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무원 남승우 대표 뒷목 잡은 사연

2011.05.10 07:00:00 호수 0호

툭하면 구설…푸닥거리라도 해야 하나

남승우 풀무원홀딩스 대표가 요즘 얼굴을 들지 못하고 있다. 비리 혐의에 대해 유죄 판결이 내려진데다 꼭꼭 숨겨온 집안 문제까지 회자되고 있기 때문이다. 망신도 이런 망신이 없다. 공교롭게도 비슷한 시기에 불거진 두 사건은 남 대표의 ‘깨끗한 이미지’에 먹칠을 하고도 남을 악재다. 고개를 떨구고 있는 남 대표의 속사정을 캐봤다.

배당·탈세 논란 ‘엎친데’ 부당거래 유죄 ‘덮쳐’
사기사건에 전 사위 연루돼 딸 이혼사실 알려져



남승우 풀무원홀딩스 대표는 2009년 말 금융감독원의 조사를 받았다. 미공개정보를 이용한 주식거래를 통해 약 3억8000만원의 부당이득을 올린 혐의에 대해서다.

금감원에 따르면 남 대표는 2008년 8월 20여개 계열사를 거느린 지주회사인 풀무원홀딩스가 풀무원 주식을 100% 공개매수하기로 결정하자 이 정보가 외부에 공개되면 주가가 오를 것으로 보고 9월3일부터 18일까지 자녀 명의 등으로 개설된 5개의 차명계좌로 풀무원 주식 5만2610주를 15억4599만원에 사들였다. 이후 풀무원홀딩스는 9월19일 ‘풀무원 주식 공개매수’사실을 공시했고, 남 대표는 3억7970만원의 이득을 챙겼다. 남 대표는 2008년 9월 차명계좌로 풀무원 주식 3만4910주를 산 뒤 같은 해 12월에 팔고도, 2008년 9∼10월 유상증자·공개매수 등을 통해 풀무원 주식을 다량 보유하고도 증권 당국에 소유주식을 보고하지 않았다.

‘바른 경영’치명타

금감원은 남 대표를 검찰에 고발했고, 검찰은 지난해 10월 남 대표를 증권거래법위반 혐의로 기소했다. 그 1심 결과가 지난달 7일 나왔다. 법원은 남 대표에게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남 대표는 혐의를 부인하고 있으나 주식 구입 시기와 양에 비춰볼 때 미공개정보를 이용하려는 목적으로 차명 주식 계좌를 만든 사실이 인정된다”며 “다만 평소 공익활동을 지속적으로 이행해왔다는 점을 참작했다”고 밝혔다.

1984년 풀무원을 설립한 남 대표는 평소 기업의 윤리경영을 강조해 왔다. 유엔글로벌콤팩트(UNGC) 한국협회장, 윤경SM포럼 공동위원장 등의 외부직함까지 맡아 기업들의 투명·공정경영에 앞장서고 있다. 풀무원의 슬로건도 다름 아닌 ‘바른 먹거리’다.

그러나 남 대표는 이번 재판 결과로 ‘깨끗한 이미지’에 먹칠을 하게 됐다. 안 그래도 ‘배당잔치’ ‘탈세’논란 등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터라 여간 난감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

풀무원 측은 남 대표의 부당거래 혐의에 대해 이렇다 할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모른다”는 입장만 되풀이했다. 회사 관계자는 “업무가 아닌 개인 일이기 때문에 할 말이 없다”고 했다.

이런 와중에 남 대표의 집안 문제까지 구설에 올랐다. 한 사기 사건에 전 사위가 연루되면서 그동안 꼭꼭 숨겨왔던 딸의 이혼 사실이 알려진 것이다.

검찰은 최근 가장납부(장부상으로만 자금을 회사에 내는 것)를 통한 유상증자로 선량한 투자자를 울린 코스닥 기업 P사 대표 이모씨와 금감원 직원, 사채업자 등을 구속했다. 여기에 남 대표의 전 사위였던 박모씨가 끼어있다.

회사 측 ‘모르쇠’

검찰에 따르면 이씨는 2009년 10월 박씨가 P사를 인수할 것이라는 정보를 흘린 뒤 305억원 규모의 가장납부 유상증자를 했다. 박씨가 남 대표의 사위인 점을 이용한 것이다. 박씨가 P사를 인수한 이후 이씨와 박씨는 각각 유상증자를 통해 확보한 200억원과 105억원 상당의 P사 주식을 팔아 거액의 이익을 챙겼다. P사는 주가가 폭락해 지난해 말 상장폐지됐다.

검찰은 “부실기업의 유상증자에 관련된 기업사냥꾼과 사채업자, 전·현직 금융감독원 직원 등의 총체적 비리 구조가 드러난 사건”이라고 밝혔다.

남 대표는 1남2녀를 두고 있다. 이중 장녀와 박씨는 2000년대 초 결혼해 지난해 이혼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재계 호사가들 사이에서 둘의 이혼설이 나왔지만, 확인된 것은 이번 사건을 통해서다. 박씨는 현재 이혼 후 국외로 달아나 잠적한 상태로 검찰의 추적을 받고 있다. 업계엔 도피 중인 박씨가 멕시코와 미국 등을 오가며 호화 생활을 하고 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남 대표는 딸의 이혼 사실 뿐만 아니라 전 사위가 자신의 사업에 ‘풀무원’이름을 팔았다는 의혹도 있어 바짝 긴장한 채 사태의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특히 ‘망한’전 사위의 회사를 두고 딸의 책임론까지 불거져 더욱 그렇다.

P사 소액주주모임 한 관계자는 “박씨가 풀무원과의 관계를 강조하면서 주주들을 끌어 모았다”며 “풀무원만 믿고 투자했다가 손해를 본 투자자가 한둘이 아니다”라고 토로했다. 또 다른 주주는 “지난해 4월 P사의 40억원 유상증자에 남 대표의 딸이 보란 듯이 참여해 박씨의 큰소리를 뒷받침하는 듯 했으나 결국 헛소리로 드러났다”며 “박씨 부부가 이혼 전 교감이 있었던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풀무원 측은 이 사건에 대해서도 모르쇠로 일관했다. 회사 관계자는 “오너 자녀의 이혼 여부는 지극히 개인적인 일이기 때문에 알 수 없다”며 “박씨는 회사와도 아무런 연관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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