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 5년째 전주여대생 ‘이윤희 사건’ 전말

2011.06.08 11:49:05 호수 0호

딸아! 제발 돌아만 와다오···

2006년 전북 전주에서 한 여대생이 실종됐다. 이 사건은 아직 풀리지 않은 미스터리로 남은 채 계속 수사 중에 있다. 전주 여대생 실종이 일어난 지 약 5년이 된 지금 이 사건의 내막은 무엇이며 실종 여대생 어머니의 심경, 현재의 상황에 대해서 알아본다.
 
용의자로 지목된 남자, 물증없어 무죄
이씨 어머니 “아직 희망 버리지 않아”

2006년 6월6일 이후 전북대학교 수의학과 4학년생이던 이윤희씨는 행방이 묘연한 채 사라지고 말았다. 전날인 5일 학과 종강파티를 위해 전주의 한 음식점에서 모임을 가진 후 6일 새벽 3시경 자신이 살던 원룸으로 귀가했다. 그 후 그녀의 소식은 영영 끊겼다.

그동안 경찰은 이 사건을 두고 30만 건 이상의 자료들과 이 지역에 전과가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다각도의 수사를 진행해 왔으나 특별한 단서도 잡지 못한 채 사건은 여전히 오리무중 상태다.

경찰 수사 결과 당시 원룸으로 돌아온 이씨는 6일 새벽 2시59분부터 약 1시간가량 인터넷에 접속한 사실이 확인 됐으며 이 과정에서 검색창에 112와 성추행이라는 단어를 검색한 사실도 밝혀졌다. 이에 경찰은 이번 사건이 단순 가출사건과는 다르다는 사실을 포착하고 지금까지 수사력을 더욱 집중해왔다.



종강파티 뒤 행방 묘연

이씨의 친구들은 그녀가 이틀 뒤에도 학교에 나오지 않은 것을 이상하게 여겨 이씨의 원룸을 찾았으나 현관문이 닫혀있어 119구조대와 경찰과 함께 문을 부수고 들어갔다. 집 안에는 이씨는 보이지 않은 채 방만 어질러진 상태로 이씨가 키우던 애완견 2마리만이 발견됐다. 이씨의 친구들은 방이 너무 지저분하다며 이날 어질러진 이씨의 방안을 말끔히 청소했다고 한다. 이로써 이씨의 행적을 밝힐 지문·증거들이 모두 사라져버린 것이다. 결국 이 점이 경찰의 초동수사에 큰 허점으로 작용했다.

이씨는 실종되기 나흘 전 전북대 근처에서 휴대전화와 지갑 등이 들어 있는 핸드백을 날치기 당했던 사실이 추후 밝혀져 경찰은 수사에 난항을 겪었다. 휴대전화의 통화기록 조회 등은 사건을 푸는데 좋은 단서를 제공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경찰은 전북대 인근과 만화방, 찜질방, PC방 등에 대해서 광범위한 수사를 펼쳤으나 특별한 성과를 얻지 못했고 제보된 접수도 신빙성 없는 것으로 판명됐다.
이 실종사건에서 가장 유력한 용의자로 이씨의 같은 과 남자친구가 지목됐다. 이 남자친구는 이씨가 종강모임을 마친 후 집으로 귀가한다고 했을 때 같이 따라나섰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남자친구를 실종사건의 용의선상에 올려놓고 조사했으나 특별한 알리바이가 나오지 않았고 거짓말탐지기 조사에서도 진실 판정을 받음으로써 수사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게 됐다.

전주여대생 실종 5년 째. 이번 사건을 담당하고 있는 관할 경찰서도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현재 전면수사에 착수한 상태이다. 사건 당시 이씨의 친구들과 주변 사람들을 탐문하며 수사를 벌이고 있다. 또 강력계 형사들로 전담팀을 구성해 실종 단서를 찾기 위해 총력을 모으고 있고, 이 사건을 미제로 남지 않게 하기 위해 확고한 수사의지를 보이며 계속 수사를 진행 중이다.

이씨 실종에 누구보다 가슴 아파하는 사람은 가족들이다. 이씨 어머니는 “딸이 실종되기 4일 전이 아버지 생신이어서 잠시 집에 올라온 것이 마지막 모습일 줄 몰랐다”면서 안타까워하며 딸의 실종에 대해 비교적 담담하게 속내를 털어 놓았다.

이씨 어머니가 가장 힘들어하는 점은 경찰 실종 수사전담팀의 인원이 1년에 한번 씩 주기적으로 바뀐다는 것. 그렇게 사람이 자주 바뀌다보니 “수사가 원만하게 진행이 안 되는 거 같다”고 속상해했다. 이씨 어머니는 딸이 실종 된 후 딸을 찾기 위해 1년은 전주에서 살다시피 했다고 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계속 그 곳에만 있을 수는 없어 현재는 “가끔씩 전주로 내려가서 딸의 소식에 대해 알아보곤 한다”고 언급했다.

특별수사팀 꼭 만들어졌으면

이씨 어머니는 아직도 이씨의 남자친구를 딸 실종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확신하면서도 단지 “사건의 흔적은 있지만 물증이 없어서 증명할 길이 없어서 힘들다”고도 말했다.

이씨의 아버지도 이씨의 남자친구가 일하는 직장 앞에서 작년 7월부터 플래카드를 내건 채 1인시위를 벌이며 진실을 규명하기 위한 활동을 하고 있지만 오히려 남자친구 측으로부터 “명예훼손죄로 고소까지 당했다”는 사연도 전했다.

이씨 어머니는 무엇보다 이해가 안 되는 것은 딸이 실종 당한 뒤 “이씨의 남자친구가 보였던 태도변화”였다고 말했다. 자신의 딸을 그토록 좋아하며 쫓아다녔던 그가 딸이 실종되자 오히려 이 사건에 대해 무관심한 채로 일관하고 있다는 것.

이씨가 수업에 안 나온 지 이틀이 지났을 때도 이씨의 주변 친구들이 먼저 원룸에 가보자고 했고 그 제서야 남자친구는 못 이긴 척 따라갔다는 점도 의구심이 가는 점이라고 말했다.

이씨 어머니는 남자친구가 이씨의 원룸 방을 친구들과 함께 청소한 것도 “뭔가 물증을 없애기 위해서 그런 것 같다”며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았다. 이후에도 이씨 어머니는 남자친구를 만나서 딸 실종사건에 대해 자세한 얘기를 듣고자 했지만 그는 “경찰에서 진술한 게 다라 할 말이 없다”라며 “그는 더 이상의 입장언급을 피한 채 만남 자체를 꺼리고 있다”고 밝혔다.

이씨의 가족들은 실종된 지 많은 시간이 지났음에도 딸만 생각하면 마음이 타들어간다고 했다. 이씨 어머니는 “경찰에서는 재수사하라고만 하지 수사는 아무런 진전이 없어 너무 힘들다”며 “특별수사팀이 만들어져서 딸의 생사여부만이라도 확인하고 싶다”고 울먹였다. 이어 “현재는 신앙의 힘으로 살고 있고 아직도 딸에 대한 희망을 갖고 있다”며 “딸을 찾기 위해 매일 기도하면서 하루하루 살아가고 있다”는 심경을 전했다. 1남 3녀 중에 막내딸이었던 이씨가 “그립고 보고싶다”고 전하기도 했다.

5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지만 가족들은 아직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은 채 막내딸의 모습을 다시 볼 수 있기를 간절히 고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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