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박원순 서울시장 유력후보 공약 전격비교

2011.10.20 13:35:00 호수 0호

진흙탕 싸움판에 묻힌 ‘장밋빛 청사진’

[일요시사=손민혁 기자]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와 박원순 야권단일 후보는 “네거티브전 말고 철저한 정책공약 대결을 하자”고 합의 했지만 실상은 진흙탕식 비난전으로 치닫고 있다. 이진성 서울시선관위 위원장은 지난 12일 발표한 담화문에서 유권자에게 정책과 공약을 비교해 보고 자질을 따져 진정으로 주민 모두를 위해 헌신할 적임자를 선택해 주기를 당부했지만 선거가 네거티브전으로 돌입함에 따라 정책공약이 조명을 받지 못하는 형국이다.

박, 4개의 시정 목표 아래 10개의 핵심 정책공약 제시
나, 매일 한 가지 ‘생활 공감’ 주제로 한 정책공약 내놔


나경원·박원순 두 후보 모두 복지 강화와 부채 해결 등 시민 눈높이에 맞춘 서울시정을 강조하고 있지만 세부내용에선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나 후보가 같은 당 소속인 오세훈 전 시장의 정책에 대한 ‘발전적 승계’에 방점을 찍고 있는 반면, 박 후보는 기존 정책기조의 대대적인 전환을 주장하고 있다.

나, 생활약속 프로젝트

한나라당 나 후보는 ‘약자를 기준으로 한 정책’을 주장하며 지난달 30일부터 매일 한 가지씩 ‘생활 공감’을 주제로 한 정책공약을 내놓고 있다. “약자에게 편한 세상이 되면 일반인도 모두 편해진다”는 게 나 후보의 생각이다.

이와 관련, 나 후보는 출산장려금 지원 등 자치구별로 편차를 보이는 복지서비스에 일정 수준의 기준을 마련해 서울시민이면 누구나 고른 복지혜택을 받도록 하는 ‘생활복지기준선’과 소외계층을 위한 ‘최저생활기준선’ 마련 등을 대표공약으로 제시한 상태다.

또 ‘개발중심에서 생활중심 도시계획으로의 전환’이란 대전제 아래 강남·북 균형발전을 위해 비(非)강남권의 재건축 연한을 완화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영아 전용 국·공립 어린이집 확충과 육아 품앗이 제도 등의 내용을 담은 ‘맘드림 보육서비스’나 ‘1대학 1시장·1사 1시장 후원’ 등 전통시장 활성화와 영세 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을 위해 마련된 ‘북새통’ 프로젝트도 주요 공약으로 꼽힌다.

나 후보는 이 같은 정책사업의 재원 마련을 위해 시장이 되면 오 전 시장이 지난 5년간 추진해온 사업들을 재검토, 전시성이나 낭비성 요인이 큰 부분을 과감히 수정·보완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오 전 시장이 역점을 둔 ‘한강르네상스’ 사업 가운데 수상호텔 등이 우선 재검토 대상에 포함됐다.

나 후보는 또 SH공사 등 시 산하 기관의 경영 합리화 등을 추진, 현재 19조6000억원대에 이르는 서울시의 부채를 오는 2014년까지 4조원 이상 갚는다는 ‘알뜰시정’ 구상을 선보이기도 했다.

서울시의 전세난 해결 방안으로 “공공임대주택 보급을 계속 확대해나가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또한 “생활소음과 악취, 음란물 등 생활 공해를 없애 밝은 서울을 만들겠다”며 버려진 쓰레기와 시설물 소음, 생활 악취, 음란 유해광고물, 길거리 흡연 등을 5대 생활 공해로 지목, 이로 인한 불편·불안·불쾌의 3불 해소정책을 제시하며 ‘생활약속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반면 박 후보는 임기 중 서울시 부채를 7조원 감축하고 2014년까지 초중등학교 무상급식을 실시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10대 공약을 발표했다.

박 후보는 지난 9일 이화여고 100주년 기념관에서 ‘더불어 사는 마을공동체, 함께 잘사는 희망 서울’을 비전으로 내건 ‘서울을 바꾸는 희망셈법’ 공약 발표회를 가졌다.

박 후보의 공약은 희망더하기(+), 불만덜기(-), 활력곱하기(×), 행복나누기(÷) 등 4개의 시정 목표 아래 10개의 핵심정책으로 구성됐다.

박 후보는 한나라당 이명박-오세훈 전 시장의 10년간 서울시 부채가 6조원에서 25조5000억 원으로 증가했다고 지적한 뒤 전시성 토건사업 재검토 등을 통해 부채를 임기 중 7조원 감축하겠다고 공약했다.

이를 위해 투자평가시스템 혁신을 위한 ‘서울공공투자관리센터’ 설립, 세입·세출 균형을 위한 재정준칙 마련, SH공사의 사업구조 혁신 등을 약속했다

또 ‘집 걱정 없는 서울’을 위해 공공임대주택 8만가구 공급 등 수요자 중심의 맞춤형 임대주택정책을 실시하고 세입자 주거안정을 위한 전세보증금센터 설치, 재개발·재건축 과속개발 방지, 1~2인 가구 원룸텔 공급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교육 분야에서는 2014년까지 초중등학교 친환경 무상급식 실시, 대학생 등록금 대출이자 지원, 대학생 주거 지원을 위한 ‘희망하우징’ 사업, 서울시와 금융기관이 연계한 ‘희망학자금 통장’ 사업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좋은 일자리 창출을 위해 청년벤처기업 1만개 육성, 일자리 육성을 위한 사회투자기금 조성, 서울시와 산하기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추진을 공약했다.

박 후보는 오 전 시장의 한강르네상스 사업을 전면 재검토하고 한강예술섬, 서해연결 한강주운사업, 지천운하사업을 중단하며 정책조정기구인 가칭 ‘한강복원시민위원회’를 구성해 세부 추진계획을 마련키로 했다.

또 시민의 협력과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시정 정보를 공개하는 ‘서울정보소통센터’ 설치, 예산 편성에 시민이 참여하는 ‘주민참여예산제도’ 도입을 추진하고, 동별로 국공립 보육시설 2개 이상 확보, 서울시민생활최저선 기준 확립, 복지전달체계 구축 강화 등을 공약했다.

박 후보는 “서울을 공동체가 살아있는 도시, 사람냄새 나는 도시로 복원하겠다”며 “시민이 소외되지 않고 주인이 되는 시정을 펼치겠다”고 다짐했다.

박, 시민이 시장이다

지난 13일부터 본격적인 선거전에 돌입한 두 후보는 진흙탕 싸움의 ‘네거티브전’ 선거가 아닌 양질의 정책을 제시해 보다 나은 서울시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한 자릿수 카운트다운에 돌입한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서울시민들은 과연 둘 중 누구의 장밋빛 청산진에 손을 들어줄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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