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는 구석 있는 홍준표의 히든카드

2017.04.24 10:08:21 호수 1111호

“기다려라! 마지막 한방”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는 일생일대의 기로에 섰다. 자신의 정치 인생은 물론 당의 명운까지 걸렸다. 장미 대선 득표율에 따라 홍 후보와 당은 천당과 지옥을 오갈 예정이다. 당사를 담보로 250억원을 당긴 홍 후보는 책임론서 자유로울 수 없다. 해피엔딩의 마지노선은 득표율 15%. 홍 후보는 목표 달성을 위한 마지막 한 방을 준비하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18일, 대선 보조금으로 총 421억4000만원을 원내 6개 정당(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 국민의당, 바른정당, 정의당, 새누리당)에 차등 지급했다. 민주당(119석) 123억5737만원, 한국당(93석) 119억8433만원, 국민의당(39석) 86억6856만원, 바른정당(33석) 63억4309만원, 정의당(6석) 27억5653만원, 새누리당(1석) 3258만원이다.

쩐의 전쟁

추가로 한국당은 당사 건물을 담보로 약 250억원을 대출받았다. 여기에 당 재산 130억원을 더했다. 이로써 총 가용액 약 500억원을 마련했다. 후보자별로 쓸 수 있는 최대 금액 509억9400만원을 맞춘 것이다. 복수의 여론조사에서 나타나는 홍 후보의 지지율을 감안한다면 엄청난 베팅이다.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홍 후보의 지지율은 대체로 10% 내외를 기록하고 있다. 공직선거법 122조에 따르면 최종 득표율 15%를 넘기면 선거 때 쓴 자금이 100% 보전된다. 단 10∼15%는 절반, 10% 이하는 한 푼도 받지 못한다. 정치권에는 한국당의 파산을 예견하는 사람도 있을 정도다.

관건은 현재 지지율과 목표 득표율 사이의 5% 갭을 어떻게 극복하느냐다. 홍 후보는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 17일 그는 “여의도연구원(이하 여연)을 20년간 봐왔다. 우리가 일반 여론조사보다 3∼5% 정도 짜게 조사한다. 그런데도 정확하게 맞혔다”며 “보궐선거 결과를 정확하게 맞힌 데는 여연밖에 없다”고 전했다. 당 싱크탱크인 여연 외 다른 여론조사는 ‘엉터리’라는 주장이 이어졌다.

홍 후보가 여연을 언급하고 나선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한국당의 한 인사는 <일요시사>에 “여연 조사 결과 홍 후보의 지지율이 13∼14%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즉, 여타 여론조사보다 3∼4% 높게 나오고 있는 것이다. 홍 후보는 보조금 전액 보전의 기준인 15%를 코앞에 둔 상황서 근거 있는 자신감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여연의 예측은 높은 신뢰도를 보여왔다. 홍 후보는 “4·12 재보궐 선거가 ‘대선 풍향계’라고 하다가 우리가 압승하니까 슬그머니 없어졌다”며 “경북 상주 1, 2등이 다 우리 당 출신 아니냐. 합쳐서 75% 나왔다”고 말했다. 실제 여연은 재보선 압승을 예견했다고 전해진다.

지난 20대 총선 때도 여연의 예상은 적중했다. 대부분의 여론조사기관과 언론서 새누리당 150석을 예상했다. 심지어 180석을 예상하는 곳도 있었다. 그러나 당시 새누리당 한 당직자는 사석서 “현재(지난 2016년 3월 말경) 나오는 모든 예상들이 틀렸다”며 “여연에선 120석 내외를 예상하고 있다”고 전한 바 있다. 실제 총선 결과 새누리당은 122석을 얻는 데 그쳤다. 여연의 예상이 적중한 것이다.

이러한 홍 후보의 자신감에도 불구하고 캠프와 당에서는 불안감이 감돈다.

