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학교 에이스 -대구중 김상원

2018.06.18 11:02:45 호수 1171호

“무조건 쳐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어요”

[한국스포츠통신] 전상일 기자 = 야구장 바닥서부터 올라오는 엄청난 지열로 제대로 서 있기도 힘든 지난 5월29일 오후 1시 청주야구장. 이곳에서는 전국최강의 자리를 놓고 날씨보다 더 뜨거운 혈전이 펼쳐졌다. 이날의 주인공은 대구중 3번 타자 김상원이었다.
 



김상원은 볼카운트 1-2서 한밭중 투수 이성복의 4구째 직구를 잡아당겨 유격수 옆을 스쳐 지나가는 2타점 좌전 적시타를 작렬시켰다. 3루 주자, 2루 주자가 모두 득점에 성공하며 8-7대 역전승. 

이날 경기 한 번도 한밭 중을 앞서가지 못했던 대구중의 첫 리드였고 첫 리드는 그렇게 ‘굿바이 명승부’로 영원히 기록 속에 남게 됐다.

굿바이 명승부

무사 만루의 찬스였다. 어떤 공을 노리고 있었는지 궁금했다. 사실 무사 만루는 타자에게 매우 부담스럽다. 어느 루에서도 포스아웃이 가능해 병살타의 위험이 항상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상황이 워낙 급박했던 탓인지 그에게는 그런 생각조차도 없었던 듯했다.

그는 공이 오면 어떤 공이든 무조건 쳐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다고 말한다. 


“방망이에 맞춰내겠다는 생각으로 타격을 했는데 그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는 것. 이른바 ‘무심타법’이다.

전국소년체전은 말 그대로 전국 최강을 뽑는 자리다. 전국 각 지역의 예선을 통과한 16개 팀만 체전에 참여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 당연히 모든 전국 대회 중에서도 가장 힘들고 가장 큰 규모를 지니고 있다.

3번 타자의 ‘무심타법’
“맞추겠다…좋은 결과로”

대구중이 전국 최강의 자리에 오른 원동력에 대해 김상원은 팀원들과 한마음으로 뛴 것이 좋은 결과를 이뤄낸 것 같다고 말하고 있다. 더운 날씨에 다들 힘들었지만 팀원들끼리 뭉치고 한 발 더 뛴다는 마음으로 협력하다보니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그는 회고한다.

사실 중학생 선수들이고 무엇보다 지방팀이다 보니 정보가 희소하다. 그에게 본인 소개를 부탁했다. 그는 어색한 말투로 “나는 아직까지 여러 가지로 부족한 선수다. 굳이 이야기하자면 타격 쪽에 장점이 있는 선수라고 생각한다”는 중학생다운 순박한 본인 소개를 밝혔다.
 

이제는 본격적인 여름이다. 폭염으로 제대로 야구장에 서 있는 것조차 힘든 날씨였다. 이런 더운 날씨에 선수들은 5일 동안 무려 4게임을 치러야 했다. 김상원 또한 그 여정이 너무 힘들었다고 털어놓는다. 특히 예선 첫 2경기는 거의 4시간에 가까운 혈전을 치렀던 터라 더더욱 그러한 듯 했다.

그는 “많이 힘들었다. 날씨도 더운 데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계속 훈련하느라고 피곤하고 힘들기는 했지만 그래도 그 고생을 소년체전 우승으로 보답 받아서 너무 기분 좋다”며 해맑은 미소를 지어 보인다.

그에게 슬며시 영광스러운 소년체전 MVP가 된 소감을 물었다. 그의 눈망울에는 눈물이 그렁그렁 맺혔다. 순간 말을 잇지 못하며 울먹이는 목소리로 “지금 너무 기뻐서 아무 말도 생각이 안 난다”는 소감을 어렵사리 밝힌다.

대회 MVP

마지막으로 그에게 지금 이 순간 가장 기억에 남는 사람이 누구인지 물어보았다. 역시 부모님이었다.


“여태까지 야구 시켜 주시고 뒷바라지해주셔서 너무 감사드리고 앞으로 더 큰 선수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마무리했다.
 

저작권자 ©일요시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Copyright ©일요시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