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책] 임페리움

2008.11.04 11:04:36 호수 0호

인류 역사상 가장 발전했던 시대, 그리고 최고로 화려했던 문명을 자랑했던 고대 로마, 특히 공화국 로마가 제정 로마로 변화하던 시기는 가히 로마를 대표한다고 할 수 있을 만한 당대의 영웅들이 총출동했던 때였다. 로마 공화정이 낳은 최고의 영웅 카이사르를 비롯, 이집트를 제외한 동방을 평정했던 폼페이우스, 이들과 함께 3두 정치를 이끈 크라수스와 함께 역동기의 한복판을 살았던 키케로의 삶을 다룬 이 책은 17년간 유럽의 역사에 천착하며 단 여섯 편의 소설만을 발표한 로버트 해리스 필생의 역작이라 불릴 만한 작품이다.
이 책은 완벽한 고증, 주관 있는 역사의식, 광대한 세계관으로 근래 드물었던 대작 역사 소설 출간에 획기적인 선풍을 일으키며 전 세계 평단의 극찬과 독자의 사랑을 받은 바 있다.
카이사르, 폼페이우스, 크라수스, 루쿨루스, 그리고 키케로…. 수많은 영웅들이 나고 졌던 시대, 역사상 가장 화려했던 영웅들의 불을 뿜는 권력 싸움과 민중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서기전 79년, ‘로마 정복’의 원대한 꿈을 꾸고 있지만 귀족세력의 힘을 얻지 못한 로마의 제2인자 변호사이자 원로원 의원 키케로는 시칠라아에서 온 낭인의 방문을 받는다. 그는 속주인 시칠리아 정무관 재직 당시 안면이 있던 지방유지 스테니우스. 총독 베레니우스에게 전 재산을 수탈당하고 첩자 누명까지 뒤집어쓴 스테니우스는 총독을 로마 법정에 세우길 원하고, 이 사건이 로마 귀족들과의 전면전임을 직감한 키케로는 혈혈단신으로 이 거대한 정적들과 맞서기로 결심한다. 이로써 로마사 최고의 법정 싸움인 ‘베레스의 재판’이 시작된다.
한편 로마의 정복지 각지에서 승리를 거두고 돌아온 크라수스, 폼페이우스, 루쿨루스. 세력 싸움에서 다소 뒤진 루쿨루스가 주춤한 사이 집정관 자리를 노리는 크라수스와 폼페이우스는 당시 진행되는 베레스의 재판으로 시민들의 인기를 얻고 있던 키케로를 자신의 편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끊임없이 회유한다. 이즈음 원정 전쟁에서 큰 승리를 거두고 복귀한 젊은 카이사르가 신흥 세력으로 부각되기 시작하면서 로마 영웅들의 삼파전은 불을 뿜는데….
이 책은 고대 로마의 문인이자 변론가, 정치가이자 철학자로 현대 변론의 아버지라고도 불리는 키케로의 삶을 그의 노예비서 티로의 시각을 빌어 서술한다. 로마의 공화정이 점차 권력욕과 비리로 물들던 시기에 등장한 영웅 카이사르와 대립하며 일생을 로마 공화정에만 충성한 키케로는 ‘로마의 최연소 집정관 당선자’였으며 ‘그의 삶 자체가 로마 공화정의 역사’라고 할 정도로 로마 역동의 시기를 한 몸으로 보낸 인물이다. 이 작품은 비서 티로의 눈을 통해 키케로의 삶을 꼼꼼하게 쫓아가며 가장 화려했던 로마와 그 인물들의 이야기를 그려나간다. 크게 2부로 구성된 이번 작품에서 작가는 로마 최고의 변론가와 검사로서 로마사 최고의 법정싸움이라 일컬어지는 ‘베레스의 재판’을 승리로 이끌어낸 키케로의 활약을 제1부로, 재판의 승리로 위상을 확립한 키케로가 당시 로마 최고의 귀족들과 군인들 사이에서 입지를 굳히며 수많은 난관을 극복하고 로마 최연소 집정관으로 당선되는 과정을 제2부로 배치한다.
누구 못지 않은 능력과 야망을 갖추었으나 귀족의 세력을 등에 업지 못한 키케로가 당시 최고의 권력자들과 대립하고, 때로는 연합하며 로마 정치인들의 궁극의 목표인 임페리움을 손에 넣기 위해 나아가는 과정은 천년 로마 역사상 가장 흥미로운 부분이자 인간 본연의 모습에 대한 통찰력을 보여주기도 한다. 로마사 최고의 명장면들을 재현하며 주제의식 또한 놓치지 않은 해리스의 이러한 새로운 시도에 평단과 독자들은 큰 찬사를 보냈고 로마사 트릴로지 완간에 대한 전 세계적 기대치도 크게 높아졌다.

로버트 해리스 저/ 랜덤하우스코리아 펴냄/ 1만3천원

저작권자 ©일요시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Copyright ©일요시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