캠프의 한 관계자는 “오늘(지난 18일) 회의 분위기가 굉장히 좋지 않았다”며 “요 며칠간 분위기가 계속 안 좋다. 내부적으로 많이 침체돼있다. 지지율이 안 오르는 것도 이유지만, 현장서 호응도 건너 동네(민주당, 국민의당)보다 덜하니 더욱 침체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국당 한 관계자는 ‘캠프가 패배주의에 젖어 있는 것 같다’는 기자의 질문에 “캠프도 그렇고 당이 처져 있는 건 사실이다”고 말한 뒤 비치된 신문을 보여주며 “홍 후보가 1면에 실린 곳은 단 한 곳도 없다. 문재인·안철수 후보 다음에 기사가 실린다. 심지어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 뒤에 배치되기도 한다. 기사가 크면 모르겠는데 기사량도 적다”고 토로했다.

그는 “(희망적인 건) 선거 막판 판세가 한차례 흔들릴 것이라는 점”이라며 “그때 홍 후보가 치고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여연 조사 13∼14%, 그대로 고?
대선 직전 보수층 대결집 노려

홍 후보는 이렇듯 캠프와 당의 침체된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을까. 해답은 내부 결속에 있다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확장성을 포기하더라도 기존 보수 지지층만 하나로 묶을 수 있다면 다자구도서 일말의 희망을 걸어볼 수 있다는 분석이다.


보수 진영은 현재 3개 진영으로 쪼개져 있다. 유 후보를 지지하는 중도 보수층과 새누리당 조원진 후보의 극우 보수층, 그리고 홍 후보의 지지층이 그들이다. 이 중 유 후보와 단일화는 점점 물 건너가는 분위기다. 이에 남은 카드는 조 후보와 단일화 추진이라고 정치권은 입을 모은다.

만약 조 후보와 단일화를 이루게 된다면 홍 후보는 15%를 넘어 20%까지 바라볼 수 있게 된다. 정치권은 ‘샤이 보수’를 합쳐 박근혜 전 대통령의 지지층을 전체 국민의 20% 내외로 잡고 있다. 낙관적인 수치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지지율 급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이탈하는 비박(비 박근혜) 성향의 지지층을 고려하더라도 조 후보와 단일화하는 게 홍 후보 입장에선 이득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무엇보다 대구·경북(TK)에 바람을 일으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해볼 수도 있다.
 

실제 두 후보가 단일화를 이룰지는 미지수다. 조 후보는 지난 17일부터 시작된 공식 선거운동 첫날 단일화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바른정당하고는 안 한다. 내가 왜 배신자 소리를 들어야 하느냐”면서도 “홍 후보와는 단일화를 논의하겠다. 하지만 홍준표 중심의 단일화는 없다. 조원진 중심의 단일화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같은 날 홍 후보는 자신의 SNS를 통해 “지금 보수우파 진영 후보들은 개인적 욕심으로 출마했기 때문에 보수대통합이 될 수가 없다”고 밝혔다.

물 건너가나?

그러나 아직 가능성이 완전히 닫힌 건 아니다. 홍 후보의 부인 이순삼씨는 지난 15일 오후 종로구 청계광장서 열린 친박단체 ‘새로운 한국을 위한 국민운동’ 집회에 참석해 “남편은 좌파만 빼고 우파는 한 지붕 밑에 다 모여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보수대통합을 역설했다. 부부가 투 트랙 전략으로 보수층 표심을 공략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ch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서석구(전 박근혜 법률대리인)의 호소문

탄핵 반대 집회를 이끌었던 전 박근혜 법률대리인 서석구 변호사가 새누리당 조원진 후보를 지원하고 있다. 서 변호사는 최근 자신이 속한 단체 대화방서 ‘국민이 원하는 진짜 대통령’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탄핵 반대와 대통령 석방 투쟁을 하고 촛불집회와 대결한 태극기집회 민의를 대변하는 (사람이) 조 후보(다). 국민이 원하는 진짜 대통령 기호 6번 조 후보를 선택해 실종된 법치주의와 민주주의를 회복시키자”고 호소했다.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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