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책] 50세, 빛나는 삶을 살다

2008.11.18 09:26:55 호수 0호

이 책은 50세 이후에 인생 최고의 전성기를 누린 30인의 생애를 조명한 책이다. 저자는 앙리 마티스, 코코 샤넬, J.R.R. 톨킨, 모리스 라벨, 미구엘 데 세르반테스, 귀스타브 에펠 등 50세 이후에 인생 최고의 순간을 만끽하며 생애의 각별한 과업을 달성한 위인들의 경이로운 삶의 행적을 통해 나이 듦의 미덕, 그 성숙함에 대해 예찬한다.
우리 사회 도처에서 ‘노쇠’를 생각하거나 직시하지 않으려는 태도가 중대한 문제가 되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 많은 위대한 과업은 50세 이후에 이루어졌다. 저자는 이 새로운 ‘차별’을 고발하기 위해서 특별한 30인의 생애를 제시한다. 바로 우리 삶을 혁명적으로 바꾸어놓은 발견 혹은 창조를 통해 세상마저 변화시킨 위대한 인물들의 삶이다.
이 책은 완숙함에 보내는 경이로운 찬가요, 젊음지상주의에 끌려가는 사회에 대한 반항의 외침이다. “백열다섯 살에도 나는 더 살고 싶을 겁니다”라고 말한 콤파이 세군도는 95세에 사망했지만 죽기 전까지 결코 노래와 연주를 멈추지 않았다. 뿐만 아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54세에 ‘모나리자’를 그렸고 빅토르 위고는 60세에 『레 미제라블』을 썼다. 레이 크록이 첫 번째 맥도널드 직영점을 열었을 때 그의 나이 53세였다. 모리스 라벨 역시 53세에 저 유명한 ‘볼레로’를 작곡했다. 이 30명의 특별한 인물들은 그들의 작품을 통해 인류사에 뚜렷한 족적을 남겼다. 코코 샤넬의 트위드 정장, 알프레드 히치콕의 <사이코>, 루이 파스퇴르의 광견병 백신, 프레데리크 오귀스트 바르톨디의 ‘자유의 여신상’에 이르기까지 그 작품들은 실로 다양하지만 말이다. 엔지니어, 예술가, 연구자, 탐험가라는 다양한 위치에서 그들은 50세 이후에 새로운 삶을 시작했고, 그것은 그들이 간절히 원했기 때문이다. 이 특별한 30인의 생애는 ‘경험은 박탈해서는 안 될 귀한 보물’임을 다시 한 번 입증해 보인다.
이 책은 또 우리에게 각자가 선입견의 족쇄를 넘어서 어떤 연령에서나 자신의 가능성을 꽃피울 수 있음을 깨닫게 한다. 어떤 이들은 근본으로 돌아간 시기를 기준으로 하여 이 책에 포함되었다. 가수 생활을 은퇴했다가 돌아와 전 세계의 디바가 된 조세핀 베이커나 스위스에서 은퇴생활을 하다가 캉봉 가의 부티크로 돌아온 코코 샤넬이 그런 경우다. 또 새로운 삶을 50세 이후에 시작한 경우도 있다. 63세의 나이에 카이로의 빈민가로 떠난 엠마뉘엘 수녀, 53세에 맥도널드를 설립한 레이 크록이 그 예다. 프랜시스 치체스터 경도 빼놓을 수 없다. 50세 이전에는 항해 경험이 전혀 없었으나 바다에서 수많은 위업을 달성하여 영국 여왕에게 귀족 서품을 받은 바로 그 사람 말이다.
“그렇다. 오늘날 스무 살로 살아가기는 쉽지 않다. 아니, 심지어 어느 때보다도 힘들다. 예순 살로 살아가기도 쉽지 않고, 여든 살로 살아가기도 쉽지 않다. 그러니까 나이는 잊어버리자. 아니면 나잇값을 위한 나이 이야기는 한 번으로 족하다 여기고 현재만을 생각하자. 스쳐 지나가는 순간순간만을 생각하자. 내일도 모든 꿈은 여전히 실현 가능하다.” 바로 이것이 저자가 이 책에서 내리는 결론이다.
나이는 아무 의미도 없다. 진짜 문제는 도전과 열정, 그리고 자신에 대한 믿음에 있다. 20세나 30세에 자기 재주를 발휘하는 사람들도 있다. 비틀즈는 약관의 나이에 세상을 바꾸어놓았고 모차르트는 36세에 죽었다. 하지만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는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을 91살에 완성했고, 테오도르 모노는 93세에도 사막으로 떠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추운 1월에 피는 꽃들이 있는가 하면 무더운 8월에 피는 꽃들도 있다. ‘가치’와 ‘연수’는 아무런 관계도 없다. 별들은 나이에 연연하지 않으며 또 몇 살쯤 먹어야 별이 빛날 수 있다는 법칙도 없기 때문이다.

에릭 뒤당 저/ 에코의 서재 펴냄/ 1만2천5백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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