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살인미수 50대女 배심원 ‘무죄’

2011.06.03 18:10:22 호수 0호

음료수병에 담아 놓은 농약 남편이 ‘꿀꺽꿀꺽’

폭력적인 남편 살인미수 부인에
배심원은 ‘무죄’ 재판부는 ‘유죄’



남편의 상습적인 폭력에 시달려오다 음료수 병에 농약을 섞어 남편을 살해하려한 혐의로 기소된 50대 여성에 대해 국민참여재판에서 배심원단은 전원 무죄 평결했고, 재판부는 유죄를 선고했다.

광주지법 제1형사부(부장판사 박강회)는 지난 1일 살인미수로 기소된 김모(50·여)씨에 대해 “남편을 살해하려한 미필적 고의가 인정된다”며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을 통해 “김씨가 살충제인 농약을 음료수 병에 넣은 것은 자신이 자살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나, 당시 남편을 사망케 할 만한 가능성 또는 위험성을 인식한 것으로 충분히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단, 재판부는 “김씨의 죄질이 좋지 않으나, 평소 남편으로부터 잦은 폭행에 시달리고 이 사건 범행이 미수에 그친 점 등을 참작해 집행유예를 선고한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이혼을 앞두고 있던 김씨는 지난 2010년 9월 중순께 전남 신안군 자신의 집에서 살충제를 물과 함께 섞어 1.5ℓ 음료수 병에 담아 부엌에 보관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후 남편 김모(48)씨가 같은 달 25일 농약이 담긴 병을 열고 마신 후 쓰러져 병원치료를 받는 과정에서 부인이 살인미수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하지만 김씨는 남편의 상습적인 폭행에 시달리다 집을 나오기 전에 자신이 죽기 위해 농약을 음료수 병에 담았으며, 남편을 고의로 살해하려한 의도는 없었다고 주장해 왔다.

배심원단은 이날 국민참여재판에서 남편이 자신을 감전시킬 목적으로 문고리에 전선줄을 연결하고 상습적으로 폭행했다는 김씨의 주장 등 주요 쟁점들에 대한 공개심리를 지켜본 뒤 만장일치로 무죄 평결했으나, 재판부가 살인에 대한 미필적 고의가 인정된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저작권자 ©일요시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Copyright ©일요시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