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성적’ LGD 웃지 못하는 이유

2018.02.02 11:23:42 호수 1152호

잇단 사고에 빛바랜 희소식

[일요시사 취재1팀] 박호민 기자 = LG디스플레이가 지난해 농사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사상 최대실적을 시현한 것. 환호성을 질러야겠지만 비명소리도 만만찮다. 근로자들의 위험한 노동환경에 내몰려 있기 때문이다. 작업장서 사망하는 사건이 꾸준히 발생하면서 개선의 목소리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희소식에 가려진 슬픔을 조명했다.
 



LG디스플레이가 사상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지난 24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연결기준 2조4616억원의 영업이익으로 전년대비 87.7% 급증했다. 영업이익이 2조원을 돌파한 것은 회사 설립 후 처음이다.

웃는 경영진

매출과 순이익도 각각 27조7902억원, 1조8028억원으로 전년대비 4.9%, 107.9% 증가세를 기록했다. LG디스플레이 측으로서는 기분 좋게 2018년을 시작하는 셈. 

사측은 “글로벌 경쟁 심화와 하반기부터 본격 시작된 판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대형 UHD TV, 고해상도 하이엔드 제품 등 차별화 제품 비중 확대를 통해 사상 최대 연간 영업이익 2조를 돌파했다”고 설명했다.

우수한 실적에 주주들은 미소지었다. LG디스플레이는 사상최대 실적을 발표하면서 배당 사실도 함께 공시했다. 1주당 500원의 배당금이 돌아가는데 이들 총액이 1789억785만원에 달한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23일 지난해 실적 관련 컨퍼런스 콜에서 배당관련 설명을 했다. 


“주주에 대한 배당 정책은 쉽사리 움직일 수 있는 정책이 아니다”며 “회사의 미래를 위해 대규모 캐펙스(CAPEX·시설투자)가 필요하고 시장도 불투명하지만 주주에 대한 정책은 일관적으로 유지하는게 자사의 방침”이라며 배당 이유를 설명했다.

이번 배당 결정은 주주 환원 정책의 일환이라는 것이다. LG디스플레이가 배당을 실시하면서 최대주주인 LG전자도 상당한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LG디스플레이 지분 37.9%를 보유하고 있는 LG전자가 받는 배당금은 678억607만원 수준이다.

배당잔치 대주주 위험 내몰린 노동자
산업재해 숨기고 최대실적 티내고

사상최대 실적이라는 기분 좋은 소식에도 LG디스플레이 노동자는 기쁠 수 없다. 최근 잇단 사고로 공장이 ‘근로자의 무덤’이라는 인식이 퍼져 있기 때문이다.

LG디스플레이 하청업체서 일하는 A씨는 “LG디스플레이 공장에서 최근 사고가 언론 등을 통해 보도되는 경우가 있는데 실제 근로자들 사이에서도 위험하다는 인식이 팽배하다”며 “언론 등을 통해 사고가 발생하면 ‘터질 게 터졌다’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그는 “언론 등을 통해 알려지지 않은 사고는 더욱 많다”고도 했다.
 

실제 고용노동부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LG디스플레 파주사업장은 11건의 산업재해를 제대로 보고하지 않은 산재 미보고(최근 3년내 2회 이상 미보고) 업체 2위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최근 6개월 사이 LG디스플레이서 잇단 사망자가 발생해 우려의 시각이 고조되고 있다. 

파주경찰서 및 고용노동부 등에 따르면 지난 9일 LG디스플레이 파주공장서 협력사 직원 A씨가 층강운반기(화물승강기)에 끼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A씨는 승강기를 수리하던 중에 변을 당했다. A씨는 승강기 유지보수를 담당했다.

불과 6개월 전에도 비슷한 사건이 있었다. 지난해 6월 같은 공장서 근무하던 B씨가 기계를 수리하다 머리를 크게 다쳐 숨졌다. 


공장 기계 유지보수 담당자인 B씨는 사고 당시 생산라인 기계 화면에 오작동 사인이 나오자 점검하려고 기계 속으로 몸을 넣었다가 기계가 갑자기 작동하면서 숨진 것으로 파악됐다.

같은 해 7월에는 파주 공장서 또 사망자가 발생했다. 3교대 근무를 하던 생산직 직원인 B씨가 공장 내 기숙사 동에서 목매 자살한 것이다. 

회사측은 개인 사유로 인한 자살로 파악했지만 기존의 사망사고가 발생한지 두 달이 채 안 된 시점이라 곱지 않은 시각이 불거져 나왔다.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자 LG디스플레이의 산업재해 문제를 공론화 해야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우는 근로자

익명을 요구한 시민단체의 한 관계자는 “LG디스플레이가 적극적으로 산업재해를 숨기려는 것은 산업재해에 따른 ‘페널티’가 두려워서”라며 “감독 당국의 적극적인 태도로 문제된 사업장에 대해 적극적인 감시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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