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속기획> ‘나홀로 대박’ 오너들- 구찬우 대방건설 사장

2017.05.08 11:01:21 호수 1113호

실적 나빠도 계좌에 수백억 입금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대주주 오너 일가에 회사 차원서 고배당을 일삼는 ‘반칙’은 비단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고배당 논란이 재연됐다. 변칙적으로 자행되는 ‘오너 곳간 채우기’는 좀처럼 멈춰지지 않고 있다. 어디서부터 문제일까. <일요시사>는 연속기획으로 고배당 논란에 휘말린 오너 일가를 짚어봤다.
 



대방건설이 배당 규모를 2배 이상 늘렸다. 실적이 반 토막 난 가운데 결정된 사안이라 숱한 뒷말이 오간다. 지분 100%가 오너 일가에 쏠린 탓이다. 수백억대 회삿돈이 순식간에 오너 일가 통장으로 빠져나가는 모양새다.

회사 어려운데…

지난해 대방건설은 심각한 실적 악화를 겪었다. 별도 기준 대방건설의 지난해 매출액은 6449억원으로 전년(7369억원) 대비 12.48% 줄었다. 영업이익은 전년(1253억원)의 절반 수준에도 못 미치는 595억원에 불과했다.

당기순이익의 하락폭 역시 우려할 만한 수준이다. 2015년 1310억원이던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29.66% 감소한 921억원에 머물렀다.

수익성을 보장하던 분양수입이 예년보다 부진하면서 전체 실적에 악영향을 끼쳤다. 지난해 전체 매출 가운데 공사수입은 4289억원으로 전년보다 98.46% 증가했지만 분양수입은 58.63% 감소한 2142억원에 그쳤다.


악화된 실적에도 불구하고 배당 규모는 한층 커졌다. 지난해 대방건설은 1주당 배당금으로 4만2499원을 책정했다. 2015년 1주당 배당금은 2만502원이었다. 발행주식수 변동이 없는 가운데 1주당 배당금이 두 배 이상 높아지면서 배당금총액은 2015년 80억원에서 약 166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통상 실적이 나빠진 기업들이 보수적인 배당에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는 것과 사뭇 다르다.

뼈아픈 뒷걸음질…치솟는 배당금
오너가 지분 100% “다 가져간다”

당기순이익 하락과 배당금총액 상향에 힘입어 당기순이익 중 현금으로 지급된 배당금의 비율을 뜻하는 ‘배당성향(배당금총액/당기순이익)’은 급격한 상승곡선을 그렸다. 2015년 6.1%였던 배당성향은 1년 사이 18.0%로 3배 가까이 뛰어 올랐다.
 

확대된 배당 정책은 주주들에게 회사의 이익을 환원한다는 차원서 환영할 만한 일이다. 한 자릿수에 불과했던 2015년 대방건설의 배당성향은 배당에 인색한 국내기업들의 배당성향 평균치와 비교해봐도 한참 낮은 수준이었다. 대다수 국내 기업들은 10~20%대 배당성향을 나타내고 있다.

더욱이 대방건설은 실적 악화에도 불구하고 이익잉여금은 여력이 충분한 상황이었다. 대방건설의 지난해 이익잉여금은 4628억원으로 전년보다 22.21% 증가했다. 이 가운데 이익준비금과 임의적립금을 제외한 미처분이익잉여금은 4608억원으로 22.07% 급증했다.

문제는 모든 배당금이 오너 일가 수중으로 향한다는 점이다. 지난해 말 기준 대방건설 최대주주는 전체지분(39만200주)의 71%를 보유한 구찬우 사장이다. 지분율에 따라 구 사장이 수령하게 된 배당금만 약 118억원에 달한다.

창업주인 구교운 회장의 아들인 구 사장은 2009년 구 회장으로부터 경영권을 물려받은 후 지금껏 회사를 이끌고 있다.
 

나머지 48억원은 2대 주주(29%)이자 구 사장의 매제인 윤대인 대방산업개발 대표의 몫이다. 최근 2년간구 사장과 윤 대표가 거둬들인 배당 수령액만 각각 174억원, 71억원이다.

오너 일가가 받은 배당금이 임직원 급여보다 많은 점에도 눈길이 쏠린다. 대방건설의 지난해 별도기준 판관비 중 급여는 82억원으로 전년 대비 21.15% 감소했고 매출원가 중 급여는 49.76% 증가한 78억원이다. 두 계정을 더하면 160억원으로 지난해 배당금총액(166억원)보다 적다.


두둑해진 주머니

구 사장과 대방건설은 금전적 거래 관계도 병행하고 있다. 대방건설은 지난해 구 사장으로부터 40억원을 운영자금 목적으로 단기차입했다. 구 사장의 매제인 윤 대표도 대방건설에 19억원을 단기로 빌려줬다. 돈을 빌려준 오너 일가에게 회사는 4.6%의 이자율로 화답했다.

대방건설은 다른 금융기관에 이자율 2.88~4.37%로 단기 차입한 상황이다. 두 사람에게 금융기관보다 높은 이자율을 설정한 셈이다. 지난해 구 사장과 윤 대표가 지급받은 이자비용은 각각 1억6285만원, 7638만원이다.


<djyang@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대방노블랜드’ 대방건설은?

아파트 건설 및 도급공사업을 주목적으로 하는 대방건설은 경기도 고양에 거점을 둔 중견 건설사다. ‘대방노블랜드’라는 아파트 브랜드를 내세워 인지도를 높이고 있으며 최근 공공택지 입찰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등 전국 각지에서 주택분양을 활발히 하고 있다. 1991년 설립된 광재건설을 모체로 하고 있으며 1998년 현재의 상호로 변경했다.

대방건설은 창립 25년만에 시공능력평가액 1조원을 바라보는 건설사로 성장했다. 2010년 시공능력평가 108위에 머물렀으나 2011년 30위나 순위가 상승하며 78위로 100위권에 첫 진입했다. 이후 2012년 62위, 2013년 58위, 2014년 53위 등 꾸준히 순위를 끌어올렸다. 

지난해 시공능력평가에서는 19계단이나 순위가 상승한 30위에 이름을 올렸다. 시공능력평가액은 2015년 5677억원에서 9453억원으로 4000억원 가까이 올랐다.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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