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계 데뷔 미끼로 ‘몹쓸 짓’

2011.10.17 10:49:39 호수 0호

‘얼굴만 고쳐서야…몸매를 봐야 컨셉을…’

[일요시사=이수지 기자] 연예계 데뷔를 미끼로 연예인 지망생들에게 돈을 받아 챙기고 성추행까지 한 기획사 대표가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12일 연예인 지망생들에게 성형수술비 명목으로 돈을 뜯고 성추행한 혐의(사기 등)로 이모(34)씨를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2007년 2월부터 지난 5월까지 서울 강남에 연예기획사 사무실을 차려놓고 전모(24ㆍ여)씨 등 연기자 지망생 14명에게서 성형수술비 명목으로 4억여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씨는 오디션을 빙자해 “매니저와 연기자는 비밀이 없어야 한다. 옷을 벗고 사이즈를 재보자”며 임모(24ㆍ여)씨 등 5명을 추행하는가 하면 성관계 장면을 허락 없이 휴대전화로 촬영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이씨는 전속계약서에 ‘성형수술비를 할인받으면 돌려주지 않는다’는 조항을 집어넣고 수술비를 10배 이상 터무니없이 부풀려 받아 가로챈 것으로 드러났다.

1990년대 TV 드라마에 단역으로 출연했던 이씨는 ‘드라마나 뮤직비디오에 출연할 여자배우를 뽑는다’는 광고를 내거나 연예인 지망생들이 인터넷에 올린 프로필을 보고 직접 연락해 피해자들을 꼬드긴 것으로 조사됐다.

이씨는 연예계 활동 경력을 과시하면서 고가의 밴 차량을 몰았고 피해자들에게 “유명 아이돌그룹 출신 가수의 매니저를 하고 있는데 뮤직비디오에 출연시켜 주겠다”고 거짓말을 했다.

그는 “매니저는 연기자의 흉터까지 알아야 한다”거나 “몸매를 봐야 섹시한 컨셉으로 나갈지, 귀여운 컨셉으로 갈지 알 수 있다”는 둥 연예인 지망생의 절박한 심정을 이용해 성추행을 일삼았고 피해자가 항의하면 “연예인 생활을 하는 데 평생 불이익을 주겠다”며 협박했다.

피해자 전씨는 성형수술비와 프로필 사진 촬영비 명목으로 5천만원 이상을 날리고 “연예활동에 전념해야 한다”는 이씨의 지시로 2007년 대학을 휴학했지만 아직까지 연예계 데뷔는 커녕 정신적 충격 때문에 복학조차 못하고 있다고 경찰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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