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제철 맞은 ‘바바리맨’ 집중탐구

2011.06.21 09:09:00 호수 0호

때·장소 가리지 않아…“마주치면 무시하라”

노출의 계절, 여름이 되면 유독 성범죄 발생률이 높아진다. 여름철 바바리맨이 늘어나는 이유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불쾌지수가 높아지는 여름, 바바리맨의 잦은 출몰은 불쾌감을 더하는 요인 중 하나로 작용할 수 있다. 주로 혼자인 여성이나 여학교 주변을 배회하다 불쑥 자신의 성기를 내보이는 바바리맨. 시간이 흐르면서 여성을 놀래키는 수법도 가지각색으로 다양해졌다. 차량, 극장 안에서 ‘남성’을 노출시키는가 하면 휴대전화 영상통화로 성적 수치심을 주는 ‘휴대폰 바바리맨’까지 생겼다. 바바리맨의 다양한 수법과 그들을 퇴치하는 방법을 집중 탐구했다.

과거 우스꽝스런 이미지에서 성범죄자 캐릭터로 변모
차량·지하철·극장·전화 바바리맨 등 신종 바바리맨 등장 
     
여학교 근처나 한적한 골목길 모퉁이에서 갑자기 나타나 자신이 남성을 노출시키는 사람을 가리켜 바바리맨이라 부른다. 알몸에 바바리만 걸치고 나타난 것이 이름으로 정착됐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바바리를 걸치지 않고 성기만 노출시키는 남성들도 바바리맨이라고 부르게 됐다.



노출증 환자 바바리맨

바바리맨은 엄밀히 따지면 노출증 환자다. 자신의 성기를 과감하게 내보이기 때문에 대담한 성격에 성적으로 강한 사람이라고 생각 할 수 있지만 이들은 대개 소극적이고 수줍음이 많은 성격이며, 성적으로도 억압받고 있거나 과거에 억압받았던 경우가 많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주로 가정에서 권위자들에게 억압을 받은 사람들로 불안한 감정이나 분노, 욕구불만을 직접 해결하거나 표현하지 못하고 자신의 성기를 노출시켜 자신이 남성임을 과시하고 칭찬받기를 기대하는 심리를 가지고 있다. 또, 이 같은 행동을 통해 희열을 느끼고 성적만족감을 느끼기도 한다.

하지만 이들에게 일방적으로 피해를 입는 여성들은 정신적 충격과 공포심, 부정적인 성관념 등으로 인해 대인관계에 문제가 생기거나 남성기피현상을 보일 수도 있어 문제가 심각하다.

과거 바바리맨들은 이 같은 행위 자체를 범죄라고 생각하기보다 정신적인 장애로 인해, 혹장난으로 하는 경우가 많았고, 피해 여성의 경우에도 한 번 놀라더라도 웃고 넘기는 경우가 많았다. 또 당시의 바바리맨들은 여성이 큰 소리를 지르면 대부분 도망치곤 했다.

하지만 요즘은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흉악범죄가 끊이지 않고, 사회적 약자인 어린이·여성 상대의 범죄가 크게 증가하면서 우스꽝스러웠던 바바리맨의 이미지도 점차 무서운 성범죄자의 캐릭터로 변하기 시작했다.

또 눈에 띄는 변화는 시대의 변천과 더불어 바바리맨의 형태와 수법 또한 더욱 다양해 졌다는 점이다. 차량 바바리맨 대중교통 바바리맨 극장 바바리맨 휴대전화 바바리맨 등이 바로 그것.

먼저 차량 바바리맨은 차량 운전 중 혹은 주차된 차량 안에서 창문을 내리고 자위행위를 하는 남성을 말한다. 이들은 자위행위를 하면서도 시선은 창문 밖을 향하고 있어, 지나가는 여성과 눈을 맞춘 뒤 의도적으로 자신의 하체 쪽으로 여성의 시선을 유도한다.

대중교통 바바리맨은 더욱 노골적이다. 버스나 지하철에 승차한 뒤 좌석에 앉아 바지 지퍼 사이로 성기를 노출 시킨 채 앉아있는 것. 가장 지독한 바바리맨 중 하나다.

극장 바바리맨은 바바리맨 중에서도 ‘소심남’에 속한다. 어두운 극장 구석자리에 몸을 숨긴 채 성기를 노출 시키고 있거나 자위행위를 한다.

휴대전화 바바리맨 극성

최근 가장 극성인 바바리맨은 다름 아닌 휴대전화 바바리맨이다. 화상휴대폰의 보급으로 영상통화를 이용한 신종 바바리맨이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것.

또 영상통화가 되지 않는 휴대전화의 경우, 무작위로 혹은 자신이 알고 있는 이성에게 자신의 성기를 찍어 사진을 전송,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기도 한다.

실제 A(18)군은 10대 여성들만 골라 휴대전화를 통해 자신의 자위행위 동영상을 상습적으로 보여줘 검거됐고, 2개월간 성적 충동을 참지 못한 B(31)씨는 대기업에 근무하면서도 근무시간에 60명에게 자위행위를 하며 휴대전화 영상통화를 건 혐의로 구속됐다.

또 휴대전화를 이용해 자신의 음란행위 장면을 수백 차례에 걸쳐 전송함 혐의로 구속된 C(26)씨는 "동영상을 보고 비명을 지르는 젊은 여성들만 보면 흥분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영상통화를 이용한 속칭 휴대전화 바바리맨 사건이 경찰서마다 하루 1~2건씩 신고가 들어올 정도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경찰 관계자는 "영상을 통한 익명의 음란전화는 음성이나 문자메시지보다 피해자에게 주는 충격이 더욱 크다"면서 "게다라 피해를 본 여성이나 미성년자들은 심한 모욕감과 함께 성범죄에 노출된 것이 아닌가 하는 불안감까지 느끼게 된다"고 말했다.

문제는 또 있다. 일부 휴대전화 바바리맨들의 경우 무작위로 범행 대상을 물색하다 보니 성 개념이 자리 잡지 못한 초등학생들도 피해에 무방비로 노출되고 있으며 무작위로 전송하는 음란 영상으로 어린 학생들이 자칫 왜곡된 성 개념이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다.

사회 곳곳에서 출몰하는 바바리맨을 없애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피해자의 적극적인 신고가 중요하다. 아무쪼록 남녀노소 누구나 밤거리를 활보할 수 있는 안전한 사회를 꿈꾸며, 적극적인 신고로 바바리맨이 이 땅에서 사라지길 기대해본다.

저작권자 ©일요시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Copyright ©일요시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