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미노피자 업계 최초 리콜 굴욕 내막

2011.08.30 12:56:02 호수 0호

50년 전통 담앗다더니 "그동안 대채 무슨 짓을!?"

[일요시사=송응철 기자] 도미노피자는 명실상부한 세계 최대 피자 전문 브랜드다. 전 세계 67개국에 무려 9000여개의 매장을 두고 있으며 한국의 매장만 350여개에 달할 정도다. 그런 도미노피자가 최근 굴욕을 당했다. 다름 아닌 맛 때문이다. 그것도 ‘50년 전통을 담았다’며 대대적으로 광고하고 있는 ‘히든엣지 피자’다.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자 도미노피자는 결국 백기를 들고 투항했다. 업계 최초로 리콜을 결정한 것. ‘아무도 흉내 낼 수 없는 맛’을 자부하던 도미노피자로선 여간 당혹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비싸고 맛없다” 여론 인터넷 통해 확산돼
리콜 사실 쉬쉬하다 뒤늦게 알려져 입방아


A씨는 최근 도미노피자의 신제품인 ‘히든엣지 피자’를 주문했다. 배달에 걸린 시간은 불과 15분. 기분 좋게 피자를 받아든 A씨는 당장 포장을 개봉하고 피자를 베어 물었다. 그런데 맛이 이상했다. 요리사가 실수한 게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평소 ‘피자귀신’이라 불리며 남다른 피자사랑을 자랑하던 그였지만 몇 조각 먹지 못한 채 포장을 닫을 수밖에 없었다. A씨는 “돈이 아까울 정도로 형편없는 맛이었다”며 “그길로 도미노피자를 끊었다”고 말했다.

“청양고추 넣고 싶어”



B씨의 경우도 다르지 않다. 광고에 혹해 히든엣지 피자를 시켰다 크게 실망했다. 우선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토핑이 휑했다. 맛은 느끼했고 모든 재료가 입 안에서 따로 노는 느낌이었다. 특히 도미노피자가 중점적으로 내세운 엣지 부분은 가관이었다. 시중에서 판매하는 고구마빵보다 못한 맛이었다. B씨는 “너무 느끼해서 청양고추라도 썰어 넣고 싶었다”며 “50년 전통을 담았다더니 실망했다”고 말했다.

이는 비단 이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최근 온라인상에는 도미노피자의 최신작인 히든엣지 피자에 대한 혹평이 쏟아지고 있다. 문제의 히든엣지는 도우 끝 엣지까지 다양한 토핑을 채워 넣은 피자로 도미노피자가 ‘50년의 노하우를 담았다’며 야심차게 선보인 제품이다. 도미노피자가 대대적으로 광고하고 있는 제품이기도 하다.

히든엣지 피자는 ‘갈릭 히든엣지 피자’와 ‘하와이안 히든엣지 피자’ 두 종류가 먼저 출시됐다. 가격은 라지 사이즈 3만2900원, 미디엄 사이즈 2만7500원으로 타사 제품에 비해 다소 비싸다. 그러나 가격에 못 미치는 맛에 대한 불만이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그러자 도미노피자는 특단의 조치를 내놨다. 피자 ‘리콜’에 나선 것. 국내 식품업체 중 피자 리콜을 시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도미노피자는 우선 지난 6월23일부터 7월14일 해당 피자를 주문한 고객에게 전화를 돌려 만족 여부를 조사했다. 그리고 불만족 응답자 1700명에게 새로운 피자를 무료로 제공했다. 또 도미노피자 홈페이지와 SNS채널,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피자 재평가 안내문을 걸고 고객이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 맞춰 피자를 배달했다. 도미노피자는 당초 리콜 사실을 쉬쉬했다. 그러나 최근 업계를 중심으로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뒤늦게 입방아에 올랐다.

피자 리콜 업계 최초

도미노피자는 공들인 제품의 평가를 개선시키기 위해 최후 해결책으로 리콜을 꺼내들었다는 입장이다. 도미노피자 측 관계자는 “피자의 소스배합을 바꾸고 기존 토핑에 새로운 식재료를 넣어 히든엣지 피자의 맛을 개선했다”며 “고객의 의견을 최대한 수렴해 재평가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고객들이 느끼하다는 평을 많이 했는데 레시피를 바꿔 이 문제를 없앴다”며 “새로운 피자를 시식한 고객의 97%가 맛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고 말했다.

네티즌들은 “대체 얼마나 맛 없길래 리콜까지 했는지 한번 먹어보고 싶다” “소비자 입맛에 맞추기 위해 스스로 리콜 결정을 내렸는데 너무 질타하는 것은 지나치다” 등 다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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