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김혜순, 5·18문학상 끝내 사양

2017.05.12 11:42:59 호수 1114호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중견 시인 김혜순 작가가 5·18문학상 수상을 사양했다. 5·18기념재단은 지난 8일 올해 5·18문학상 본상 수상작 <피어라 돼지>의 김 작가가 수상을 사양한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김 작가는 “5·18 정신의 무거움을 생각할 때 정중히 사양한다”고 이유를 전했다. 5·18기념재단은 김 작가의 뜻을 받아들였다.

김 작가가 상을 사양한 이유는 자신의 수상을 둘러싼 비판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김 작가의 수상 소식이 전해지자 한국작가회의 사무총장을 지낸 정우영 시인은 “충격적” “수긍하기 어려운 선정”이라며 반대의 뜻을 나타냈다.

또 “5·18 문학상마저 언어주의자에게 주어지다니 내게 이 선정은 삶으로 문학을 하는 작가들에 대한 모욕처럼 다가온다”고 비판했다.

올해 수상작 <피어라 돼지>
작가·작품에 비판 때문?


일각에선 김 작가 작품 자체를 문제 삼기도 했다. 구제역으로 살처분된 돼지와 핍박받아온 민중을 동격화한 시의 내용이 모독적이라는 지적이다.

지난달 26일 5·18기념재단은 김 작가의 작품을 본상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당시 심사위원들은 “고통과 재난으로 뒤덮인 작금의 세계에서 말이 어떻게 끙끙 앓는지를 최고의 수준에서 보여준 시집”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5·18정신이 세계의 고통을 함께 앓는 연대의 정신에 다름이 아니고 또 좋은 문학작품을 쓴다는 일이 항상 ‘언어’를 통해 세계의 고통을 전하고 확신시키는 일에 다름 아니라면 <피어라 돼지>는 그들이 온전히 결합하는 광경을 목도하고 있는 셈”이라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일요시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Copyright ©일요시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