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관심 기업’ 남양-오뚜기 현주소

2018.01.12 17:11:31 호수 1148호

평판 따라 실적도 들쑥날쑥

[일요시사 취재1팀] 박호민 기자 = 기업은 이미지가 중요하다. 이미지가 좋으면 별다른 홍보 없이도 수익으로 이어진다. 반면 이미지가 나쁘면 소비자로부터 외면은 물론 각종 불이익이 따른다. 남양과 오뚜기는 극과 극의 이미지로 상반된 결과를 봤다. 이들의 엇갈린 행보를 정리했다.
 



남양유업은 지난 2013년 이른바 ‘남양 사태’로 불리는 막말 파동으로 전국민 적인 지탄을 받았다. 대리점에 물량 밀어내기 등의 갑질행태가 고스란히 드러난 것이다. 남양유업은 결국 그해 매출이 큰폭으로 감소했고,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적자로 돌아섰다.

쌓이는 적자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공시에 따르면 남양유업의 연결기준 지난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33억1547만원 집계됐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 312억4566만원보다 89.4% 급감한 수준이다. 

전년대비 10분의 1수준의 영업이익으로 감소한 것. 매출이 5.04% 감소할 동안 판관비 감소폭이 0.48%에 그쳤기 때문이다. 이는 영업이익률(영업이익/매출) 감소로 이어졌다. 전년 3.4%였던 영업이익률은 0.3%로 내려앉았다.

누적 순이익도 급감하는 모양새다. 지난해 3분기 누계 기준 42억2628만원 그쳐 전년 동기 255억5839만원 대비 213억3211만원 급감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의 감소폭은 식음료 기업 가운데 가장 큰 수준이다.


그동안 남양유업은 갑질 사태로 발생한 매출급감을 판관비 등의 비용을 낮추는 전략으로 대응했다. 판관비는 2013년 3337억원서 2014년 3195억원, 2015년 3209억원, 2016년 2952억 원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2014년부터 2016년까지 3년간 판관비 7.61%가 절감된 것이다. 

이 가운데 광고선전비의 절감이 눈에 띈다. 마케팅 비용을 줄이고 긴축경영을 펼쳐 온 것이다. 2016년 기준 판관비의 26.5%를 차지하고 있는 광고선전비는 2013년 1007억원서 2016년 781억원으로 감소했다. 2013년 이후 2014년 908억원서 2016년 781억원으로 3년간 13.9% 줄었다.

여전한 갑질 이미지
남양유업 순익 급감

그 결과 당기순이익은 2013년 갑질 파문 당시 455억원 적자서 이듬해 2억원 흑자로 전환했다. 영업이익도 2015년 201억원의 흑자 전환을 시작으로 2016년 418억원 시현해 갑질 파문의 극복한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해 3분기 실적에서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급감하면서 이 같은 노력도 한계에 봉착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남양유업은 갑질 파문 이후 기업 이미지 제고를 위해 노력해 왔지만 소비자의 인식을 바꾸는데 애를 먹는 모습이다.
 

지난해에는 자사의 제품에 표기된 남양유업이라는 상표를 은폐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자사의 주력 제품인 ‘프렌치카페’를 빨대로 가려 남양유업이라는 상표를 최대한 숨기려 했다는 의혹이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서 “일부러 가리려고 의도한 바는 없다”며 “제조공정상 스트로우가 컵에 붙여지는 표준위치가 지정돼있고, 자동화 시스템에 따라 스트로우가 컵에 붙여질 때 일부 스트로우의 위치가 달라지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남양유업은 전범기업으로 분류되는 모리나가제과의 제품을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방식으로 GS25 편의점에 납품에 논란이 제기되기도 했다. 당시 남양유업 측은 제조법만 제공받아 생산하는 OEM제품을 제조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소비자의 의심을 완전히 해소하지는 못했다.


갑질 이미지는 계속되고 있다. 최근에는 한 남양유업 대리점이 그만두려는 알바생에게 400만원을 내놓으라고 요구해 파문이 일었다. 

남양유업서 일했던 아르바이트생 A씨 사연을 인용한 <노컷뉴스>에 따르면 우유배달 아르바이트 계약서에 ‘후임자에게 인계하지 못하면 배달 가구당 5만원씩 배상한다’는 문구가 들어있었다.

A씨는 사정이 생겨 점주에게 알바를 그만둬야하겠다는 의사를 밝히자 점주는 계약서 내용대로 배상금을 낼 것을 요구했다. 계약서에 따라 A씨에게 요구된 배상금은 400만원에 달했다. 

A씨가 확인한 바에 따르면 배달을 하루라도 거르면 한 가구당 5만원씩 배당해야 한다는 조항도 포함돼 있었다. 

이 때문에 A씨는 몸이 아픈 날에도 쉬지 못하고 배달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남양유업 측은 개인사업자인 대리점과 본사와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도의적으로 도울 부분에 대해 조치를 취하겠다는 것. 

이에 따라 남양유업 측의 기업 이미지 제고는 당분간 요원한 모습이다.

‘갓뚜기’ 계속되는 미담
견조한 성장세 오뚜기

반면 오뚜기는 언론 등을 통해 각종 미담이 알려지면서 브랜드 이미지가 제고되고 있다. 특히 지난해 7월 문재인 대통령과 재계 총수 간 간담회에 중견기업 총수로는 유일하게 함영준 오뚜기 회장이 참석하면서 눈길을 끌었다. 

아울러 10년간 라면 값을 동결해 물가안정에 대한 공로가 있다고 판단해 정부서 은탑산업훈장을 수여했다.
 


이 같은 분위기에 힘입어 한국기업평판연구소서 지난해 11월 발표한 브랜드평판 지수서 오뚜기가 주요 식음료 업체 가운데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그 결과가 실적으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매출의 30%를 차지하는 라면 사업부문서 오뚜기는 2011년 업계 10.3% 점유율에 불과했으나 지난해 9월말 기준 25%까지 확대됐다. 반면 업계 1위인 농심은 2016년 60%대가 무너진 뒤 55%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덕분에 올해 실적 전망도 긍정적이다. 

IBK투자증권 김태현 연구원은 “지난해 오뚜기의 매출액은 전년 대비 6.8% 증가한 2조2528억원, 영업이익은 24.8% 늘어난 1739억원으로 추정된다”며 “1인 가구 증가로 편의성 추구 성향이 확대되면서 HMR시장 성장률은 30%를 웃돌 것”이라고 전망했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오뚜기의 실적의 경우 좋은 업황을 타고 개선세를 보이는 것이지만 높아진 브랜드 이미지가 소비로 이어진 측면도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바뀌는 순위

음식료업계 관계자는 “소비자의 기호가 적극적으로 반영되는 음식료업계서 브랜드 이미지는 물품 구매에 있어 중요한 요소로 인식된다”며 “남양유업과 오뚜기의 상반된 기업 평판이 기업에 성장에 실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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