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통계]연령대별 ‘주취폭력범’ 실태

2011.08.18 11:20:00 호수 0호

술 취한 40대는 철창행이 약?

[일요시사=최형호 기자] 지난 9일 서울의 한 지구대. 40대 중반으로 보이는 남성이 쇠파이프를 들고 경찰과 실랑이를 벌이고 있다. 경찰 2~3명이 달라붙어 막아보지만 그는 꿈쩍도 하지 않고 계속 폭력을 휘두르고 있다. 경찰은 지구대에서 폭력을 휘두른 혐의로 한모(46)씨를 공무집행방해혐의로 구속했다. 

전과 11범 이상 60%…40대 이상이 73%
경찰 “주폭범 타이르지 않겠다” 99% 구속

경기도에 사는 김모(51)씨는 박모(37․여)씨의 머리채를 잡고 10여 차례 흔들어 욕설을 했다. 김씨가 박씨의 초등학생 딸을 향해 고의적으로 담배연기를 내뿜었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박씨가 김씨에게 “그만하라”고 소리치자 오히려 더 세게 머리채를 잡고 흔들었다. 김씨의 술버릇은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술을 마시면 인사불성 된 상태로 동네 식당을 여기저기 누비며 밥값을 내지 않았고, 식당주인이 이를 제지하면 상을 뒤엎는 등 행패를 부렸다. 김씨는 이튿날 주민의 신고로 경찰에 구속됐다. 



제 버릇 개 못 준다?

서울지방경찰청이 지난해 12월부터 전국 경찰서에 주취폭력범 수사를 전담하는 182개 팀을 편성해 운영한 결과 한씨와 김씨처럼 술을 마시고 폭력을 행사하는 주취폭력범은 주로 40~50대 중장년층이 대부분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에 검거된 주취폭력범은 40대 이상의 중·장년층이 전체의 약 73%를 차지했으며 30대가 18.5%로 뒤를 이었고 20대 6.5%, 60대 이상 4.6%의 순으로 나타났다.

주취폭력범들의 경찰진술에 따르면 주로 40~50대 주취폭력범들은 술을 마신 곳에서 테이블을 뒤엎고, 업소주인을 향해 욕설을 했으며, 심지어 이를 말리던 이에게 흉기로 가슴과 팔 등을 찌른 경우도 있었다. 뿐만 아니라 신고를 받고 온 경찰에게도 폭력을 휘둘렀으며, 지구대 혹은 경찰서로 연행된 후에도 폭력을 이어가는 등 물의를 일으켜 왔다.

서울에서 노점을 하는 박모(65)씨는 “얼마전 술 마신 남성이 음식 값을 계산을 하지 않았다. 계산하라고 요구하자 심한 욕설과 함께 리어카를 발로 차고 옆에 있던 손님들에게 위화감을 조성했다”며 “다행히 지나가던 행인의 신고로 경찰이 와서 그를 연행해 위기를 모면했던 적이 있다”고 말했다.

직장인 배모(27)씨는 “동네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는 데, 술 취한 아저씨가 다가와서는 담배 끄라고 호통을 쳤다”며 “담배를 끄자 표정이 맘에 안 든다고 뺨을 2~3차례 가격 당한 적 있다”고 털어놨다.

주사폭렴범의 누적전과수를 살펴보면 주취폭력 전과 11범 이상이 전체 60%를 차지했고 전과 16범 이상이 41.2%로 나타났다. 이는 주폭행위가 상습적이라는 사실이 간접적으로 드러나는 대목이다. 전과 16범 이상의 전과기록을 살펴보면 술을 마시고 길거리, 경찰서에서 행패는 물론 가족들에게도 폭력을 행사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줬다.

경찰청 관계자는 “전과 10범 이상 주폭행위로 구속된 대부분은 가정폭력범인 경우가 많다”라며 “이들의 아내와 아이는 가출한 경우가 대부분이고 보호시설에 생활하는 이들도 있다고”귀띔했다. 이어 “전과 10범 이상의 주폭범들은 심리검사에서 절반가량은 술을 끊고 싶어 한다”고 전했다.

경찰의 엄중한 조치

경찰이 엄정 처벌 방침을 밝힌 이후 최근들어 구속영장 발부율이 높아진 것도 눈에 띈다. 주폭범 단속이 본격적으로 이뤄진 지난 5월 이후 이들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율은 98.7%에 이르러 거의 모든 주폭범들이 구속되고 있는 실정이다.

경찰청은 지난해 12월부터 전국 경찰서에 주폭범 수사를 전담하는 182개 팀을 편성해 운영한 결과 7월말까지 음주 후 상습적으로 행패를 부리는 주폭범 571명을 검거했고 이 중 85.5%인 488명을 구속했다. 주폭범 단속 시행 전인 지난해 6월부터 12월까지는 5420건이 입건됐지만, 시행 이후 6개월 동안에는 4957건이 입건돼 약 8.5%가 줄어들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음주폭력범이 근절되기 위해 올바른 음주문화와 법질서 준수 등 건전한 사회분위기 조성이 필요하므로 경찰은 종합적인 수사에 의한 강력한 단속의 기조를 유지하면서 유관기관과 협력해 각종 홍보활동을 전개하는 등 지속적인 노력을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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