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최강’ 대구고 46회 봉황기 활약상

2018.09.10 12:06:18 호수 1183호

다시 왕좌에 등극하다

[한국스포츠통신] 전상일 기자 = 대구고등학교(이하 대구고) 야구부가 천하통일을 이뤄냈다. 손경호 감독이 이끄는 대구고는 지난 4일, 서울 목동구장서 열린 제46회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결승전서 천안북일고(이하 북일고)를 9-2로 누르고 봉황대기 챔피언에 등극했다. 



통산 2번째 봉황대기 우승. 대구고는 직전 대회인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 우승에 이어 봉황대기까지 차지하며 이견이 없는 2018년 고교 최강교 자리에 우뚝 섰다. 말 그대로 대구고의 시대가 활짝 열린 것이다.
 

사실 경기 시작 전에는 팽팽한 승부를 예측했다. 이번 대회 북일고의 기세가 워낙 무서웠기 때문이다. 특히 4번 변우혁의 컨디션이 최고조에 올라와 있던 터라 더더욱 그러했다. 

손경호 감독은 경기 전 “북일고의 장타력을 조심해야 한다. 선수들에게 최대한 제구력에 신경써달라고 이야기를 했다. 연구를 많이 했으니 기대해 달라”며 선전을 다짐했다. 북일고 이종호 감독은 “최근 우리 팀 상승세가 무섭다. 대구고보다 우리 팀에 남아있는 투수가 더 괜찮다고 생각한다”고 필승을 다짐했다.

대통령배 이어

경기는 초반에 너무 쉽게 갈렸다. 선발 마운드서 예상 밖으로 너무 큰 차이가 났다. 이날 결승은 양 팀 2학년 에이스들의 맞대결이었다. 북일고는 신지후(196㎝/100㎏, 우우, 2학년)를 , 대구고는 이승민(175㎝/75㎏, 좌좌, 2학년)을 선발로 내세웠다.


좋은 체격과 빠른 공을 지니고 있는 신지후는 초반 제구가 크게 흔들리며 대구고 타선에게 고전한 반면, 이승민은 좌우 코너워크를 앞세운 절묘한 투구로 북일고 타자들을 농락했다.

초반부터 대구고가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대구고는 2회 1사 1, 3루서 김상휘(175㎝/90㎏, 우우, 2학년)의 좌익수 희생플라이로 선취점을 올렸다. 그 다음 득점이 결정적이었다. 이어진 2사 만루서 대통령배 MVP 서상호(176㎝/74㎏,우우, 3학년)가 2타점 우전적시타를 때려 낸 것이다.

비록 우익수 앞에 행운의 안타이기는 했으나 이 안타로 서상호는 무려 7경기 연속 멀티히트를 만들어내며 완벽하게 북일고의 기세를 꺾었다.(서상호는 이날 경기 무려 3안타 1볼넷으로 4출루를 기록) 거기에 북일고의 포수 실책까지 이어지며 스코어는 4-0까지 벌어졌다.

그나마 사이드암 최재성(185㎝/83㎏, 우우, 3학년)이 나와서 급한 불을 껐으나 북일고의 타선이 문제였다. 북일고 타선은 5회까지 노히트노런으로 이승민에게 완벽하게 봉쇄당했다. 이승민은 우타자 몸쪽 직구와 바깥쪽의 절묘한 체인지업을 앞세워 북일고 타자들을 요리했다. 이승민이 힘을 내자 북일고가 스스로 자멸했다.

2010년 이후 8년 만에 우승
개교 이래 첫 결승 3회 진출

6회에 대구고는 옥준우(180㎝/80㎏, 우우, 3학년)의 주루플레이로 1점을 추가했고 이어진 2사 만루 찬스서 현원회의 쐐기를 박는 2타점 적시타까지 터지며 7-0까지 벌어졌다. 대구고의 남아있는 투수진을 감안할 때 승부는 여기서 끝이었다.
 

북일고가 자존심을 건 마지막 반격을 시작했다. 6회 선두타자 석지훈(175㎝/74㎏, 좌좌, 3학년)의 좌중간 2루타와 고승민(187㎝/83㎏, 우좌, 3학년)의 좌전안타로 만든 1사 23루 찬스에게 봉황기의 영웅 변우혁(185㎝/95㎏, 우우, 3학년)의 좌중간에 떨어지는 2타점 2루타가 터졌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6번 한동윤(181㎝/75㎏, 우우, 3학년)과 7번 박준석(175㎝/95㎏, 좌좌, 3학년)이 우익수 플라이와 유격수 플라이로 아웃되며 더 이상 따라붙는 데는 실패했다.

대구고는 7회 서상호의 우전안타로 1점을 추가하는 등 무려 9-2까지 점수차를 벌려 사실상 우승을 확정했다. 손 감독은 9회 말 투아웃 상황에서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주장 박영완(185㎝/85㎏, 우우, 3학년)에게 맡기며 이번 대회 유종의 미를 장식했다.

선발투수 이승민은 지난 황금사자기 결승전서 패전투수가 된 아픔이 있다. 이날은 황금사자기의 아픔을 씻는 쾌투로 결승전 승리투수가 됐다. 경기 후 이승민은 “이번에는 우승하려고 이를 앙다물고 최선을 다해서 던졌다. 오늘은 북일고 타자들이 나의 변화구를 노릴 것 같아서 직구를 많이 썼다”고 소감을 밝혔다.
 


2회 연속 우승에 성공한 손 감독은 “(이)승민이가 너무 완벽하게 던져줬기 때문에 그것이 전체적인 경기 흐름을 잡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아울러 “우리 3학년들이 너무 잘했다. 9월10일 날 2차 지명 회의 때 프로팀들이 많이 스카우트해주셔서 이 선수들이 프로서 커나가는 모습을 볼 수 있으면 하는 것이 올해 마지막 소망”이라며 제자들에 대한 애틋한 마음도 드러냈다.

연속 우승

봉황대기 최다 우승 기록(5회)을 보유한 북일고는 2009년 이후 9년 만에 우승에 도전했지만 대구고의 벽을 넘어서기는 역부족이었다. 이날 목동야구장에는 북일고 재학생 600여명이 버스 10여대를 대절해 관중석을 꽉 메우며 경기 전부터 열띤 응원을 펼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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