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학교 명장> 자양중 강지헌 코치

2018.10.01 10:35:40 호수 1186호

“학교는 선수공장이 아니다”

[한국스포츠통신] 전상일 기자 = 자양중 강지헌 코치는 독특한 이력을 지니고 있다. 강남중-장충고-건국대를 졸업하고 고양 원더스서 선수생활을 했다. 야구계를 떠나 전력 분석원으로 공부 하다가 다시 현장으로 돌아와 중학교 선수들을 가르치고 있다. 그래서일까. 여느 코치들과는 확실히 차별화된 철학을 지니고 있었다.
 



-현역 시절이 궁금하다.

▲강남중-장충고-건국대를 졸업했고 고양 원더스서 잠깐 있다가 팔꿈치를 다쳐서 수술하고 은퇴했다. 당시 고양 원더스에 이상훈 투수코치가 있을 때였는데 오래 있지는 않았다. 훈련이 정말 힘들었었다. 그런데 팔이 아프니까 어쩔 수가 없었다.

-원더스 시절은 어땠나?

▲당시 합숙했었던 선수들은 할 이야기가 정말 많을 것 같다. 하지만 나는 몇몇 선수들끼리 자취를 했었기 때문에 추억이 많지는 않다. 무엇보다 나는 부상 때문에 많은 훈련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웃음)

-이른 나이(30세)에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원래 공부를 했었다. 세종대학교서 공부(전력분석)를 하다가 NC 다이노스 김현종 코치가 현장 경험을 해서 더 넓은 시각으로 야구를 바라봤으면 좋겠다고 권유를 많이 해서 코치 생활을 시작하게 됐다. 첫 지도자 생활의 시작은 영일초였다. 이후 충암중에 있다가 자양중에 오게 됐는데 4∼5년 정도 지도자 생활을 한 것 같다.

-중학교 선수들을 지도하면서 가장 큰 애로사항은?

▲성장기 선수들이다 보니 몸이 하루가 다르게 성장을 한다. 성장을 하면서 신체가 급격하게 커져서 밸런스가 흐트러지는 경우가 많다. 내가 본 경우는 폼으로 접근해서 폼을 자꾸 바꾸게 하면 오히려 악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더라. 

그래서 나는 폼보다는 신체트레이닝에 좀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편이다. 지금 중학교 선수들에게는 폼보다는 신체 발달-유연성을 중점적으로 하는 게 매우 좋다고 생각한다. 이런 부분을 선수들에게 이해시키는 것이 애로사항이라면 애로사항이다.

-투수 투구밸런스는 타고나는 것인가?

▲투구밸런스는 코칭 스태프가 잡아주는 부분도 있지만 타고나는 부분도 상당히 많다. 야구를 하면서 중요한 것은 ‘협응력’이다. 예를 들어 어떤 한 행동을 보여줬을 때 이 흉내도 잘 내고, 저 흉내도 잘 내고 빠르게 이해하는 능력이 협응력이다. 
 

훌륭한 선수들은 그런 부분들이 뛰어나다. 일례로 훌륭한 선수들은 그립을 한 번 보여주고, 던지는 시범만 보여줘도 이해하고 빨아들인다. 그런 협응력 또한 우리가 흔히 말하는 야구센스 혹은 어려서부터 길러지는 일종의 소질이라고 할 수 있다.

-자양중은 러닝이 없는 학교라고 이야기를 들었다.

▲물론 고등학교의 선수들에게는 러닝은 어느 정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중학교 선수들 같은 경우에는 키가 큰 선수도 있고 작은 선수도 있는 등 굉장히 다양하다. 그래서 나는 러닝을 접목시키기보다는 협응력을 키울 수 있는 다양한 트레이닝과 함께 한다. 야구를 지금보다 더 좋아하게 만들 수 있는 트레이닝에 더 중점을 두고 있는 편이다.

-그렇다면 가장 많이 시키는 훈련은?


▲넓게 이야기하면 ‘트레이닝’이다. 공을 던지는 훈련은 야구공이 아니라 무거우면서 말랑말랑한 공으로 던지는 연습을 시킨다. 일각에서는 통상적으로 팔에 무리가 가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더라. 하지만 오히려 야구공보다 팔에 부담이 훨씬 덜하다. 

F=MA라는 누구나 아는 기본적인 이론이 있다. 힘은 질량과 가속도의 곱이지 않나. 무거운걸 들었기 때문에 팔스윙이 빨라지지 않고 가속도가 나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팔에 부담이 덜하다. 말랑말랑하기 때문에 선수들에게 감각에도 굉장히 도움이 많이 된다. 

쉐도우는 투구 폼을 정립시키고 밸런스를 잡는 데 목적이 있다. 어느 정도 폼이 고정된 선수들은 쉐도우가 분명 도움이 많이 된다. 하지만 지금 이 선수들은 오늘 폼이 변하고 내일도 폼이 변할 수 있는 선수들인데 쉐도우를 시켜서 그것을 한 가지 폼으로 정립시키는 것은 지금은 굳이 할 필요성이 없다고 생각이 든다.

-꽤 혁신적인 이론이다.

▲미국에선 1990년대부터 존재했었던 이론들이다. 우리나라는 과거에 배웠던 부분들을 바탕으로 선수들에게 전승을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내가 실제로 선수생활을 해보고 또 아이들을 가르쳐보니 내가 배웠던 방법이 옳았던 부분도 있지만 잘못된 부분도 분명히 있는 것 같았다. 그 잘못된 부분에 대한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 공부한 이론들을 아이들에게 알려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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