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 황태자’ 자격 논란

2017.11.02 14:29:59 호수 1138호

낙하산에 초고속 승진

[일요시사 취재1팀] 박호민 기자 = CU의 운영사 BGF리테일이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눈길을 끄는 것은 부사장 직 인사발령이다. 주인공은 홍석조 BGF리테일 회장 장남 홍정국 전무였다. 일각에서는 그의 나이가 35세라는 점에서 자격 논란이 나온다. 화제의 인사를 <일요시사>에서 정리했다.
 



지주사 전환을 앞둔 BGF리테일이 임원 인사를 실시했다. 이번 인사는 지난 9월28일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결정된 회사의 분할에 따른 것이다. 이번 임시주총 의결에 따라 투자회사인 BGF를 다음달 1일 설립, 향후 요건을 갖춰 지주사로 전환할 예정이다. 

승계 신호탄

분할 후 사업회사인 BGF리테일은 편의점 연쇄화 사업부문과 단비지에프로지스, 비지에프푸드, 씨펙스로지스틱 등을 종속회사로 두게 된다. 편의점 사업의 지속성장을 위한 영업·개발·상품 사업핵심역량 강화에 집중하는 셈이다.

투자회사인 BGF는 미래 성장기반 구축 및 계열회사의 경영을 효과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신임 대표로는 이건준 BGF리테일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맡게 됐다. 신임 이건준 사장(54)은 1993년 입사 영업기획팀장, 전략기획실장, 경영지원부문장 등을 역임했다.


재계 안팎에선 내부 인사 가운데 단행된 인사라 큰 리스크 없이 회사를 이끌어나갈 것으로 기대했다.

눈길을 끈 것은 홍정국 전무의 부사장(경영지원부문장·전략부문장 겸임) 진급이다. 1982년생인 홍 전무는 만 35세 나이다. 홍 전무는 서울대 경제학과를 나와 2010년 보스턴컨설팅그룹 코리아서 일하다 미국 와튼스쿨 MBA 과정을 마치고 2013년 BGF리테일에 입사했다. 
 

이후 2015년1월 상무(경영혁신실장) 자리서 같은해 12월 전무(전략기획본부장)로 승진했다. 사측은 “지난 7월 편의점 CU를 이란에 진출시키며 업계 최초로 성공적인 해외진출을 이끈 공을 인정받았다”고 설명했지만 일각에선 뒷말이 나왔다.

그가 홍석조 BGF리테일 회장 장남이라는 사실 때문이다. 실력보다는 이른바 금수저라는 배경 때문에 승진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BGF리테일은 범 삼성가다. 홍 전무의 아버지 홍 회장은 홍라희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과 홍석현 중앙일보 전 회장의 동생이다. 매형은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으로 범 삼성가로 분류되기도 한다.

일반 직원은 24년이나 걸리는데…
35세 장남 입사 4년 만에 부사장

그동안 홍 전 회장이 BGF리테일 지분을 가지고 있어 직접적으로 그룹내 영향력이 있었다. 그러나 지난 8월 대규모 블록딜을 통해 지분을 정리하면서 회사의 지배권을 홍 회장에게 넘겨줬다. 

이 같은 배경서 그의 승진이 초고속 승진이란 말이 나온다. 홍 전무와 일반 임원 간 나이를 비교해보면 격차를 크게 느낄 수 있다. 

지난 6월30일 기준 등기임원을 살펴보면 박재구 대표이사(사장)가 1957년생, 이 신임 대표가 1964년생, 이춘성 감사가 1956년생, 김난도 사외이사가 1963년생으로 평균 50세를 훌쩍 넘기고 있다. 

비등기 임원 평균 역시 50세가 넘어 홍 전무의 초고속 승진이란 평가에 무리가 없어 보인다. 여타 그룹사 오너 일가의 임원 등기 시기보다도 빠른 수준이다.
 


홍 전무는 2013년 11월 이미 입사와 동시에 등기임원이 됐다. CEO스코어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준 국내 50대 그룹 오너 일가는 입사 후 불과 4.9년 만에 임원에 오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29.1세에 입사해 33.8세에 임원이 된다.

일반 회사원과 비교하면 그 격차가 매우 크다. 일반 회사원들이 평균 28.6세에 입사해 52.5세에 임원이 되기까지 24년이 걸리는 것과 비교하면 허탈감이 드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주변의 시선과는 무관하게 홍 전무는 승계작업을 착실히 진행하고 있다. 

재계에선 이번 진급을 계기로 홍 전무가 경영승계의 첫 걸음을 뗀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홍 전무가 가지고 있는 지분이 미미해 그룹을 장악하지 못하고 있다. 홍 회장과 홍 전무의 주식보유 비율은 각각 31.80%, 0.28% 수준. 

업계에선 사업회사 지분을 현물출자한 뒤 지주사 지분율을 높이는 방식으로 홍 전무의 지배력을 높일 것으로 보고 있다.

이제 지분 매입?

30대의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홍 전무가 부사장으로 진급하면서 본격적으로 경영승계 작업에 들어갈 가능성이 점쳐진다”며 “20년 넘게 치열한 경쟁을 뚫어야 임원이 되는 평사원이 봤을 때 허탈한 기분이 드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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