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 만에 세종문화회관 공연 ‘발라드의 황제’ 신승훈

2011.05.24 10:06:20 호수 0호

"<나는 가수다> 출연요? 콘서트에서 보여드릴 게요"

데뷔 20주년 기념 월드투어를 진행 중인 ‘발라드의 황제’ 신승훈은 국내 일정의 대미를 장식할 무대로 세종문화회관을 택했다. <더 신승훈 쇼-그랜드 파이널>이란 타이틀로 다음달 10일과 11일 열리는 이번 공연은 2차례 공연이 매진돼 1회 공연을 추가할 정도로 관객들의 성원이 뜨겁다. 11년 만에 세종문화회관에 돌아온 그에게 감회를 들어보았다.

지난해 11월 시작된 월드투어 <더 신승훈 쇼>는 미국 뉴저지와 로스앤젤레스, 국내 14개 도시를 돌며 진행됐다. 지진 탓에 다음 달로 미뤄진 일본을 제외하면 세종문화회관 공연은 투어의 피날레다.
 
“처음 세종문화회관에서 공연할 때는 팬들의 나이가 어렸어요. 이제는 팬들도 세종문화회관에 어울리는 나이가 됐죠. 이번 공연은 신승훈다운 공연이 되자 않을까 해요.”

다시 돌아온 세종문화회관에서 그는 오케스트라와 꿈꿔왔던 공연을 하게 됐다. 그는 이번 공연을 <더 신승훈 쇼>의 클래식 버전으로 정의했다. 이번 공연을 위해 직접 50인조 오케스트라를 꾸리고 전곡을 오케스트라에 맞게 편곡했다. 오케스트라 구성은 3개월 전 시작됐다. 악기를 잘 다룬다는 연주자들을 하나하나 찾아다니면서 단원들을 채워갔다. 이렇게 해서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꾸려졌다.

“제 노래가 클래식한 멜로디를 갖고 있는데 50인조 오케스트라와 제대로 공연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에요. 예전처럼 밴드 반주에 현을 얹는 형식이 아니라 밴드가 리듬만 구성하고 나머지는 관현악이 들어간 오케스트라로 공연을 해요. ‘애이불비’ ‘송연비가’ ‘전설 속의 누군가처럼’ 등 현 위주로 된 노래들이 이번 공연을 통해 빛을 볼 거예요. 앞으로 이 친구들과 클래식한 공연을 선보일 거예요. 이번 공연이 시발점이죠.”

이번 공연에는 MBC 오디션 프로그램 <위대한 탄생>의 제자들이 함께 한다. 게스트 가수를 부르지 않는 것으로 유명한 그로서는 이례적인 일이다.

“전에 애들과 삼겹살을 먹다가 농담반 진담반처럼 ‘너희들 중에 톱3에 올라가면 세종문화회관 무대에 세운다’고 했는데 셰인이 올라갔어요. 정을 주면 안 되는데 큰일 났어요. 후배 가수들이 왜 아마추어들을 세우냐고 해요. 그래서 후배 가수들한테 ‘너희들은 후배고 얘들은 제자라고 말해요.”



세종문화회관서 50인조 오케스트라 공연…<더 신승훈 쇼>의 클래식 버전
조용필 선배처럼 후배들에 도움 됐으면…싱어송라이터 없는 가요계 아쉬워

신승훈은 지난 3월 진행된 미국 공연에서 팬들에 대한 미안함과 고마움을 느꼈다.

“그분들이 고마워서 기립박수를 해주신 것 같아요. 3시간 열창했는데 앞에 있던 40대 남자 관객이 울더라고요. 미안한 마음이 들었어요. 그분들이 제 노래를 통해 고국에 대한 향수를 느끼시는 것 같았어요.”

데뷔 20년, ‘국민가수’라는 호칭이 부끄럽지 않은 신승훈에게도 멘토로 삼는 선배 가수가 있을까. 신승훈은 가장 존경하는 가수를 꼽아달라는 요청에 주저 없이 조용필을 꼽았다.

“계속 하는 걸 보여주고 있는 분이죠. 존재하는 것 자체로 멘토가 되는 분이에요. 워낙 어렸을 때부터 동경의 대상이었어요. 어느 날 ‘라이벌이 누구냐’고 물으시더라 ‘심신, 윤상’이라고 했더니 ‘그런 마인드로 살아라. 넌 왜 나는 라이벌이라고 생각 안 하냐’라고 하시더라고요. 너무 놀랐는데 그 때 내가 확 넓어졌어요. 또 10년 전쯤 ‘너 해볼 거 다해 봤지? 1위도 많이 해봤지? 이제 뭐 할거니, 모르는 사람에게 네 노래를 알리는 것도 네가 해야 할 일이다’라고 말씀하시는 걸 듣고 해외 진출을 생각했어요. 나 역시도 데뷔 15년이 된 누군가가 ‘더 이상은 음악 못할 것 같다’고 하다가 ‘신승훈도 있는데’라고 말할 수 있는 선배가 됐음 해요.”

신승훈은 최근 <위대한 탄생>과 <나는 가수다> 등으로 가요계가 활성화 된 데 기쁜 마음을 표현했다.

“그동안 가요계는 침체기였어요. 만나는 사람들마다 대부분 배우들 얘기만 했죠. 그러나 지금은 가수들에 대해 말하고 있어요. 저에게도 <나는 가수다> 출연에 대해 물어요. 전 그냥 제 콘서트에서 보여드릴게요.”

20년 넘게 가요계를 지킨 사람으로서 현 가요계에 대한 아쉬움도 털어놓았다.

“자기가 곡을 쓰고 부르는 싱어송라이터가 각광받아야 하는데 아직 그렇지 못해요. 대중이 자기 색깔을 갖고 음악을 하는 싱어송라이터와 그냥 가수와 차이점을 알아줬으면 해요. 중견급 가수들이 설 무대가 없다는 것도 아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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