에도 계속 폰팅을 즐긴 것이다. 자신도 모르게 다이얼을 누르게 된다는 것.

그 결과 1년 동안 박씨에게 청구된 전화요금은 무려 1300여만원에 이른다.

만나서 즐기자는 제안에 응할 듯 말 듯 애태우는 이들의 수법에 넘어가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연결된 여성과 통화를 하다 보면 어느새 한 시간은 기본. 원색적인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이용료는 걷잡을 수 없이 불어났다.

폰팅 파트너의 기술적인 통화 솜씨에 놀아나는 것이 어리석어 보일 수 있지만 실제 해본 이들의 말을 빌리자면 폰팅을 업으로 하는 직업여성에 걸릴 경우 꼼짝없이 당하게 되어있다는 것. 박씨 외에도 폰팅에 의한 피해는 다양하다.

주부들 집에서
폰팅 부업하기도

강원도 횡성군 일대 농촌에서 발생한 사건은 이러한 중독성이 얼마나 심각한지 여실히 보여준다. 횡성군 A마을 등 4개 마을 이장들은 최근 잇따라 고액의 전화요금이 청구돼 통화내역을 조회했다. 그 결과 대부분 성인전용전화 사용료였다.

누군가가 이 지역 마을회관과 경로당의 전화를 이용, 은밀히 음란폰팅을 해 온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평소 3만~5만원의 전화료를 내던 이들 마을회관과 경로당 전화요금이 7~10월에 걸쳐 넉 달간 각각 115만원에서 많게는 280만원씩 모두 합쳐 무려 849만원이나 나온 것이다.


B마을의 경우 지난 8~9월 정보이용료로 216만원이 청구되었다. 이 마을회관 전화로 누군가 성인용 음란전화를 사용했기 때문이다. 지난 9~10월 전화료와 정보이용료로 280만원이 청구된 C마을 경로당은 평소 자동이체 되던 통화료가 연체된 사실을 알고 조회한 결과, 누군가가 30초당 이용료가 500원인 성인전용전화를 장시간 사용한 사실이 드러났다.

한 달에 전화비 160만원…1년간 모두 1300만원
폰팅으로 직접만남…성매매, 성폭행으로도 이어져

휴대폰팅의 병폐는 금전적 손해에서 그치지 않는다. 음란폰팅을 통해 성매매도 이루어지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여성 쪽에서 먼저 만나자고 하는 경우도 있고 즐기자는 경우도 있으며 남자가 요구하면 30만원 정도를 요구하면서 나오겠다는 여성도 있다”고 밝혔다.

한 업체 관계자는 “시간당 8000원~1만원 정도의 보수를 지급받는 주부들의 경우 번호를 집으로 돌려놓고 재택근무하는 경우가 많다”며 “드물지만 이들 중 일부는 돈을 받고 성매매를 하기도 한다”고 털어놨다.

이와 아울러 폰팅을 통한 성폭행 사건도 갈수록 심각성을 더해가고 있다. 부산에서는 배모씨(31·A업소 종업원)가 폰팅을 통해 알게 된 미성년자 이모양(19)을 부산 금정구 장전동 Y여관으로 유인, 성폭행한 사건이 있었다. 경찰에 따르면 이양은 가입한 날 남성들로부터 무려 10여통의 전화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휴대폰팅을 주선하는 사이트들은 주로 팝업창(광고창)을 통해 여성 가입자를 늘려나간다. 여성들을 무료로 가입시킨 후 남성들과의 전화 통화 시 점수를 부과, 현금이나 백화점상품권과 교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미성년자 가입 쉬워
청소년 범죄 증가

특히 이런 사이트들은 가입자의 희망에 따라 전화를 통한 만남을 주선하기도 한다. 남성 가입자 경우 대부분 가입 목적이 애인 만들기나 동거 파트너 찾기다. 대부분의 사이트가 만 19세 이상의 성인으로 가입 대상을 제한하고 있지만, 회원의 상당수는 미성년자며 이들로 인한 범죄가 성행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미성년자의 가입이 너무 쉽다. 전화를 받는 것만으로 돈이 생기므로 이를 노린 청소년 범죄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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